<고홍석의 사진 세상>
썰물에 바다는 속살을 드러낸다.
거무칙칙한 개펄이 바다의 속살이다.
그 개펄이
저녁 나절
노을빛으로 황금 비늘로 뒤덮힌다.
바다 속을 유영하던 물고기들의 비늘이
황금 조각으로 모여드는
바로 저녁 나절의 신비다.
바람이 불면
웅얼거리는 해조음이 들린다.
작은 소리인데도
가슴에 큰 울림으로 와닿는다.
머리가 희끗할 때까지
끝내 지켜온
가난한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명제,
이런 저녁 나절 바다에 서면
마음이
저 황금빛으로 물들어
좀체 가난할 수 없다.
바로
이것은 노을지는 바다의 신비다.
<고홍석 님은 전 전북대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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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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