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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 전방위 확산, 재계 ‘중국 철수설’ 일파만파

한반도 위기 ‘후폭풍’ 김범석 기자lslj5261@daum.netl승인2017.09.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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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불안정한 상황이 직격탄을 날린 것은 비단 안보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사드 배치에서 시작된 중국의 보복 움직임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에도 날로 강도를 더하고 있다. 특정 분야에만 치중됐던 보복은 이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의 롯데마트는 이미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중국 곳곳에서 영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여기에 사드 4기의 추가 배치로 한국 기업을 향한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가 배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할 만큼 긴장감이 커지면서 재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날로 두터워지고 있는 ‘사드보복’의 먹구름을 살펴봤다.

 

 

중국의 ‘사드 보복’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 동안 보복 분야는 유통과 관광 업계에 치중돼 있었지만 이제는 어느 분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가뜩이나 움추려들었던 유통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늦봄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호전돼 여건이 나아질 것을 기대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북핵실험으로 사드 배치를 앞당기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직격탄을 입은 곳은 사드 기지 부지를 내준 롯데그룹의 롯데마트다. 이미 중국 내 점포 112개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됐다. 이 상태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피해액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말 투입한 36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이 소진돼 추가로 약 3400억원을 차입한 상태다. 이러다가는 “문 닫고 맨손으로 나가라는 얘기까지 나오겠다”는 하소연이 적지 않다.

2008년부터 3조원을 들여 추진하기 시작한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공사도 지난해 12월 중단된 상태다.
 

중국정부 ‘금한령’ 우려

비단 롯데마트에 그치지 않는다. 이마트는 중국사업 정리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97년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30개에 달했던 현지 매장이 현재 6곳만 남았다. 이 중 5곳은 태국 CP그룹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면세업계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개인 관광객들에게 금한령을 내린다면 회생불가한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걱정까지 나올 정도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2분기 90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올 2분기에는 2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새로 특허권을 획득한 면세업자들도 개장 시기를 늦추거나 특허권 반납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관광업계도 이미 상처의 골이 깊다. 지난 봄 중국 정부가 한국행 상품 판매 금지 조치를 한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크게 줄었다. 명동 거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중국 관광객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최근 북한의 핵 실험으로 한반도 상황이 위기에 처하자 동남아시아와 일본의 관광객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 단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건립된 서울 도심의 호텔들은 빈방이 적지 않다.

중국 공략을 위해 나섰던 화장품업계와 식품업계도 ‘철수’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이미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매출이 급감하면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줄어든 1304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현지화에 성공한 업체로 거론됐던 오리온도 사드 여파에선 자유롭지 못했다. 올 상반기 오리온의 중국 현지법인 매출은 37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가 줄었고 영업이익은 64%나 줄어들었다.

신사업으로 중국 진출에 나섰던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계도 울상이다. LG화학, 삼성 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올해 8차례 발표된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명단에 한번도 들어가지 못했다.

일본산 배터리 탑재 차량이 5차 보조금 명단부터 포함되기 시작했음을 감안하면 노골적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동차 업계도 중국에 진출한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제품을 공급하는 부품 업체까지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판매실적이 반토막 날 것으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지난해의 60% 수준까지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된다.
 

판매실적 ‘반토막’

식품업체의 한숨도 깊다. 롯데제과는 올 상반기 모든 해외 법인에서 전년보다 매출이 증가했지만 중국에서만큼은 379억원에서 194억원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오리온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4%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오리온은 최근 중국 법인 소속 계약직 판촉사원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만큼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리온의 중국 법인 인력은 1만 3000명으로 이중 20%인 2600명이 구조조정 대상이다. 대부분은 계약직 중국 인력으로 주로 판촉행사 등을 담당했던 직원들이다. 오리온 관계자에 따르면 사드 배치 영향으로 대형마트 등 주요 판매처 매대에 제품을 공급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농심도 올 상반기 중국사업에서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54억 5308만원으로 희망을 가졌지만 사드 보복에선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들 업체들은 하반기 사드보복이 완화되면 매출반등을 기대해왔다. 하지만 사드 추가배치로 중국내 여론은 오히려 더 악화됐다.

현대자동차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생산도 줄여야 하는데 양쪽을 모두 해결하기가 난처하기 때문이다. 내부에선 중국 생산라인의 반복되는 가동중단 상황을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창저우 공장은 최근 가동 중단 사흘 만에 재가동을 했다. 독일중국 합작 부품사가 대금 지급을 지연한 게 이유였다. 이에 앞서 같은 이유로 현대차 중국 공장 4곳도 가동 중단됐다.

베이징자동차는 올 상반기 실적부진을 이유로 현대차에 한국 협력사를 중국계 협력사로 교체할 것을 주문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놓고 혼돈이 발생하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일각에서 제기된 중국 점포 절반 매각과 매장 인력 감축 등 중국사업 고강도 구조조정설을 최근 부인했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 사업 효율화를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겠지만 중국 사업 철수 검토 및 인력 감축 이야기는 공식적으로 검토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주식업계도 들썩였다. 사드배치 결정 이후 대표적으로 악영향을 받은 주식들의 시가총액만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중국 소비 관련주 10개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8일 현재 44조 890억원으로 집계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61조 8천 302억원과 비교하면 17조 7412억원(27.2%)이나 줄어든 것이다.

한류를 타고 증가세를 유지했던 농식품의 중국 수출이 폭락 추세다.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급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8월 중국으로의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8% 감소한 8천69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안보 뿐 아니라 재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는 ‘사드 보복’ 문제가 가을 바람을 타고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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