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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등용의 어려움

<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7.09.1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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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무

동양정치의 희망은 요순(堯舜)시대를 재현하는데 있었습니다. 요순시대에는 인재등용에 탁월했기 때문에 겉으로는 아무런 하는 일없이(無爲而治) 보여도 그처럼 좋은 정치가 이룩되었음은 인재등용에 온갖 정성을 바쳐 뛰어난 인재들을 발탁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그들이 책임을 완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얻어진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정치의 요체는 역시 인재등용입니다. 과거 전통시대에는 공거제(貢擧制)에 의하여 인물을 천거하고, 천거된 인물에서 능력을 평가하여 등용하는 제도였지만, 중세인 고려왕조나 조선왕조는 과거제(科擧制)에 의하여 인재를 발탁하고 등용시켰던 이유로 제대로 된 인재가 발탁되지도 못하고 그 제도의 문제점으로 인하여 세상이 갈수록 타락한 세상이 되었다고 여긴 사람이 다산이었습니다.
 
“과거학(科擧學)은 이단(異端) 가운데서도 폐해가 제일 혹독한 것이다. 과거학의 해독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비록 홍수와 맹수라도 비유할 바가 못된다.(科擧之學 異端之最酷者也 科擧之學 靜思其毒 雖洪猛不足爲喩也:「爲盤山丁修七贈言」)”라고 말하여 과거제도의 해악에 대하여 다산은 혹독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암기 위주의 시험으로 인재를 발탁하는 제도가 지속되는 한, 절대로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다산의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을 그렇게 얕잡아 보던 시대에 과거제도 없는 일본의 역사 발전을 그렇게 높이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해외의 작은 나라지만 그 나라에는 과거학이 없기 때문에 문학(文學)은 구이(九夷:동아시아)에서 뛰어나고 무력(武力)은 중국과 맞먹는다. 또 나라를 유지하여 가는 규모와 기강이 삼엄하게 정제되어 문란하지 않고 조리가 있으니, 이것이 그 드러난 효험이 아닌가.「五學論」)”
 
대학의 입학시험, 사법시험, 행정고시 등 시험으로 인재를 발탁하는 제도처럼 위험한 일이 없다고 여기면서도 이에 대한 문제 해결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학교의 성적 순위가 인간의 인격 순위가 아님을 빤히 알면서도 입시제도는 아직도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사법시험이 법조인 양성의 최고방법으로 오랫동안 존재하였음을 생각하면 정치가 그렇게 어렵고, 인재의 발탁과 임용이 그처럼 어렵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 다산 정약용

현 정부의 인재등용과 발탁에 허점이 보이면서 사람 쓰는 일이 새삼스럽게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게 됩니다. 다산은 시험이 아니라 주도면밀한 추천 제도를 통한 인재발탁을 선호했습니다. 규격과 틀에 짜인 과목을 암기해서 뽑는 시험의 문제를 광범위한 추천 제도를 활용하여 인재 발굴의 길을 열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수많은 검증과 경험으로 믿을 수 있는 인재를 골라내면 창의적이고 활발한 기질의 인재를 발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에는 과거제도가 오래전부터 없어 그렇게 많은 노벨학술상 수상자를 배출했겠구나 라고 여기면 다산의 주장을 무시하기도 어렵습니다.
 
인사실패가 거듭되는 오늘의 현실을 목격하면서, 만인이 인정하는 능력과 인격을 갖춘 인재들이 발굴되기를 기대하면서 다산이 싫어했던 과거제도를 언급해보았습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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