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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전 도시락? 우리 시장엔 고루고루 도시락이 있지!

<재래시장 탐방> ‘독립문 영천시장’ 정다은 기자lpanda157@naver.coml승인2017.09.1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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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보다 이른 오후 4시 반. 전철에 오른다. 역시 1호선은 어느 시간에도 항상 사람이 많다. 안내방송에 종로 3가역이 들린다. 환승을 해야겠다. 오렌지색이 3호선 환승 길을 안내한다. 선을 따라간다. 안국역 방향 전철이 마침 들어온다. 나이스 타이밍. 바로 오른다. 목적지는 독립문역. 세 정거장을 지나 내렸다. 처음 와보는 낯선 곳. 어릴 적에 와봤었나? 기억엔 없다. 4번 출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수많은 계단을 밟고 드디어 푸르른 나무들이 보이는 밖으로 나왔다. 많은 나무들 사이로 저 멀리 독립문이 보인다. 교과서에서만 봐왔던 독립문을 이렇게 실제로 보다니 신기하다. 마치 다른 나라로 여행 온 기분. 가까이 가 멍하니 바라봤다. 웅장한 모습으로 덩그러니 서있는 그 모습이 퍽 감동이다.

목적지는 이곳이 아니다. 독립문을 등지고 횡단보도를 건넌다. 비둘기들이 가득한 광장을 지나 드디어 도착. 독립문에서 고작 몇 걸음 안 걸어 도착한 이곳은 ‘영천시장’이다.

 

 

영천시장은 처음이라 사전 조사를 좀 해봤다. 아하, 떡볶이와 꽈배기가 유명한가보다. ‘백종원의 3대 천왕’ 떡볶이, ‘생활의 달인’ 꽈배기 등 블로그, 카페에 도배가 돼있다. 시장의 역사 등에 대한 설명이 따로 나와 있지 않지만 뭐 상관없다. 블로그에 소개된 맛집만 봐도 잔뜩 기대가 됐다.

영천시장 역시 아케이드가 설치된 신식 시장이다. 입구, 깔끔한 간판이 맞이한다. ‘독립문 영천시장.’ 입구에서부터 블로그에서 본 맛집이 나온다. ‘원조 떡볶이’ ‘백종원의 3대 천왕 출연’ ‘38년 전통 추억의 맛’… 눈에 확 띄는 천막. 안에는 사람들이 북적인다. 메뉴는 떡볶이, 순대, 김밥, 어묵, 튀김, 계란…. 전형적인 분식이다. 전 메뉴 1인분에 2000원이다. 매우 저렴한 가격. 맛은 보지 못했지만 옛날 학교 앞에서 먹던 달달한 ‘컵떡볶이’ 맛이라고 하더라.

그 뒤로 펼쳐진 광경에 입이 쩍 벌어졌다. 우와 한국에도 이런 재래시장이 있구나 싶었다. 마치 일본 뒷골목의 포차거리 느낌이다. 조그마한 맛집들이 이곳에 다 모여 있다.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둘러앉아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앞서 소개한 떡볶이집은 시작일 뿐. 뒤를 잇는 분식집들. 장을 보던 손님은 상인에게 어느 떡볶이 집이 더 맛있나 물어보기도 한다.

 

 

떡볶이만이 아니다. 다양한 전집은 물론이요. 당장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오돌뼈와 돼지껍데기를 파는 집. 칼국수, 잔치국수, 비빔국수, 열무국수 등등 없는 온갖 종류의 국수를 다 파는 집. 왕만두, 고기만두, 김치만두…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만두집. 통닭, 닭똥집, 닭강정 등 닭을 마스터하는 닭고기집 등.

그 중에서 뭐니뭐니해도 떡볶이만큼 유명한 꽈배기다. 그때그때 바로 튀겨서 팔기에 믿고 먹을 수 있다. 꽈배기 4개 1000원, 찹쌀도너츠 6개 1000원, 팥도너츠 3개 1000원 가격도 저렴하다. 다른 가게 또한 메뉴가 비슷했다.

앉아서 식사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마실 나와 술 한 잔 기울이시는 어르신들, 회사원들이었다. 그 중 눈에 띄는 뒷모습! 교통경찰들이 작은 분식집에 앉아있다. 나란히 어깨에 어깨를 맞대고 식사를 한다. 그 뒷모습이 이상하게 귀여워 보인다.

 

 

이어 여느 시장과 같은 모습이 펼쳐진다. 방금 만든 듯한 반찬들, 신선한 채소들, 직접 만든 두부를 파는 두부가게. 끝자락엔 싱싱한 수산물 가게가 특히 많다. 가게 안에서도 먹을 수 있고 포장도 가능하다.

요즘엔 어느 시장을 가던 시장 내에 큰 마트가 하나씩 있다. 영천시장도 마찬가지다. “양파가 한망에 얼마~” “대파가 한단에 얼마~” 홍보하는 소리는 여느 시장과 다름없다.

시장탐방을 하다 발견한 것은 ‘티켓통’이다. 알고 보니 이전에 소개했던 ‘통인시장’의 ‘엽전 도시락’과 같이 이곳도 도시락시장을 연다. ‘고루고루 도시락뷔페’다. 매주 목, 금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이용방법은 시장 중앙광장에 열리는 티켓 판매소에서 온누리상품권, 또는 현금으로 5000원짜리 티켓을 구매한다. 그러면 도시락 용기와 500원짜리 쿠폰 10개를 준다. 고루고루 가맹처(시장 내에 ‘ㄱ’ 팻말을 달고 있는 상점)에서 그 쿠폰을 현금처럼 사용해 음식을 담아올 수 있다. 도시락은 따로 먹을 수 있는 카페 공간이 제공된다. 도시락 외에도 영양밥 3종, 음료는 추가 구매가 가능하다.

 

 

아쉽게도 날짜가 맞지 않아 뷔페는 맛보지 못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해보기로 한다.

시장을 살리기 위해 이런 이벤트들이 많이 생겨난다. 특히나 영천시장은 바로 먹을 수 있는 먹거리들이 많아 도시락 뷔페가 더 잘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다른 시장들도 이처럼 시장만의 특산물, 특징을 이용해 이벤트를 열어 이목을 끄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음식점이 모여 있는 출발점과 달리 끝자락은 여느 시장처럼 장보러 온 사람들로 분주하다. 앞뒤가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상인들은 꾸준한 손님 덕에 분주했고 손님들은 넘치는 먹거리를 보고, 맛보고, 즐기는 덕에 분주했다.

영천시장이 더욱 더 발전해 건너편의 독립문처럼 우뚝 일어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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