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여백

뚜껑 열린 ‘블랙리스트’, MB 정조준하나

21세기 ‘대한민국 정치 자화상’ 김승현 기자lokkdoll@naver.coml승인2017.09.13 10:1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21세기에도 한국 정치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관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댓글’ 사건 전담 수사팀이 함께 수사하도록 할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국정원 수사를 전담하는 부서가 있는 만큼 해당 부서에서 맡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정원의 수사 의뢰 내용을 검토해 수사팀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MB정부의 심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블랙리스트의 후폭풍을 전망해 봤다.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서 ‘블랙리스트’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개혁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문화·연예계 내 정부 비판세력 퇴출활동’을 벌였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 조사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가 ‘좌파 성향 감독들의 이념 편향적 영화 제작 실태 및 좌편향 방송 PD 주요 제작 활동 실태’ 등을 파악하라고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다른 사안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국정원에 한정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때에 따라선 청와대 윗선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퇴출 압박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검찰은 ‘국정원 댓글’ 사건 전담 수사팀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준비가 많이 필요하겠지만 상황에 따라선 추가 인원 배치도 불가피해 보인다.
 

“법 따라 엄정 처리”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원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7월 국정원이 김주성 당시 실장 주도로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해 정부 비판 성향의 연예인이 특정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도록 전방위 압박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한편에선 2009∼2010년 발생한 일부 사건의 경우 국정원법상 직권남용죄의 공소시효(7년)가 지나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블랙리스트 수사는 원 전 원장 시절 사이버 외곽팀을 활용해 대선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과 함께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정원이 민간인 외곽팀장에게 지급한 활동비 수당 영수증 등을 검찰이 넘겨 받으면서 수사가 발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급 날짜와 금액, 수령인 정보가 적힌 영수증을 바탕으로 자금 조달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계좌추적 등을 통해 외곽팀장이 돈을 실제로 받아 사용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제기된 의혹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측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선거·정치 개입에 이어 블랙리스트의 뚜껑이 열렸고 여기에 BBK 실소유주 논란까지 다시 떠올랐다.

더구나 블랙리스트엔 구체적인 인사 82명이 포함됐다.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 탁현민 현 청와대 선임행정관, 배우 권해효·문소리·이준기·유준상씨 등이 거론됐고 영화감독 여균동·박광현·장준환씨, 방송인 노정렬·박미선·배칠수씨, 가수 안치환·양희은·이하늘씨 등도 포함돼 파장이 예상된다.

당시 청와대는 ‘좌파 연예인 비판활동 견제 방안’ 등의 문서를 수시로 내려보냈고, 국정원이 이를 ‘좌파단체 제어·관리 방안’ 등의 형태로 보고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때문에 당시 청와대·국정원 관계자들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간접 조사도 불가피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종 책임자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하면 예외없이 조사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의에 “법에 따라서 엄정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민간인 댓글부대 동원 의혹은 이미 지급 영수증 등이 확인되면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가라앉았던 일면 ‘사자방(4대강 사업·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도 전면적으로 재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 재감사에 들어간 감사원은 지난 6월 업무보고에서도 이명박 정부 해외자원개발, 국방 방산분야 등에 대한 과거 감사결과를 정리·보고했다.

2007년 대선에서 일단락된 듯했던 투자자문회사 BBK 실소유주 논란도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 수사 기록에 LKe뱅크가 2001년 2월 이 전 대통령 계좌에 49억 9999만 5000원을 입금했다고 나와 있는데도 검찰은 이를 발표에서 누락했다”며 “부실수사를 넘어 은폐수사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일시에 대거 터져나올 수 있다는 얘기가 정치권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 전 대통령측을 향해 제기되는 각종 논란들이 어디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주)뉴텍미디어그룹  |  등록번호 : 서울다07108  |  등록일자 : 2005년 5월 6일
발행인 겸 편집인 : 정서룡  |  발행소 : 서울시 종로구 난계로 29길 27(숭인동) 동광 B/D 2층
전화 : 02-2232-1114  |  팩스 : 02-2234-8114  |  광고책임 : 김정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리
Copyright ©2005 위클리서울. All rights reserved.   |  master@weeklyseou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