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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공론화위원회

<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7.09.2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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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공론화위원회와 부산 지역 시민단체 간담회 자리에서 등장한 기장 해수담수화 수돗물. 한 활동가가 공론화위원회 위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금도 부산의 주요 행사장에 이 수돗물을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파렴치한 일이다. ⓒ장영식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9월 18일 부산에서 순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순회토론회 전에 탈핵부산시민연대와 신고리 5, 6호기 백지화 부산 시민운동본부와 간담회를 갖고 최근 공론화 절차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간담회와 토론회는 공론화위원회에서는 계획이 없었으나, 부산 지역 시민단체의 끊임없는 요구로 성립되었다. 그것은 애초부터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문제는 행정구역상 울산 지역의 문제이지 부산 지역과는 아무런 해당 사항이 없다는 공론화위원회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간담회를 주최한 측에서는 간담회 자리에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장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제공하여 간담회 시작 전부터 논란이 되었다. 결국 시민단체의 격렬한 항의에 이 수돗물을 회수하고, 담당자와 공론화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의 사과로 시작되었다. 기장해수담수화 수돗물 사건은 공론화위원회가 지역의 첨예한 문제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안일한가를 보여 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또한 부산광역시가 부산에서 개최되고 있는 주요 행사장마다 기장해수담수화 수돗물을 공짜로 제공하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무시하는 비윤리적, 비도덕적 지방 정부임을 잘 보여 준 사건이었다.

 

▲ 부산 지역 시민단체는 공론화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지금 현재의 공론화 과정에서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는 사례들을 조목조목 열거하고, 공론화위원회가 공정성 및 중립성 훼손 시정 요구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장영식

 

부산 지역 시민단체와 공론화위원회의 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제기된 문제는 공론화위원회의 공정성 문제였다.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하기 전에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공사 지역인 서생면 신리마을 주민들의 집단이주 문제와 노동자 문제를 공사 중단 여부와 관계없이 선결 과제로 해결했어야 했다. 이것은 공론화위원회나 시민단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해결해야할 문제였음에도 공론화 과정에서 지역의 민원 문제가 찬반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 자체가 공정성 훼손의 핵심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500명의 시민참여단의 구성에서 보면 서울과 경기 지역의 50-60대가 50퍼센트에 가까운 것은 모순이다. 시민들은 핵발전소 지역 주민들과 미래세대들에게 가중치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공론화위원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0대도 19세만 포함되어 있다. 설계수명 60년의 핵발전소 당사자들인 미래세대가 시민참여단에 빠져 있는 것이다.

 

▲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의 구성을 보면 서울과 경기 지역 50-60대 이상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고리와 신고리 핵발전소 그리고 월성 핵발전소 인근에 있는 울산은 1.4퍼센트에 불과하다. 이해할 수 없는 구성이다. (9월 16일 천안에서 있었던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 자료집 10페이지 참조) ⓒ장영식

 

공론화위원회가 주최하고 있는 지역 토론회도 한수원과 한수원노조, 핵산업계 등의 동원된 인력에 의해 토론장이 채워지고 있다. 공사재개 측의 토론자들은 한결같이 한국의 핵발전 기술은 세계 최고이며, 한국의 핵발전소는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자랑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탈핵을 하면 전기요금 폭등 등의 검증되지 않은 논리로 사실을 왜곡하고 시민들을 협박하고 있지만, 공론화위원회는 침묵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참여단에게 제공하는 자료집도 공사 중단을 찬성하는 시민단체 측의 자료집은 끊임없이 수정을 요구하는 등 편파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한국 핵발전소가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한다면, 한국 핵발전소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핵발전소라면, 핵발전소가 가장 깨끗한 에너지라면, 한국 핵발전소가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라면 왜 서울에 짓지 않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서울과 경기 지역 50-60대가 시민참여단의 절반을 차지하고, 그들에 의해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 건설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면,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는 울산과 부산이 아니라 핵발전소 하나도 없는 서울의 한강변에 짓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닌가. 공론화위원회는 그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신고리 핵발전소 5, 6호기를 서울에 짓는 것을 공론화함이 마땅할 것이다.  

 

▲ 우리는 핵발전소 건설 여부에 대해서 "왜 우리에게는 묻지 않습니까?"라고 질문하는 미래 세대에게 답을 해야 한다. ⓒ장영식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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