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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보트의 힘, ‘여의도 기상도’ 지각변동 ‘꿈틀’

‘국정 발목잡기’ 역풍 김승현 기자lokkdoll@naver.coml승인2017.09.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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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풍향계에서 ‘캐스팅보트’의 힘은 여전했다. 문재인 정부 인사가 거듭 좌초하면서 웃었던 보수정치권이 이번엔 고개를 숙였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지난 9월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에 앞서 반대 의견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배수진을 쳤지만 이번엔 성공하지 못했다. 불과 열흘 전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에 환호성을 보였던 분위기와는 180도 바뀐 것이다. 연이은 인준 부결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도 사라졌다. 직접적으론 국민의당을 설득하지 못한 게 주원인이지만 사법수장 공백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민심에 부딪혔다는게 더 큰 부담이다. 사안과 이슈에 따라 재확인되고 있는 ‘캐스팅보트’의 위력과 향후 정국을 전망해 봤다.

 

 

이번엔 ‘웃음’의 주인이 바뀌었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에서 승리했던 보수정치권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투표에선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추석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 터여서 곤혹스러움은 더 크다.

보수 야당들은 수적 열세를 다시 한 번 절감해야 했다. 한국당 106명, 바른정당 20명, 무소속 이정현 의원을 포함 보수 성향 의원 127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제외된 사람은 구속 수감중인 배덕광 한국당 의원 뿐이었다.

그러나 국민의당을 설득하지 못하면 초강수도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만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김이수 부결에 뜻을 모았던 3당 공조는 국민의당이 마이웨이를 선언하며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당 내에선 “국민의당이 여당 2중대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신뢰할 수 없는 당이다. 기대를 버려야 할 때”라는 불만이 터져나왔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국회가 사법부의 정권 코드화와 좌편향을 막지 못했다”며 “국민들께 사죄드린다. 사법부를 앞세운 제2의 문화대혁명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유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도 “사법부의 정치적 편향을 국회가 방조한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사법부마저 정치화의 길로 접어든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야당이 또 다시 자충수를 뒀다”며 “국민의당이 3당 공조에서 벗어난 것은 그만큼 민심이 두렵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여당 ‘안도의 한숨’

실제로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이번엔 다른 선택을 했다.

김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에는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국민의당 의원 40명 가운데 다수가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표결 때 부표를 던졌다고 집중 공세를 퍼부어왔다. 결과적으로 이번엔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 최소 절반 이상 여당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표결 참석 의원은 298명이었다. 현재 국회 의석 정원은 300명이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해 현재 재적 의원은 299명이고, 배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참석했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160명이었다. 민주당 의원 121명에 찬성 의견으로 분류돼온 정의당 6명, 새민중정당 2명, 무소속 정세균 국회의장을 합치면 130명 정도 된다. 결국 국민의당과 보수야당에서 최소 30명의 찬성표가 나왔다는 결론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표결에 앞서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할 만큼 무리수를 던졌음을 감안하면 국민의당의 영향력이 재확인되는 자리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표결에 앞서 찬반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독립적 사법부를 수호할 인물이라는 단 한 가지 높은 기준을 적용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표결 직후 “우리 의원들이 사법부 독립과 개혁을 위해 현명한 결단을 내린 결과"라며 ”국민의당은 무조건 반대하는 야당이 아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에 대한 심정적 거부감이 있었지만, 국민의당 의원들이 많은 토론과 고뇌 끝에 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연이어 낙마하면서 성과도 거뒀지만 국정 발목잡기라는 비난이 커지고 있음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위기감을 느꼈던 민주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추미애 대표가 표결 직전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찾아가는 등 마지막까지 표단속에 전력을 기울였다. 사면초가의 위기에서 큰 산 하나는 넘겼지만 앞으로의 일정도 험난해 보인다.

인준안 표결을 통해 야당 협조 없이는 개혁이 쉽지 않음을 분명히 확인했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비롯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방송법 개정 등 중요한 이슈들이 대기중이다.

캐스팅보트의 힘을 재확인한 여야 정치권이 향후 일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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