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서 보내온 편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회룡포마을 초입에 자리잡은 최우수하천 기념 비석. 2008년 12월 국토해양부 선정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 중 최우수하천으로 선정된 기념으로 예천군에서 기념비를 세웠다.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치권은 국감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환경노동위 소속인 이상돈 의원은 최근 며칠 동안 환경 분쟁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기자도 동행하면서 함께 취재를 했습니다.

최우수하천 내성천에 영주댐 공사라니…

내성천 회룡포마을에 가면 큰 비석이 하나 서있습니다.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 선정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 중 최우수하천 선정 기념비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하천의 내로라하는 아름다운 하천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하천이 내성천이란 말이지요. 이를 기념해 예천군에서 세운 비석인 것입니다.

선정된 시점은 2008년 12월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국토부가 2008년 말에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천으로 선정한 다음해인 2009년 대규모 토목공사인 4대강사업을 시작합니다. 바로 영주댐 공사를 착공한 것이지요.

 

▲ 영주댐에 물을 가두자마자 녹조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영주댐의 목적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영주댐의 주목적은 하류 낙동강의 수질개선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연말에 최우수하천이라고 최우수상까지 수여한 국토부가 이듬해에 그 아름다운 하천에 대규모 토목공사를 그것도 한번 들어서면 최소한 수십년 이상은 그 원형을 되찾기 어려운 댐공사를 강행할 수 있단 말인가요?

그것도 국내에서는 한 번도 계획된 적이 없는 하류 강(낙동강)의 수질개선을 주목적으로 한다니, 그 의도부터가 불명확한 댐공사를 한국 최우수하천에 강행하다니 국토부가 과연 제 정신이었나 말입니다.

 

▲ 감입곡류 하천의 전형과 깨끗한 백사장이 보여주는 경관미가 일품인 회룡포.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 중 최우수하천으로 뽑힌 이유다.

국토부의 잘못된 판단, 반드시 책임 물어야

국토부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은 영주댐 준공 후 바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영주댐 시험담수 후 그리고 올 여름 영주댐에서 극심한 녹조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녹조라떼의 거대한 배양소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즉 녹조라떼 영주댐으로 녹조라떼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해야 하게 된 셈입니다.

과연 이것이 가능한 소리인가요? 낙동강은 원래 내성천에서 맑은 물과 모래가 50% 정도 흘러들어가 자정작용을 일으켜 강물을 맑게 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런 내성천에 댐을 지어서 그 댐 물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시키겠다는 것이 도대체 누구의 발상이란 말인가요?

그뿐만 아닙니다. 4대강사업의 낙동강 준설과 영주댐 공사는 내성천의 모래를 앗아가 내성천에 극심한 생태적 변화를 야기시켰습니다. 내성천의 드넓고 아름다웠던 백사장은 사라지고 그 위를 풀들이 뒤덮으면서 완전히 풀밭으로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 4대강 공사와 영주댐 공사로 내성천의 비경 회룡포의 모습이 점점 사라져간다. 국가명승지가 잘못된 토목공사로 죽어가고 있다. 영주댐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 영향이 내성천의 맨 하류에 해당한다 할 수 있는 회룡포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드넓은 백사장이 아름답던 회룡포 백사장의 가장자리를 따라 시퍼런 녹색띠가 잠식해 들어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모래강 내성천은 사라지고, 거대한 내성천 습지가 만들어질 지경입니다.

그러니 애초에 그런 계획을 세운 책임자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또다시 이런 엉터리 공사가 자행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영주댐은 해체되어야 합니다. 맑은 모래와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1급수 모래의 강 내성천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 최우수하천 내성천의 명성을 되찾아야 합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필요도 없는 영주댐은 사라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그래도 아직은 아름다운 내성천 회룡포. 더 늦기 전에 영주댐을 해체하고 내성천을 그대로 흐르게 해야 한다. 그래야 내성천도 낙동강도 되살아난다.

 

이에 대해 함께 현장을 살펴본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은 말했습니다.

"4대강사업 전부터 이 사업이 잘못이란 것을 학자나 관료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알고도 쉬쉬하며 말을 안 한 것이다. 그들만 제대로 발언을 해줬더라면 4대강사업 못했을지 모른다. 어떻게 보면 그들도 4대강사업의 공범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영주댐도 마찬가지다. 이미 국토부(당시는 건교부)와 수공도 영주댐은 아무런 용도와 혜택이 없다고 해서 댐 건설계획을 취소했던 것인데, 4대강사업에 편승해서 속도전으로 건설하다니 이런 큰 재앙을 초래하고 말았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