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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꼼수공사에 낙동강 비경이 사라지고 있다

<낙동강에서 보내온 편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정수근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7.10.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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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낙동강 상류와 낙동강 제1의 지천인 내성천에서 건설하고 있는 네 개의 교량공사는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주민도 많지 않아 굳이 하지 않아도 그만인 곳이거나 심지어 경관미가 빼어난 곳의 경관을 망치기까지 하며 공사를 강행하는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국토부가 왜 하천관리를 하면 안 되는지, 왜 물관리가 일원화 돼야 하는지를 절실히 깨달을 수 있다. 올 들어 몇 차례에 걸쳐 그 현장들을 돌아봤다. 지난달 이상돈 의원, 그리고 의원실 관계자들과 동행하면서 그 현장을 취재했다.

 

▲ 낙동강 유일의 비경을 간직한 삼강유역. 삼강교 바로 아래 달봉교란 이름의 교량이 또다시 놓인다. 이 교량건설로 이 일대 경관미는 사라졌다.

 

국토부의 꼼수 공사, 사라지는 낙동강 마지막 비경

앗, 물길 한가운데 저 낯선 구조물은 무엇이지? 강의 정중앙에는 직사각형의 구조물이 놓였고, 그 양쪽으로 둥근 콘크리트 기둥이 박혀 있다. 이 아름다운 공간에 웬 콘크리트 기둥이란 말인가? 그렇다. 자세히 보면 지금 이곳에선 교량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교량의 기둥만 박힌 채 상판 공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란 걸 알 수 있다.

4대강사업 후 8개의 보로 낙동강의 물길이 막혀버리자 낙동강의 경관미는 실종됐다. 낙동강 제1경이라 사랑받았던 상주의 경천대 또한 그 특유의 경관미를 잃고 낙동강 제1경이란 수식어가 무색해버린 상태다.

 

▲ 낙동강에서 유일하게 남은 모래톱과 어우러진 비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 비경도 달봉교 교량 건설로 교란을 입고 있다.

 

본격적인 낙동강 물줄기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비경이 바로 이곳 삼강유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삼강주막이 있는 삼강교에서 풍양 쪽으로 달리다 만나는 고갯마루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이곳의 풍경은 일품이다. 가히 내성천 회룡포의 그것과 견줄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룡포와는 또 다른 맛이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특히 석양 무렵 이곳의 전망은 강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움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환경부 또한 이곳을 생태·자연도 1등급지(생태계가 특히 우수하거나 경관이 특히 수려한 지역, 생물다양성이 특히 풍부하고 보전가치가 큰 생물자원이 존재·분포하고 있는 지역(환경부 정의))로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곳에 국토부가 교량공사를 강행한 것이다. 그것도 여러 가지 편법을 동원하면서까지 말이다.

 

▲ 완벽한 반원 형태를 늘 유지하던 모래톱이 형태와 규모에서 이전과 달라졌다. 달봉교 공사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2014년 환경부에 의해 제척됐던 사업인데 사업 규모를 대폭 줄여 환경영향평가를 피하는 꼼수를 부려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이 대목에서 환경부의 무책임한 대응도 무척 아쉽지만 어떻게든 이 사업을 강행하려는 국토부의 탐욕은 또 어떤가.

그 결과 벌써 교량공사의 영향으로 낙동강에서 유일하게 남은 모래톱이 교란을 당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늘 반원 모양의 아름다운 모래톱을 유지하던 이곳 백사장의 일부가 움푹 파인 것이다.

일찍이 "저 아래 드넓은 모래톱은 이제 낙동강에서 유일하게 남은 모래톱이다. 이곳에 교량이 놓인다면 저 모래톱의 모습도 교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 대구환경연합 이석우 전 하천팀장의 우려대로다. 교량이 전부 완공되면 얼마나 더 큰 교란이 일어날지 걱정이다.
 

 

▲ 오른쪽 성저교와 새로 들어서는 교량의 차이가 완연하다. 가구수도 많지 않은 마을을 위해서 이런 초대형 규모의 교량을 건설할 이유가 있을까? 예산낭비의 전형이 아닐까?

대체 누구를 위한 교량 공사인가?

달봉교 현장을 지나 내성천으로 접어들어 처음 만나게 되는 교량이 성저교란 다리다. 이 성저교는 회룡포 마을인 대은리 아래 물돌이 마을인 향석리 사람들을 위해 놓은 잠수교다. 오래 전에 건설되었고 주변 내성천 풍경과 어우러져 현대식 교량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묘한 정취를 자아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교량 폭이 좁은 잠수교라 차량 왕래가 많을 때는 불편하긴 할 것이다(그래도 교행을 할 공간이 있어 평상시에는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그래서인가 국토부는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이 성저교 대신에 새로운 교량을 건설하는 공사를 지난해 착공해 거의 완공 단계에 와 있다. 그런데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길이도 약 200여 미터 성저교의 곱절이나 되고, 높이 또한 3배 이상이나 되는 거대한 교량을 세운 것이다.

 

▲ 4차선 왕복으로도 교행이 가능할 정도의 한천교. 교류도 없는 두 마을을 연결한다는 구실로 이렇게 넓은 교량을 건설할 이유가 있을까?

 

이곳 향석리 주민들이라야 한 40여 가구가 전부로, 주민들의 요구가 있었다지만 그 확장 규모가 너무 턱없이 큰 것이다. 교통량이 이곳의 몇 곱절은 될 회룡포로 들어가는 관문인 바로 1킬로미터 상류의 회룡교보다도 더 크게 건설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고 '개발에 편자'라 하지 않을까.

의원실 관계자들과 함께 이 현장을 둘러보고 난 이상돈 의원 또한 탄식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사인지 의심스럽다. 몇십 가구 안 되는 마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예산을 탕진한 전형적인 '묻지마 공사'가 아닌지 되물어야 할 것 같다."

 

▲ 한천교를 연결하고 있는 농로는 차 한대 겨우 지나가는 소로들이다. 이런 곳에 4차선 규모의 교량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역시 '개발에 편자'

또 하나 이해하기 어려운 교량공사가 한천교다. 예천읍에서 내성천으로 흘러드는 지천인 한천이 있다. 그 한천과 내성천의 합수부 1킬로미터 상류의 한천 쪽에 놓이고 있는 교량이 한천교다. 거의 준공을 앞두고 있는 이 한천교 역시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되고 있다.

한천에 놓이는 교량이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건설되는 것도 이상한 일인데, 이 한천교 또한 그 용도와 규모가 의심스러운 교량이다. 이곳은 예천군 개포면 경진리와 담암리 사이에 놓이는 교량으로 생활권이 전혀 다른 두 마을을 연결하고 있다.

두 마을은 한천을 경계로 생활권이 완전히 나뉘어 있고, 농지 또한 많지 않아 교통량이 많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실제 이곳 농지들의 농로는 한결같이 좁은 소로들로 이루어져 차량 교행조차 어렵다.

 

▲ 국가하천 내성천의 강 이쪽과 저쪽 마을의 생활권은 예천읍내로 두 마을 간의 교류는 거의 없었다는 것은 지도만 봐도 어렵지 않게 짐작이 된다. 이런 곳에 폭 11미터의 대형 교량이라니, 전형적인 예산탕진형 교량사업이 아닐 수 없다. ⓒ 내성천 하천정비사업 환경영향평가서 발췌

 

주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조화스러운 모습의 교량이다. 이곳에 교량이 꼭 필요하다면 앞서 본 성저교 정도나, 국토부 스스로 규모를 줄인(이것 역시 꼼수이지만) 달봉교 정도로 규모를 줄여도 충분해 보인다.

담암리에서 만난 최종규(72세) 농민도 "경진리 쪽으로 다리가 놓여 좋겠습니다"라는 기자의 말에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좋기는 뭐가 좋아. 우리는 경진리 쪽으로 넘어갈 일이 거의 없어, 우리는 예천읍내로 바로 가면 되는데 굳이 경진리를 거쳐 가지 않아도 되는데 저 다리는 비싼 돈 들여 왜 놓는지 모르겠어."

역시 '개발에 편자' 공사로, 분명히 예산을 절약할 수 있는데, 예산을 펑펑 쓰면서 불필요한 공사를 강행했다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다.
 

 

▲ 내성천교 공사를 시작하기 위한 가교가 지난 8월에 놓였다. 이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선 것이다. 이 또한 누구를 위한 교량인지 의문이다.

국토부, 하천관리에서 그만 손 떼야

이런 경향은 국토부의 마지막 작품인 내성천교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것이라 걱정이다. 최근 공사를 착공한 내성천교는 내성천이 상류에서부터 회룡포로 굽이치기 전에 직선으로 내달리는 구간이 있는데 바로 그 구간의 한가운데 정도에 놓이게 된다.

내성천교는 정말 이상하다. 이 일대를 잘 관찰해보면 강 서쪽은 개포면이고 동쪽은 지보면으로, 강 이쪽과 저쪽이 모두 생활권이 예천읍내다. 정작 서로간 교류는 거의 없는 구조다. 따라서 교량이 놓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곳에 길이 400미터의 초대형 교량이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런 거대한 교량이 놓이면 이 일대의 경관미는 완전히 사라져버린다. 이곳은 생태자연도 1등급이고, 국가명승 제16호인 회룡포와도 지척인 곳인데, 이곳에 거대한 교량이 놓인다는 게 합리적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꼭 필요한 교량이 아닌데도 말이다.

국토부는 이런 식의 교량공사를 '내성천 하천정비사업'이란 이름으로 강행하고 있다. 꼭 필요한 교량이라면 놓아야 한다. 그런데 꼭 필요로 하지 않은 교량을 무차별적으로 놓는 건 예산낭비일뿐만 아니라 강 생태계와 경관미도 교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신중하게 취사선택하고 공사를 시작해야 할 이유다.

 

▲ 이상돈 의원(좌)이 달봉교 공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교량을 건설한다면 전국의 하천에 얼마나 많은 교량을 건설해야 할지 모른다. 이런 것을 종합해보면 과연 국토부가 우리 하천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내성천과 같은 아름다운 하천도 이런 식으로 관리를 하는데 다른 하천이야 더 볼 것도 없다 싶고, 하천을 단지 토건사업의 일환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국토부에 하천관리를 맡기지 못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대국민 사기극이라 밝혀진 4대강사업을 강행한 국토부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22조 원이나 되는 국고를 탕진하며 우리 4대강을 망쳐버린 그 책임을 지고 근신하고 있어도 부족할 것이다. 그런데 또다시 제2의 4대강사업 격인 엉터리 지천공사를 강행한다는 것은 오만의 극치라 생각된다.

물관리 일원화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런 국토부의 행태를 볼 때 물관리일원화가 왜 빨리 이루어져야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환경단체와 많은 하천 전문가들이 희망하는 바처럼 하루속히 환경부가 물관리를 일원화해 전국의 하천관리에 나서야 이런 불합리한 문제들이 시정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현장을 함께 둘러본 이상돈 의원 또한 강력히 주장했다.

"하천 관리를 비롯한 물관리를 왜 국토부에 맡겨서 안 되는지를 이번 현장방문을 통해 잘 알게 됐다. 앞으로 물 문제만큼은 환경부가 일원화해서 함께 관리하는 것이 백번 옳을 것 같다. 물관리 일원화가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차원의 모든 노력을 해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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