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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신으로 ‘농민헌법’ 완성해야 농업입국 가능”

<심층인터뷰>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3회 한성욱 선임기자lse3399@hanmail.netl승인2017.10.2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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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

 

- 농민들이 바라는 사안은.

▲ 먼저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이다. 최저가격은 농민이 바라는 최소의 대가다. 가격결정에 있어 농민권리를 수용하고 법적보장을 받도록 해야 한다. 노동자는 1987년 헌법에 따라 최저임금제로 생계를 보장받지만 농민은 제외됐다. 다음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문제다. 이번 개헌에서 농업의 가치가 빠진다면 자동 소멸될 처지에 놓인 농촌의 위기를 막지 못한다. 마지막 세 번째가 식량주권 실현이다. 식량주권은 농민에게 기본권을 주고, 국민에게는 먹거리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농정의 자주성을 견지하자는 것이다. 식량주권을 국가의 주요한 목적으로 명시하고, 어떤 외부의 힘으로 인해 국가책무가 방해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 농민헌법운동이 성공하려면.

▲ 무엇보다 국민의 힘이 필요하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정치권력과 법, 제도의 근간이 되는 헌법, 국민만이 바꿀 수 있다. 국회가 나서서 해주리라고 믿고 있으면 안 된다. 압박을 가해야 한다. 개헌과 관련 국회의원들은 국민보다 자신들의 자리보전에만 관심이 있다. 정부 형태나 대통령 임기, 선거법 논쟁을 불러 일으켜 권력을 탐하고 있을 뿐이다. 국회에 개헌을 맡기면 될 일도 안 된다. 국민의 힘으로 해내야 한다. 다시 한 번 촛불정신이 살아나야 할 때다. 촛불헌법을 무시하는 세력은 구시대 정치세력이다. 국민주권과 국민기본권, 평화통일헌법 반대세력은 적폐로 규정하고 범국민운동을 통해 청산해야 한다. 국민이 정치의 주인이다. 제2의 촛불혁명으로 개헌을 완수해야하는 엄중한 시국이다.

 

- 정치권의 반응은 어떤가.

▲ 300명 국회의원 중에 이것을 말하는 사람은 여태껏 한 사람도 없다. 진보적 야당들도 이런 농심(農心)을 도외시했다. 대부분 의원들은 고향이 시골이다. 선거 때가 되면 농업공약을 한창 말하다가 당선만 되면 나몰라라 하는 식이었다. 1%도 안 되는 그런 세력들에게 농정(農政)을 빼앗겼다. 농민의 정치세력화는 바로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도 농민과 노동자 그리고 남북평화 문제들을 제시하는 제대로 된 정치세력이 하나도 없다. 내 일을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해야 한다는 투쟁적 자각이 절실한 시점이다. 문재인 정권을 촛불정권이라 부르지만 여기에도 분명히 한계가 있다. 여전히 농민의 뜻이 담긴 표심(標心)은 ‘논물’로 돌아오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 외국 농업헌법은 어떤가.

▲ 낙농업 선진국 스위스가 좋은 예다. 스위스 헌법 제104조는 농업이라는 이름으로 연방에 세 가지의 권한과 직무를 부여하고 있다. 일종의 원칙적 총강에 해당하는 제1항에서 농업의 역할과 기능을 ‘식량의 안정적인 공급’, ‘천연자원 보전과 농촌지역 경관유지’, ‘농촌지역으로의 인구분산과 정착’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하고 시장지향적인 정책을 통해 보장의무를 연방정부에 부여했다. 제2항에는 경제적 자유원칙에도 불구하고 연방정부가 농민에 대한 지원의무를 지도록 명시하고 있다. 3항에서도 농업의 다기능측면을 연방정부가 수용하고 그러한 다원적 편익제공에 대한 대가로 직불금 등에 의한 농가소득 보전의무를 규정했다. 포르투갈도 국가의 농업에 대한 직무를 제시하고 있다. 스위스에 비해 입법강도가 약하지만, 국가의 재량권이나 형성권을 폭 넓게 보장하는 방식이다. 터키는 농업과 축산업에 대해 국가적 지원을 명시하고, 농민에게 적정한 경작지를 배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배분경작지를 양도나 임대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외에도 중남미의 베네수엘라 헌법은 식량주권 이념에 기초해 농촌발전과 안정적인 식량공급에 목적을 두었다. 아울러 농업의 약점인 저생산성 보완을 위해 국가적 대책마련도 추진 중이다.

 

- 쌀 직불금제 논란이 많다.

▲ 지금 kg당 3000원이니까, 80kg 한가마니에 24만원이다. 박근혜 정권이 공약했던 것보다 조금 높다. 하지만 여전히 개 사료값보다 못한데도 국민들은 아직도 그것을 모른다. 옛날에는 80kg 짜리 쌀 한 가마씩을 사고했는데, 지금은 소비가 줄어 10kg, 20kg 짜리 포장 쌀을 산다. 살 1kg으로 밥을 하면 10명이 먹는다. 밥 한 공기에 3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농민들이 300원 가격을 요구하는 이유다. 그런데 150~160원 절반수준이다. 기획재정부에 이런 말을 하면 나머지는 국가가 직불금으로 모두 채워주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래봐야 18만8000원 밖에 안 된다. ‘변동직불금’이라는 형태로 채워주고 있어서 아무리 쌀값이 싸도 손해가 없다는 말뿐이다. 하지만 이것을 믿는 바보는 아무도 없다.

 

- 문 대통령이 공약한 농정혁신 이뤄지고 있다고 보나.

▲ 대선 당시 ‘100대 농정과제’를 공약했지만 이뤄진 건 아직 없다. 기본적으로 현 정부의 농업철학이 아직 안 보인다. 주변에 정책입안을 세우는 관료들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정권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만 보여주고 있다. 좀 더 깊게 농민과 노동자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찾기 어렵다. 오히려 과거 박근혜 정권이 공약했던 ‘쌀값 20만원 보장’보다 한참 처지는 형국이다. 쌀값이 30년 전과 같은 실정인데 이와 관련된 대책 등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우리 전농이 해야 할 일이고 지금부터 해 나갈 일이다. 이런 문제들이 반드시 헌법에 담겨지도록 국민과 뜻을 모아 함께 해나갈 것이다.

 

- 마지막으로 FTA 재협상과 농정개혁 시험대에 오른 현 정부에 전할 말이 있다면.

▲ 정부가 FAT 폐기를 수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미 공산품의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대기업용 협정이어서 폐기까지 가면 수출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번 협상은 신자유주의체제가 가져온 경제파국과 폐해를 떨쳐낼 기회다. 한․미FTA가 한국과 미국 국민들에게 많은 혜택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무관세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 FTA는 특정 대기업만 특혜를 볼 뿐이다. 이윤은 기업이 먹고 불이익은 국민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농정당국은 스위스 헌법처럼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법적 차원에서 인정하고 농촌사회 유지와 국토 균형개발, 생태환경 조성에 대한 공헌차원에서 직불금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스위스의 경우 농업직불금 지원이 50%에 달하지만 우리는 10%도 안 된다. 국민들도 쌀을 싸게 사먹는 것만이 좋은 건 아니다. 내가 먹는 밥상의 쌀과 김치의 정당한 값이 농민에게 제대로 돌아간 것인가를 같이 생각해줘야 할 때다. 시민촛불정신은 나뿐만 아니라 내 이웃을 같이 보듬어 주고 함께 가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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