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 새롭게 살려낸 한국말사전 2' (최종규, 철수와영희)

1,004가지 꾸러미에 묶어 새로 쓴 한국말사전

이 책은 20여 년 간 우리말 지킴이로 일하며, 이오덕 어른 유고와 일기를 갈무리한 최종규가 처음으로 쓴 “잘못 쓰는 겹말을 다듬은 한국말사전”이다. 한국말 가운데 잘못 쓰기 쉬운 겹말을 1,004가지 꾸러미에 묶어 한자리에 보여주며, 돌림풀이 없이 새로 썼다.

‘겹말’이란 “뜻이 같은 낱말을 겹쳐서 쓰는 말”을 가리킨다. 저자는 겹말을 살펴보면 엇비슷한 얼거리를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미처 모르면서 또는 알고도 쓰는 수많은 겹말은 “다른 대안”이나 “다시 반복하다”, ‘본보기’와 ‘살아생전’처럼 ‘한국말 +한자말’이거나 ‘한자말 +한국말’이기 일쑤이며, ‘아침조회’나 ‘야밤’처럼 뜻이 같은 두 낱말(하나는 한국말이고 하나는 한자말)을 그냥 뭉뚱그려서 쓰다가 얼결에 겹말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겹말이 불거지는 까닭으로 ‘겉치레 말을 쓰는’ 탓을 들 수 있다고 말한다. “도구와 연장을 쓴다”나 “느끼고 의식하다”라든지 “궁리하고 생각한다”처럼 쉽게 말하지 않고 자꾸 어렵게 꾸미려하면서 그만 겹말이 되곤 한다는 것이다.

국립국어원의《표준국어대사전》 뜻풀이조차 이런 잘못 쓰는 겹말이 나오기 일쑤이며, 대부분 한국말사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1,004가지 잘못된 겹말을 다듬으면서 “참견하고 끼어들지 마” 같은 겹말이라면 “참견하지 마”나 “끼어들지 마” 가운데 하나로, “지나가는 행인입니다” 같은 겹말이라면 “지나가는 사람입니다”나 “행인입니다” 가운데 하나로, “요즘 나온 신곡”은 ‘신곡’이나 “요즘 나온 노래” 가운데 하나로 써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글을 쓰는 데 있어 ‘겹말 굴레’에 갇히지 않을 수 있다면, 한결 아름다우면서 즐겁게 글맛을 누릴 수 있다며, 겹말을 손질하거나 가다듬다 보면 우리가 나누는 말이나 글이 한결 보기 좋게 거듭나며 말하기나 글쓰기도 훨씬 쉽게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 실린 겹말 풀이와 겹말을 다듬은 보기글은 한국말을 쉽고 아름답게 돌아보도록 서양말투, 번역 말투, 일본 말투를 말끔히 털어낸 우리말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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