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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착할 수도 악할 수도 있다

<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7.10.3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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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무

80년 5월 광주의 참혹했던 양민학살을 생각하다 보면, 도대체 인간의 성품은 착한 거냐, 악한 거냐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금년으로 37년이 지난 광주, 「택시운전사」라는 영화를 보고, 『소년이 온다』라는 작가 한강의 소설을 읽다가 문득문득 터져 나오는 질문은 역시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의 답을 구하느라 머리가 아프기 마련입니다. 요즘 뉴스를 통해 인간으로서 저런 짓을 할 수 있는 건가라는 사건들을 시청하다 보면 또 그런 때도 성선, 성악의 질문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참으로 오래전에 공자·맹자·주자 등은 인간의 성품은 선하다고 결론은 내리고, 『4서6경』의 진리를 설명하였고 그런 기준으로 경학에 대한 학설을 세워 놓았습니다. 조선 최고의 경학자 다산 또한 많은 논리를 전개하였지만 결론은 공맹의 주장처럼 인간의 성품은 착하다는 성선설에 확고한 믿음을 지녔었습니다. 『논어고금주』라는 40권, 『맹자요의』라는 9권의 경서연구서를 통해 고금의 해석들을 총망라하여 성선설이 진리라고 말했습니다.
 
「자찬묘지명」(집중본)이라는 자신의 일대기를 통해 자신이 얻어낸 경학연구의 결론을 요령 있게 설명한 바가 있습니다.
“마음의 허령(虛靈)함은 하늘로부터 받은 것이지만, 본연(本然)이니, 무시(無始), 순선(純善)이라고 해서는 안된다. 마음의 기능을 생각함에 있어서 ‘도리어 미발(未發) 이전의 기상을 살핀다’라고 해서는 치심(治心)의 방법이 되지 못한다.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있는 것은 재(才)이며, 선하기는 어렵고 악하기는 쉬운 것은 세(勢)이며, 선을 즐겨하고 악을 부끄러워하는 것은 성(性)이니, 이 성을 따라 어김이 없으면 도(道)에 나아갈 수 있다. 때문에 성은 선하다는 것이다.(心之虛靈 受之於天 不敢曰本然 不敢曰無始 不敢曰純善 心之官思 反觀未發前氣象 非所以治心也 可善可惡者 才也 難善易惡者 勢也 樂善恥惡者 性也 率此性而無違 可以適道 故曰性善也)”
 
당나라 이후 불교의 영향으로 공맹의 유학이 정주(程朱)의 성리학으로 윤색되면서, 본연(本然)이니, 무시(無始)니, 순선(純善)이니 라고 말하지만 다산은 그런 성리학적 논리에는 철저하게 거부하면서도 하늘에서 받은 착한 성품대로 어김없이 따라가면 도(道)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성은 선하다는 학문적 결론을 얻어냈습니다. 재(才)나 세(勢)란 본질이 아닌 형편이나 환경, 아니면 다른 조건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오직 착함을 좋아하고 악함을 싫어하는 본질적인 인간성 때문에 인간의 성품은 선하다는 다산의 뜻에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산 말씀처럼 인간의 성품은 착한데, 어찌하여 오늘의 세상에는 ‘치악(恥惡)’은 없고 오히려 악한 행위를 하고도 부끄럽거나 수치스럽게 여기지를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까요. 광주의 5월에 그렇게 많은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고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뻔뻔스럽게 잘만 살고 있는 사람들, 국법을 어기고 국정을 농단한 범행으로 모두의 미움을 사면서도 자신은 아무런 죄가 없다고 태연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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