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식사 정치' VS 친박 ‘수시 소모임’
자유한국당 내 계파싸움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고려하면 보수 정치권의 사활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정파들의 기싸움은 친박 대 비박으로 요약된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경환 의원 세 사람의 당적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나선 상황이어서 서로 배수진을 친 셈이다. 친박 진영도 이에 뒤질세라 소규모 모임을 잇따라 개최하며 세결집에 나섰다.
일부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제명의 부당성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어 전운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중재안을 제시하며 통로를 마련하고 있지만 제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 건너 바른정당도 자강론과 통합론 사이에서 갈지자 행보를 걷고 있다. 통합파도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이어서 의견 조율이 쉽지 않다. 자유한국당 내 친박 세력의 향방이 바른정당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재선그룹 “모두 나가라”
홍 대표는 결전을 앞두고 자신만의 ‘식사정치’를 통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려고 안간힘이다. 당 윤리위 결정만 있으면 박 전 대통령 제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당초 예상했지만, 친박계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여기에 중립성향 의원들이 속속 친박계에 힘을 보태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형국이다. 직접 팔을 걷어 붙인 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을 이유로 최후 통첩을 일단 미룬 상황이다.
홍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오찬을 한 데 이어 초선 재선 3선 의원들을 가리지 않고 만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당적 정리의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이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 지지그룹도 본격적인 지원에 나서기 시작했다. 당 부대변인단이 홍 대표 지지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당 혁신위도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엄호사격을 했다.
친박계의 대응수위도 이에 맞춰 시간이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공개활동은 자제하고 있지만 수시로 개별 소모임을 가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친박계 일각에선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거나,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주장하는 강경파 의원까지 나오고 있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당권을 가진 세력이 당헌·당규를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면 결과의 정당성마저 부정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내 일부 재선 의원들은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탈당 및 홍 대표의 퇴진 요구’라는 해법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지경까지 만든 홍 대표와 친박 핵심 모두 나가라는 얘기다. 벌집 쑤신 듯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자유한국당 내 상황이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