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근 지음/ 달

살다보면 누구나 나 홀로 컴컴한 길을 걷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때가 있다. 아무리 팔을 휘휘 휘둘러보아도 손끝에 걸리는 것은 없고, 여러 번 눈을 감았다 떴다 반복해보아도 온천지가 암흑인 때. 사실, 그럴 때 필요한 건, "힘내" 같은 알량한 위로가 아니다. "그 기분 알 것 같아" 가만히 속삭여주는, 공감의 한마디이다.

이 책의 저자 안대근은, 유난히 흔들리고 어지럽던 이십대라는 한 시절을 꺼내놓음으로써 우리와 공감하고 소통하고자 한다. 무얼 먹어도 체한 것처럼 가슴팍에 툭 걸리던 시기였으니 언제나 꼭꼭 씹어먹고. 스치듯 만난 한 사람 한 사람도 마음에 쾅쾅 새겨두었다.

그렇게 모인 글들이 한 권의 책이 됐다. 유독 이 책에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뒤처리에 열중하는 사람, 노력의 끝에 서 있는 사람, 좋은 노랫말 같은 사람,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좋은 사람, 아닌 걸 알면서도 꾸역꾸역 붙잡아두었던 사람, 숨어서 우는 사람, 표지만 보고 책을 사는 사람, 잘 살고 싶어하는 사람, 그냥 마음이 더 아파지는 사람...

이 책은, 작가의 마음속 방들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보고서이자 스스로의 마음을 챙기는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세 덩어리로 나눠 붙인 제목들, 그러니까 1부 ´누군가를 혼자 오래 좋아해본 사람´ 2부 ´최선을 다해 이별하는 사람´ 3부 ´누구보다 열심히 기억하는 사람´은 순서대로 작가 자신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그 모두를 아우르는 이 책의 제목 ´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은 작가 자신이 종내 도달하고자 하는 지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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