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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남이섬이야, ‘동남이섬’이야?”

당일치기로 떠난 ‘가평-춘천’ 힐링 우정여행 정다은 기자lpanda157@naver.coml승인2017.11.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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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요란스러운 알람이 울린다. 새벽 2시 반에 잠들어 피곤한 상태지만 얼른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눈을 채 뜨지도 못하고 씻는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른 기상. 간만에 친구들과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단풍구경도 할 겸 복잡한 서울을 떠나 좋은 공기를 실컷 마시자고 의기투합. 처음엔 조용한 바다나 강가에 가서 낚시를 해볼까 했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계획수정. 한 친구의 의견에 따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은 춘천을 선택했다.

샤워를 마치고 준비를 시작하려는데 함께 갈 친구에게 전화가 온다. “야! 안 일어나?! 빨리 정신 차리고 씻어!” 샤워를 하는 사이 엄청난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새벽에 잠이 든 걸 안 친구가 깨우기 위해 전화를 한 것이었다. 집 앞으로 데리러 오겠다고 했다.

 

 

서울보다 훨씬 추울 것 같다는 생각에 롱패딩을 걸치고 부랴부랴 나갔다. 9시 15분. 약속 시간보다 15분이나 늦었다. 친구들은 이미 와있었다. 멋쩍게 웃으며 차에 올랐다. 친구가 렌트한 차를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 내비게이션을 찍어보니 약 1시간 30분정도 걸린다고 나온다.

집에서 싸온 삶은 계란과 귤을 까먹으며 춘천 어디를 가볼까 수다를 떨었다. 딱히 의견이 나오지 않는다. 다들 그냥 서울을 떠나고 싶었을 뿐, 뭐가 딱히 하고 싶다거나 한 게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럼 이왕 춘천에 가는 거 가평 남이섬이라도 들어갔다 오자는 의견. 콜이다!

 

 

수다도 떨고, 배도 간단히 채우고, 목적지도 정했으니 슬슬 잠이 쏟아진다. 드라이브 느낌 살려보자며 신나는 음악을 빵빵 틀어도 눈이 감긴다. 한 30분을 졸았을까 키득거리는 친구들의 웃음소리에 깬다. 침을 질질 흘리고 자는 필자가 웃겼나보다. 거의 다 도착해가는 듯하다.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한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중 아침은 간단하게 때우고, 남이섬 다녀와서 숯불닭갈비 맛집을 찾아가서 제대로 먹기로 했다. 일단 가평 읍내 쪽으로 간다.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두꺼운 패딩을 껴입고 거리를 나섰다. 읍내라 음식점이 많다. 이것저것 메뉴가 복잡하게 나왔지만 결국 발길은 중국집으로 향했다. 전날 마신 술도 해장할 겸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 위해서다. 짜장면, 짬뽕, 볶음밥 야무지게 먹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남이섬으로 출발! 출발하기 무섭게 막힌다. 전부 남이섬을 향하는 차들이다. 읍내에서 차로 약 15~20분 거리인데 1시간이 걸렸다. 운전하는 친구가 힘들어해서 더 신나는 노래를 튼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 놀러온 기분을 한껏 냈다. 필자도 면허 딴지 1년이 지났지만 부모님의 걱정으로 한적한 시골길, 자동차 전용도로 외엔 운전경험이 많지 않다. 당연히 친구가 운전대를 맡길 일이 없다. “피곤하면 대신 해줄게”란 말에 “남이섬이 아니라 황천길에 먼저 갈 수도 있어. 괜찮아”란다.ㅋㅋ

길고 긴 인내의 시간을 버티고 주차공간을 찾아 드디어 도착. 우와~ 여기가 외국인지 한국인지 모르겠다. 한국인에 비해 외국인들이 월등히 많다. 어느새 남이섬이 외국인들이 더 많이 찾는 관광지가 됐나…. 아마 드라마 ‘겨울연가’ 때문이겠지. 예전엔 일본 사람들이 많았다면 이날은 동남아 쪽 사람들이 대다수다. 친구 중 하나가 “우리가 가는 곳은 ‘남이섬’이 아니고 ‘동남이섬’같다”고 한다. 외국인 외에도 대부분 아주머니 단체, 아저씨 단체 그리고 가족 단위가 많다. 젊은 층은 적었다.

 

 

남이섬에 들어가기 위해선 배를 타야 한다. 표는 1인당 1만원. 표를 들고 줄을 선다. 배가 두 대씩 다녀서 많이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었다. 엄청난 사람들을 태운다. 저러다 가라앉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마치 피난을 떠나는 사람들 마냥 구겨 겨우 탔다. 막상 배에 오르니 내부는 의외로 한산하다. 배 밖으로 풍경을 보기 위해 모두 밖으로 나와있는 탓이다. 10~15분 정도 가다보니 어느새 도착. 남이섬이다!

온통 외국인들 천지다. 친구가 말했던 ‘동남이섬’의 현장. 인파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잣나무길이 제일 먼저 맞이했다. 나무에는 동글동글 전등이 달려있고 그 사이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인파를 피해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을 걸었다. 기념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친구의 말에 같이 찍는 낙엽을 모아 허공에 뿌렸다. 흩날리는 낙엽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흥겨웠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마냥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고, 제비를 쫓아가기도 하고, 예쁜 단풍잎도 주었다. 그러다 발견한 청설모. 얼마나 약은지 옆에 외국인이 땅콩을 던져줘도 다가올 듯 말 듯. 결국 하나만 주워 냉큼 도망간다.

한참을 낙엽, 모래 먼지에 뒤섞여 놀다보니 입이 심심하다. 마침 보이는 아이스크림 가게! 바싹 마른입을 달달하고 시원하게 적셔준다. 콧바람이 절로 난다. 바람도 잔잔하고 햇볕도 따뜻해 기분이 한껏 업 됐다.

 

 

 

최종 목적지 타조우리에 갔다. 우리가 타조를 보는 건지 타조가 우리를 보는 건지. 타조의 시선을 뺏기 위해 갖가지 괴상한 소리도 내보고, 춤도 쳐보고 난리가 났다. 우리 뿐 아니라 아주머니, 아저씨들도 타조의 시선을 한번이라도 받아보고자 먹거리로 유혹한다. 이쯤 되면 타조가 우리를 구경한다고 봐야겠다.

동심으로 돌아가 정신없이 뛰놀다보니 어느 덧 피곤이 몰려온다. 한 친구가 ‘강촌랜드’를 가잔다. 오! 놀이공원 가고 싶었는데 마침 잘됐다. 이왕 멀리 나온 김에 실컷 놀아보자며 돌아가는 배에 올랐다.

들어갈 때보다 나갈 때는 한결 수월했다. 강촌랜드로 향했다. 그 사이 친구들은 곯아떨어졌다. 한 30분 갔을까. 아주 허름하고 오래돼 보이는 놀이공원에 도착했다. 롯데월드, 에버랜드 같은 공원을 상상하다 이렇게 오래된 놀이공원을 만나니 살짝 허탈감이 들었다. 하지만 나름 정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다.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 펀치(주먹으로 판을 때리면 세기만큼 점수가 나온다) 치기부터. 서로 승부욕에 불타 몇 번을 쳤다. 나중엔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슬슬 주먹이 아파오자 종목을 바꿨다. 다음은 동전 야구(자동으로 공이 나와 배트로 치기만 하면 된다).

오락은 즐겼고 이제 기다리던 바이킹을 타기로 한다. 옛날 바이킹이라 작은 편이었지만 흔히 월미도에 있는 바이킹 크기를 생각하면 되겠다. 앞 팀이 타는 걸 기다린다. 우와…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되겠다. 거의 90도 가까이 올라간다. 기다리던 친구 한명이 못 타겠다며 줄행랑을 친다. 어딜 감히~ 양 팔을 붙잡고 억지로 앉힌다. 시작도 안했는데 소리부터 지른다. 그러다 슬슬 바이킹이 힘을 내어 90도가 넘어가자 헉! 소리가 난다. 웬만한 대형 놀이공원보다 더 높이 올라간다. 타는 사람이 별로 없어 관리를 하는 아저씨가 횟수도 더 늘려준다. 실컷 타다 내려오니 친구, 다리가 풀려 풀썩 쓰러진다. 그 모습에 또 아이들 마냥 꺄르르 웃는다. 옆에 또 오락실이 보인다. 다시 승부욕에 불타 양궁, 사격에 돌입.

 

 

놀다보니 슬슬 배가 고파진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춘천 닭갈비를 먹을 시간이다. 먹어본 경험이 있는 친구가 안내하는 곳으로 향했다. 철판 닭갈비는 많이 먹어봤지만 제대로 된 숯불 닭갈비는 기억에 없다. 소금, 간장, 양념 세트를 차례로 시킨다. 친구들이 야무지게 구워준 덕에 맛을 제대로 즐겼다. 한 점 입에 넣으니 곧바로 사라진다. 세상에∼닭고기가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 세트에 포함된 막국수까지 호로록. 말 한마디 섞지 않고 연신 “맛있다”만 외치다보니 어느새 식사가 끝났다. 숯불의 뜨거운 열기 그리고 포만감에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눈은 풀리고.

이제 서울로 돌아올 시간. 운전자만 빼고 돌아가며 잠을 청했다. 침을 질질 흘리며 푹 자다보니 어느새 도착. 운전한 친구 말로는 갈 때보다 두 배 넘게 막혔다고. 수고한 친구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간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아무 생각 없이 뛰놀고 실컷 먹은 나들이 길이었다. 단풍도 실컷, 맑은 공기도 실컷 마셨다. 힐링 우정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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