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특별한 매력 북유럽 가을에 퍼트리다
한국 영화의 특별한 매력 북유럽 가을에 퍼트리다
  • 이석원 기자
  • 승인 2017.11.13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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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톡홀름국제영화제 참석 ‘악녀’ 정병길 감독, ‘능력소녀’ 김수영 감독
▲ 지난 8일 개막한 제28회 스톡홀름 국제영화제의 포스터

“인구가 적은 스웨덴에서 상업 영화를 하기 쉽지 않은 여건인데도 여기 영화학도들에게서 상당히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받았다.” (‘악녀’ 정병길 감독)

“영화제 관계자들로부터 예술성과 함께 독특한 작품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심사위원들이 상업영화와 다른 측면에서 독립영화의 독특함을 평가해줘서 수상의 기회를 얻고 싶다.” (‘능력소녀’ 김수영 감독)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상업적 성공을 거둔 흥행 감독과 예술성 짙은 단편 영화로 주목받고 있는 신인 감독이 동시에 출격해 한국 영화의 특별한 매력을 북유럽의 가을에 퍼트렸다.

지난 9일 스톡홀름에서 개막한 제28회 스톡홀름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악녀’의 정병길 감독과 ‘능력소녀’의 김수영 감독이 <위클리서울>과 인터뷰를 가졌다.

 

▲ 이번 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트윌라이트존에 초청된 영화 ‘악녀’의 정병길 감독(왼쪽)과 경쟁 부문인 단편영화 섹션에 후보로 오른 영화 ‘능력소녀’의 김수영 감독이 스웨덴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직접 스톡홀름에 왔다. (사진 = 이석원)

 

이 자리에서 정병길 감독은 “내년 스웨덴에서 ‘악녀’를 개봉할 것이라는 스웨덴 영화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아직 구체적인 날짜까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악녀’의 한국 배급사 측과 내년 스웨덴 개봉을 놓고 긴밀한 논의들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그때 다시 스웨덴을 방문해달라는 요청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김옥빈이 ‘니키타’를 연상시키는 액션 카리스마로 등장해 신하균과 연기 대결을 펼친 ‘익녀’는 이미 지난 5월 프랑스 칸영화제와 10월 스페인 시체스영화제에 출품되면서 유럽 영화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10일 영화 상영과 함께 스웨덴 관객과 만나는 자리도 가졌던 정 감독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아직까지는 한국 영화에 낯선 스웨덴이 한국 영화의 북유럽 진출 교두보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도 밝혔다.

또 정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할리우드에서 차기작 연출 제안을 받은 사실도 밝혔다. 정 감독은 “할리우드의 드림웍스와 넷플릭스 등으로부터 몇 가지 제안을 받았다”면서 “일단은 나만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제안을 받은 상태인데, 상황에 따라 내 시나리오를 가지고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드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편 영화 ‘능력소녀’의 김수영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영화제 사무국의 문을 두드린 케이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금을 받아 출품비를 낸 김수영 감독은 “스톡홀름 국제영화제가 호러물에 대해 문을 열지 않았었기 때문에 반신반의했는데, 오히려 별도의 섹션이 마련되면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 한국 내에서는 부산 국제단편영화제, 부천 판타스틱국제영화제 등에 출품되며 특별한 팬을 구성한 ‘능력소녀’는 모든 면에서 뛰어난 여고생과 모든 면에서 열등한 여고생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악할 만한 사건을 그린 호러물. 11일 스웨덴 관객들과의 만남을 가진 김수영 감독은 이 작품에 상당히 관심을 보인 스웨덴 사람들에 대해 “판타지적 공간과 판타지적 세계에서 영화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장르물에 대해 스웨덴 관객들이 보여준 관심은 한국에서 느끼는 것과 또 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내년 중에 장편 영화 데뷔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감독은 “내년이 단편 영화 ‘능력소녀’를 장편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며 “‘검은 사제들’처럼 단편 영화를 장편으로 만들어서 성공한 예가 있는데, ‘능력소녀’도 그렇게 되기를 기원해본다”고 말했다.

 

▲ 스톡홀름 시내 중심 노르말름 광장에 놓인 스톡홀름 영화제를 홍보하기 위한 영상. (사진 = 이석원)

 

한편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5편의 한국 영화가 스웨덴 관객들을 만났다. 지난 2월 제67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장편 영화 경쟁부문인 ‘오픈존’ 후보에 올랐다. 또 설경규 임시완 주연,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과 김명민 변요한 주연, 조선호 감독이 연출한 ‘하루’가 정병길 감독의 ‘악녀’와 함께 비경쟁 부문인 트윌라이트존에 초청됐다.

그리고 지난 7월 부천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완전 매진을 기록하며 관심이 집중됐던 김수영 감독의 영화 ‘능력소녀’는 경쟁 부문 단편 영화 섹션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번 스톡홀름 국제영화제는 총 60개국에서 150여 편의 작품이 참가했고, 오는 19일 폐막한다. <스웨덴=이석원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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