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 박석무

1천5백만이 넘는 백성들이 혹한의 추위에 굴하지 않고, 쌓이고 쌓인 적폐에 분노하여 촛불을 들고 적폐청산을 참으로 애절하고 간절하게 호소했습니다. 그런 결과 가장 큰 적폐의 하나이던 국정농단의 주인공 한 사람이 권좌에서 쫓겨나 감옥에 갇히는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또 그들은 적폐로 가득한 나라를 개혁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적폐를 말끔히 청산하는 일이 제일 첫째가는 국정과제라면서 나름대로 그런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시간이 흐르면서 과거 국정농단 세력에게 부역했거나 동조했던 세력이나, 아니면 개혁과 변화를 싫어하고 현상유지만이 가장 안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개인이나 집단, 그런 세력들은 적폐청산을 잘하려는 정치가 아니라 ‘정치보복’에 불과하다는 엉뚱한 주장을 하면서 개혁과 변화를 가로막고, 적폐청산에 방해가 되는 일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수구 보수층’ 이라는 집단이 그러하고, 온갖 적폐를 청산하다 보면 마지막에는 자신들이 저지른 적폐에도 매스가 가해질 것을 염려하는 수구 보수 언론조차 그에 동조하는 논조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습니다.
 
200년 전 다산, 그의 『목민심서』에서 겹겹이 쌓인 적폐청산에 대한 견해는 어떠했을까요. 법을 어기고 죄를 지어 법망에 걸린 공직자는 자신의 죄를 면하기 위해 상관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면서 자신은 죄가 없다고 궤변을 늘어놓는데, 이점에 대해 다산은 분명히 말합니다.
“이(利)에 유혹되어서도 안되고 위세에 굴복해서도 안된다. 비록 상사(上司)가 독촉하더라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不爲利誘 不爲威屈 守之道也 雖上司督之 有所不受:守法)”라고 말하여 불법적인 지시나 위세 높은 독촉에 따라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또 말합니다. “해롭지 않은 법이야 변함없이 지켜야 하고 합리적인 관례는 따르며 어겨서는 안된다(法之無害者 守而無變 例之合理者 遵而勿失:守法)”라고 말하여 백성에게 해롭지 않은 법, 합리적인 관례(慣例)야 의당 따라야 되지만 백성에게 해로운 법, 불합리한 관행은 반드시 고치고 바꿔야지 그냥 따르고 지켜서는 안된다고 명확히 말했습니다. 상관의 지시였고, 하던 대로 했을 뿐이라는 뻔뻔스러운 범죄자이자 적폐세력은 반드시 잘못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의 잘못된 관례, 불법적인 행위자들을 그대로 놓아두고 어떻게 새로운 나라를 만들며, 좋은 세상이 오게 할 수 있을까요. 적폐는 청산할수록 좋고, 법률과 올바른 관행은 지킬수록 좋은 것이지, 잘못한 세력이나 단체 개인들을 그냥 두고 넘어가야만 사회통합이고 민주주의라고 한다면 다산은 무어라고 말할까요, “법을 위반해 처리한다면 하늘이 벌을 내린다(非法斷事 皇天降罰)”라는 말을 인용하여 적폐청산은 하늘의 뜻이지 인간이 하는 일이 아님까지를 언급했습니다. 요즘 밝혀지는 적폐, 참으로 하늘도 분노할 일이지, 인간만이 분노할 일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격려와 독려를 해야지 비방하고 방해하는 일은 멈춰야 합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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