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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독서만이 살아나갈 길이다”

<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7.11.2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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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무

세상이 갈수록 변해갑니다. 책을 읽는 ‘독서’라는 단어가 아주 생소한 단어가 되어가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책이나 신문조차 사람들의 손에서 멀어지고 모든 것을 핸드폰 하나로 해결하면서, 출판계도 고민에 빠지고 글을 써서 생활하는 서생들도 고달픔에서 벗어날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갑니다. 그렇다고 옛날이라고 모두가 독서에 몰두하며 살아가지는 않았나봅니다. 그래서 200년 전의 다산도 아들들에게 보낸 유배지의 편지에는 아들들이 책을 읽지 않음을 꾸짖으면서 책 읽기를 거듭거듭 당부하고 강권했습니다.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일 뿐만 아니라 호사스러운 집안 자제들에게만 그 맛을 알도록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촌구석 수재들이 그 심오함을 넘겨다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뜻도 의미도 모르면서 그냥 책을 읽는다고 해서 독서를 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寄二兒)라고 말하여 책을 읽어도 맛을 알고 의미와 뜻을 제대로 알게 읽어야 한다고 가르쳐줍니다.
 
“폐족으로서 글까지 못한다면 어찌되겠느냐  글하는 일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배우지 않고 예절도 모른다면 새나 짐승과 하등 다를 바가 있겠느냐 ”라고 다그치며 책을 읽지 않으면 글을 모르고 글을 모르면 폐족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한다고 무서운 경고를 내렸습니다. 새나 짐승과 구별되지 않음을 강조해서 책읽기를 권장한 아버지 다산이었습니다.
 
다산의 시 한 편은 책 읽는 소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맑은 소리인가를 읊어서 또 책읽기의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온 세상에 어떤 소리가 제일 맑을꼬
눈 덮인 깊은 산속의 글 읽는 소리일세
신선이 옥을 차고 구름 끝 거니는 듯
천녀가 달빛 아래 거문고 퉁기는 듯
사람 집에서 잠시도 끊겨서는 안되는 일
응당 세상일과 어울려서 이룩되는 일
북쪽 산기슭 오막살이 그 누구 집인고
나무꾼조차 돌아감 잊고 정을 보내구려

天地何聲第一淸
雪山深處讀書聲
仙官玉佩雲端步
帝女瑤絃月下鳴
不可人家容暫絶
故應世道與相成
北崦甕牖云誰屋
樵客忘歸解送情

-산 북쪽의 글 읽는 소리 듣고 짓다-(賦得山北讀書聲)


사람이 사는 집이라면 책을 읽는 소리가 끊겨서는 절대로 안 되지만 세상살이 즉 세도(世道)와 함께 독서하는 일이 맞물려 가기 때문에 잘못된 세상에는 책 읽는 사람조차 없어져 간다는 내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맑고 아름다운 책 읽는 소리, 세상이 잘못되어가다 보니, 그런 소리가 그칠까 걱정하는 다산의 뜻이 너무 깊습니다.
 
어찌하여 이렇게도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며, 막말과 막된 일만 온 세상에 가득한 나라가 되었을까요. 요즘처럼 독서 인구가 줄어들어가는 나라에 장래의 희망이 있을까요. 이웃 일본만 해도 노벨 학술상 수상자가 20명이 훨씬 넘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한 사람의 수상자도 없는 것은 독서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이유 때문 아닐까요. 이제 동지(冬至)가 가까워옵니다. 긴긴 겨울밤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그런 긴 밤에 독서의 삼매경에 빠져보면 어떨까요. 성경이나 논어도 다시 읽고, 퇴계나 율곡의 책도 읽지만 연암이나 다산의 책은 어떨까요.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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