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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절벽'사태...소수만 끌고 가는 교육은 안돼”

<인터뷰> 청춘, 임용고시생을 만나다-1회 / 김혜영 김혜영 기자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7.11.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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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은 중등임용고시 1차 시험이 있는 날이다. 교사 선발 예정 인원을 급감하는 ‘임용 절벽’ 사태로 인해 누구보다 착잡하고 불안한 이들이 매서운 추위를 뚫고 시험을 치르게 될 것이다. 필자가 재학 중인 학교는 사범대는 없지만 교육대가 있고, 교직이수를 할 수 있는 환경이기에 결코 거리가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 당장 주위를 둘러봐도 고시원과 학원을 전전하느라 노량진과 신림으로 모이는 친구들이 있고, 그들의 안부는 짧은 소식으로밖에 전해 듣지 못한다. 초등학생부터 안정적인 공무원을 희망한다는 이야기가 농담처럼 쓰이는 사회에서, ‘고시’는 청년의 이야기이고 우리의 이야기다.

 

▲ 일러스트=정다은 기자 panda157@naver.com

 

먼저 ‘임용 절벽’ 사태부터 시작해야할 것 같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계속해서 최저를 기록하고 있고, 만 6세에서 21세까지의 ‘학령인구’ 또한 감소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원 수도 함께 줄여나가야 하는데, 그동안 일자리 증가 공약 때문에 임용고시를 통한 교사 선발 인원을 늘리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고시를 통과하고도 임용되지 못하는 발령 대기자가 수없이 불어났고, 교육청은 선발 인원을 대폭 줄이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3년간 임용이 되지 않으면 자격이 박탈된다는 부담까지 껴안고 있던 수많은 예비교사들이 한순간에 길거리로 내몰린 것이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교육부가 문제적 현실을 직시하고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화를 키우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 문제인데, 당장 눈앞에 놓인 저출산의 현실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임용고시를 앞두고, 무책임한 정책과 통보 속에 내쫓긴 예비교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많은 고시 중에서도 ‘교사’를 택한 그들의 꿈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냉담한 현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현재 학교에 재학 중인 임용고시생 보영(가명)을 찾아 인터뷰를 부탁했다.

“저는 선생님을 꿈꾸는 학생입니다.”

늘 그렇듯 자기소개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보통은 이름, 나이, 혹은 직업으로 자신을 설명하는데, 그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어렵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 몇 분이 흘러도 쉽게 입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 정도의 소개를 권유했더니, 그것보다는 선생님을 꿈꾸는 학생이 낫겠다고 한다. 적극적으로 답변을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자신만의 뚜렷한 생각이 있는 당찬 선생님의 이미지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다보니까 예전에는 당연했던 것들이 낯설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부당한 것도 많고, 이 세상이 참 이상한 게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세상에 대해 회의감도 많이 들고, ‘나는 무엇을 위해 사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교육에 관한 공부를 하다 보니 교육을 통해 희망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온갖 차별과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성차별 문제, 계층 문제 등의 문제가 많은데, 그 원인을 학교 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이 다 학교 때문이라고까지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학교가 잘못되고 있고, 사회 문제에 오히려 앞장서서 일조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학교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까지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사실 교사는 생각도 안했어요. 교육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생각보다 너무 어려운 직업인 것을 알게 됐죠. 그런데 계속 공부하고 생각하면서, 모두가 동등하게 무언가를 배우고, 자신의 권리를 알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으려면 학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렇다면 나는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을 만나면서 학교와 교육을 바꿔보자는 결론을 내린 거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라도 소신을 가지고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에요. 아이들과 함께 부대끼는 것이 너무 좋기도 하구요.”

어떤 문제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성적 정규분포표라는 다소 낯선 단어를 꺼냈다. 교사는 아이들의 성적으로 내는 정규분포표를 신경써서 그 다음 교사에게 좋은 수치로 넘기면 임무가 끝난다고 한다. 그래서 표의 앞부분에 해당하는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고, 중간과 뒤에 있는 아이들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고 한다. 사실 표의 곡선을 보면 앞에 있는 아이들보다 중간과 뒤에 있는 아이들이 수적으로도 많은데, 그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왜 다니는지조차 모르고 다니게 되는 현실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교육은 몇 명만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각자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끔 해야 하죠. 그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무기력하게 다니고, 학교를 싫어하고, 안 좋은 시스템을 학습해서 서로 폭력을 행사하고 있잖아요.”

그는 학교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 보다, 그 안에서 생활하면서 학교 시스템에 대해 배우고, 선생님들을 보면서 배우고, 자연스럽게 내면화되는 것이 훨씬 아이들에게 영향을 많이 준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지식적인 부분은 아이들이 하나의 주체로서 잘 살아갈 수 있게끔 기본적인 언어생활, 사고력,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정도로 하면 될 것 같다고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지식은 언제든 필요하면 찾을 수 있고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고 것이다. 그는 자신이 교사가 된다면 앞서 언급한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것들에 집중할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답변을 들을수록, 학교에서 시스템과 아이들을 주의 깊게 살펴본 경험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자연스레 그의 교생 경험이 궁금해졌다.

그는 자신의 모교인 사립학교로 교생을 나갔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좋았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그 누구보다 행복해보였지만, 그 외의 생활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아 보였다.

“사립학교라 교사들이 바뀌지 않고 유지가 돼서 서로 친밀하고 가족 같은 느낌이 있어요. 선생님들도 열의와 소신을 갖고 열심히 하시고, 무엇보다 학생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많이 보고 배웠죠. 저는 그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학교를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교생으로 가니까 많은 것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재단이라 비리가 있고, 비정규직 문제도 있었어요.”

그는 재단의 비리 같은 것은 자세하게 알지 못하지만, 기간제 교사 문제와 시간 강사의 문제를 생생하게 봤다고 한다. 그는 비정규직을 다 없애고, 그 TO를 신규 임용을 뽑는 데에 돌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이 없어지고, 임용과정이 정상화된다고 한다.

임용과정의 정상화에 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물었다. 그는 임용 문제가 여러 사정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어려운 문제라는 이야기로 입을 뗐다. 재정을 담당하는 곳에서는 공무원을 관리하고, 임금을 줘야하기 때문에 임용을 줄여야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게 맞는지는 모르겠다고 한다. 조금씩 교원 수를 줄여나가는 방법도 있는데, 이미 교사를 기르는 교육을 받고 임용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이다.

“뽑는 것만 줄인다고 다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라차원에서 그 교육에 들어간 비용도 무시할 수 없고, 사범대 수를 줄인 것도 아닌데 순서가 바뀐 느낌이죠.”

그는 좋은 교육 환경을 생각하면 교사 한 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이 맞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사 수도 줄여야 한다는 1차원적인 생각보다는, 현재의 비율에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실적이고 재정적인 문제로 어려울 것 같기는 하지만, 옳은 방향은 결코 교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지금도 교사들이 행정업무에 치여서 가장 중요한 수업 준비에 시간 투자를 하지 못하고 매일 야근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행정적인 업무 부담이 줄어야 교육이 정상화되기 때문에 교사 수가 줄어들면 이러한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걱정 어린 목소리를 냈다.

(이번 호는 예비교사의 목소리를 통해 ‘임용 절벽’ 문제와 교육에 관한 여러 담론을 들어보았다. 다음 호에서는 취업준비생과 고시생에 관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아보려 한다.)

<김혜영님은 본지 대학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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