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통합 깃발 ’안풍‘, 부메랑만 맞고 ’휘청‘
중도통합 깃발 ’안풍‘, 부메랑만 맞고 ’휘청‘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7.11.22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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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불협화음’ 점입가경

국민의당 ‘진로 찾기’가 순탄치 않다.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연대’ 깃발을 꺼내들었지만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끝장토론’까지 벌였지만 결과는 정책연대 수준에서 통합은 일단 보류하는 것이었다. 안 대표는 직접 선봉에 서서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당내 분위기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국민의당이 내부 목소리를 모으지 못함으로써 바른정당의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게 됐다. 정치권에선 중도통합론이 연내에 현실화되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다시 어려움에 봉착한 안 대표의 ‘통합론’의 앞날을 전망해 봤다.

 

 

자칫하면 ‘안풍’ 자체가 벼랑에 몰릴 처지가 됐다.

최근 안 대표는 당내 의원총회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역설하며 설득에 나섰지만 불발로 끝이났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이 이대로 외연확장을 하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고 배수진을 치며 “바른정당과 통합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제2당으로 우뚝 서야한다”고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당내 소통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 통합에 협조해 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초겨울 날씨처럼 냉랭하기만 했다.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명분과 실효성 부족을 이유로 들며 안 대표에게 직격탄을 연이어 날렸다. 특히 호남 출신 의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정동영 의원은 “여기서는 이말을 하고 저기서는 저 말을 한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안 대표를 정조준한 뒤 “당이 촛불 민심을 받들어 재벌, 정치분야 등의 개혁과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반대파 의원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가 탈당, 분당 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당이 화합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의총 뒤 결론은 “우선, 정책연대를 토대로 바른정당과의 신뢰를 구축해나가겠다”는 수준으로 일단락됐다.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창당 후 최대 위기”

“통합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고 사실상 배수진을 쳤던 안 대표는 적지 않은 상처만을 입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책연대는 이미 두 당에서 일부 추진해 왔던 사안임을 감안하면 자신에 대한 부정적 기류만 확인하게 된 셈이다.

안 대표가 지난 대선에 출마할 만큼 간판 얼굴이지만 당내 논의를 거치지 않고 통합을 주도하기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의총 결과에 대한 바른정당의 반응과 추가 탈당 여부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도 현역 지자체장을 포함해 일부 의원들의 자유한국당 추가 이탈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 경보음이 커진 상황이다.

추가 탈당이 현실화될 경우 국민의당의 통합 반대 입장은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 측은 “정책연대를 통해 신뢰를 구축한 이후 선거연대 등 진전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통합 반대파들이 평화개혁연대라는 내부 단체를 준비하는 등 안 대표에게 상황은 더욱 안 좋아지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의 태도를 보면 불통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우리가 연합·연대하다 서로 맞아 가면 통합도 할 수 있는 것이지. 지금부터 통합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창당 이후 최대 위기”라고 강조하며 “지도자가 신뢰를 상실하면 지도자가 아니다”고 안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안 대표의 '통합 구상‘은 명료하다. 그는 “연대와 통합으로 2당이 되면 집권당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지방선거를 치르는 입장에서 통합하는 것이 시너지가 가장 많이 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끈을 놓지 않았다.

지금 이대로 가면 호남 일부에서 당선될지는 모르지만 다른 지역에선 절망적이라는 게 안 대표의 위기의식이다. 황주홍 의원은 “이런 문제를 야기한 데에 안 대표 책임이 작지 않다”며 “통합은 더불어민주당이든 바른정당이든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선거 연대 이야기도 나오지만 결국 지방선거는 우리끼리 치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통합론의 깃발을 꺼내들었지만 정치적 타격만을 입은 안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로 가는 여정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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