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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에 포용적 복지국가로 화답했던 문재인 정부 반드시 성공해야”

<심층인터뷰>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3회 한성욱 선임기자lse3399@hanmail.netl승인2017.12.0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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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서 이어집니다>

▲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 단골의사제도의 장점을 든다면.

▲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단골의사제도는 국가의료제도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환자-의사’ 간 신뢰가 정착되고, 동네의원이 중증질환자를 대형병원에 의뢰하고, 치료를 마친 환자를 다시 역의뢰 받는 체계가 마련될 수 있다. 그러면 ‘환자-의사-의료기관’ 모두 ‘윈-윈’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두 번째는 질병관리 효과를 높인다.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 만성질환자의 큰 문제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약을 제때 복용하는 일이 중요한데, 정기적으로 복용하지 않아서 사망하거나 병을 키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마지막으로 국가의료체계 만족도를 끌어 올린다. 우리나라는 유럽선진국에 비해 국가의료체계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다. 이는 국민소득 증가와 국민기대 수준이 높은 원인도 있지만, 단골의사제도가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환자-의사’ 간 문제가 더 크다. 유럽국가에서 보듯이 주치의 제도는 의료체계에 대한 국민신뢰를 높이는데 효과적인 제도다.

 

- ‘전 국민 암(癌)부터 무상의료’ 정책도 추진했다.

▲ 2007년 11월 건강보험연구원장 임기를 마치기까지 연구자문위원으로 1년, 건강보험연구원장으로 3년간 마포의 건강보험공단에서 일했다. 당시 복지국가운동을 하면서 제주에서 서울로 자주 올라와야 했다. 그래서 마포에 작은 오피스텔을 월세로 얻었다. 사무용 비품을 사러 충정로 중고가구점을 찾았다. 명함을 여주인에게 주었는데 건강보험연구원장이란 직함을 본 주인은 ‘남편이 최근 위암 수술을 받았는데, 건강보험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반색하며 말했다. 엄청난 수술비 걱정을 했는데 비용이 너무 적게 나와서 당황했다고 한다. 나는 여주인에게 그것은 ‘암부터 무상의료’ 정책 덕분이었고, 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있을 때 그 일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랬더니 고맙다면서 의자 한 개를 공짜로 주었다. 이런 사례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잘 아는 경제학자 한 분이 위암수술을 받고 퇴원 후 받은 총 진료비가 100만원도 안되었다면서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최고’라고 칭찬했다.

 

- 의료민영화 중심에 삼성이 있었다.

▲ 의료서비스산업화의 본질이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라고 볼 수도 있다. 반면에 영리법인병원은 이를 위한 전위대다. 참여정부 당시 민간의료보험에 중점을 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복지부와 시민사회의 견제와 비판에도 이 정책을 막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삼성생명의 ‘민간의료보험 확대전략’ 보고서가 세간에 노출됐다. 2005년에 발표된 이 보고서는 국민건강보험을 대체할 포괄적 의료보험시장 확대가 골자다. 민간의보 발전단계를 6단계로 구분했는데, 당시에 실손 의료보험을 매개로 국가의료체계와 연관해 4단계로 예시했다. 5단계가 병원과 연계된 부분경쟁 의료보험이었고, 마지막 6단계가 정부보험 대체 포괄적 의료보험이다. 삼성의 궁극적 목적이 6단계였고 이 체계의 핵심에 있었다.

 

- 참여정부가 실손 보험시장을 열어주지 않았나.

▲ 오래 전부터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회사들이 실손 의료보험 상품을 팔고 있었다. 본래는 손해보험사만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을 2005년 8월 참여정부가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생명보험사들도 판매할 수 있게 했다. 2008년부터는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대한생명이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생보사들은 국민건강보험이 보유한 국민질병정보 공유를 요구했다. 질병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가입자를 사전에 걸러내 비싼 보험료를 부과하기 위해서다.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대하자 이들 생보사들은 자체 가입자 질병정보를 이용해 상품판매 전략을 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생보사들의 질병정보 공유요구는 앞으로도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을 평가한다면.

▲ 우리나라 복지를 이끈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이후, 복지 공론화는 10년도 안 된다. 반면에 두 차례에 걸쳐 수구정권이 저지른 복지파괴와 각종 적폐들로 국민들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 9년 동안 경제파괴와 노동파괴, 복지악화를 초래했다. 하지만 촛불시민혁명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재건시켰다. 이제는 국민 불행의 근원인 보수-적폐를 청산하고 경제사회적 민주주의를 확립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게 나라냐’를 외치며 분노한 촛불시민에게 포용적 복지국가로 화답한 최초의 복지국가 정권이다. 문재인 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만일 실패한다면 복지국가 건설이 무산될 것이고, 국민행복을 막아온 보수세력의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민주-진보적 시민사회와 함께 현 정부에 힘을 불어 넣어줘야 한다. 5년 만에 복지국가를 달성한다는 것은 청와대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국민 의지에 달렸다. 복지건설 주체는 바로 국민이다. 개혁의 고통과 조세부담 고통도 모두 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 끝으로 ‘복지국가실현’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 우리가 바라는 것은 보편적 복지국가다. 그러한 희망을 스웨덴의 ‘고복지-고성장’에서 찾을 수 있다. 복지국가가 우리 사회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약으로써 신성장동력임을 확신한다. 복지예산을 조금씩 늘린다고 저절로 복지국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신자유주의 길을 택한 미국과 영국, 실패한 남부 유럽의 길을 갈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정치경제적 안정’과 ‘양극화의 늪’ 사이의 선택이다. 선택은 자유다. 똑같은 자원이지만 운용방식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갈라진다. 복지국가는 결국 정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민주개혁 정당들의 확고한 복지국가 정치철학과 중장기 계획수립이다. 이런 인식을 가진 정치인 양성도 필요하다. 둘째, 정부의 실현가능한 보편적 복지정책의 적극적 실행이 중요하다. 셋째, 복지국가 국민운동의 가속화다. 깨어있는 시민들과 연대하고 지역별 활동범위를 넓혀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이 바라는 복지정책을 추구하는 정당을 선택하고 비례성 높은 선거개혁을 해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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