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풍’ 12월 위기설, 현실화될까
‘안풍’ 12월 위기설, 현실화될까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7.12.04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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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안 리더십’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또 다시 벼랑에 몰리고 있다. 대표 취임 100일이 지났지만 당내 상황은 더욱 혼란 속에 빠져들고 있다. 안 대표는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여러번 ‘위기’에 직면해야 했다. 지난 늦봄 대선에서 패배한 뒤에도 위기에 몰렸지만 대표직에 복귀하면서 스스로 길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이 당내 반발에 부딪히면서 ‘분당 시나리오’ 등 불협화음이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위기의 ‘안풍’이 연말을 잘 넘길 수 있을지 전망해 봤다.

 

 

백척간두에 서서 당을 구하겠다고 천명했지만 메아리는 크지 않다.

안 대표는 지난 8월 “광야에서 쓰려져 죽을 수 있다는 결연한 심정으로 제2창당의 길을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통합 시나리오 등 굵직한 사안마다 장애물에 걸리면서 안 대표에 대한 민심도 싸늘해지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주된 평가다.

새롭게 대표직을 맡은 이후로도 산 넘어 산이었다.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은 물론이고 전체적으로 바닥을 찍은 당 지지율은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내년 지방선거는 필패라는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호남파 의원들의 반발도 노골적이다. 박지원 전 대표 등 핵심 인사들이 작심이라도 한 듯 안 대표를 향해 집중 포화를 내놓고 있다.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면서 통합론도 어느 정도 힘을 잃은 상황이다.

안 대표측에선 바른정당과 통합해 중도 노선을 선점하지 않으면 앞으로 힘들 것이라고 말하지만 힘은 여전히 미약하다. 호남 중진들과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조직적 반발에 부딪히며 당은 이미 한지붕 두가족 상황이 됐다. ‘안철수 리더십’ 또한 회복하기 힘들만큼 상처를 입었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일각에선 양쪽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조만감 분열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위기론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안철수 12월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다. 안 대표측은 이달 말 전 당원투표와 전당대회를 통해 바른정당과의 통합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결판을 내자고 주장한다.

통합에 찬성하는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당내 별도 모임을 출범시키고 안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지역위원장들이 전당대회 투표권을 갖는 대표당원을 선임할 수 있는 만큼, 향후 통합추진을 위한 당내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호남권’ 결별 가능성

하지만 호남 중진 의원들의 반격도 점차 조직화되고 있다. 이들은 안 대표를 향해 ‘사퇴’를 심심찮게 거론하며 매섭게 몰아붙이고 있다.

유성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둑 무리의 두목이 되는데도 덕목이 있다 했다"며 ”하다가 아니면 말고 하면 도둑의 두목도 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역위원장 일괄사퇴 문제로 국감중인 당을 뒤집어 놓다 꼬리를 빼더니, 예산 감사로 중차대한 대목에서 되지도 않을 통합 문제를 꺼내들고 당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대표로서 최소한의 권위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상돈 의원도 “"이 정도 중대 사안이 의원 대다수 반대에 부딪히면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한국 정치의 오랜 관례”라며 “안 대표의 당내 리더십은 이미 와해된 상태고 바른정당과 통합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치권에선 이런 불협화음을 딛고 안 대표가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정당 혁신과 인재 영입 및 육성, 개헌과 선거법 개정에 온 힘을 쏟겠다고 공언하면서 대표에 취임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성공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의 정체성으로 내세운 ‘실천적 중도개혁정당’도 그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평가다. 바른정당과 통합이 성공하더라도 지울 수 없는 난제다.

독한 야당을 선언한 안 대표는 정부여당과 꾸준히 각을 세우며 안간힘을 써 왔지만 ‘리더십’에 대한 성적표는 시간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거대 양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려 했지만 이 역시 애매모호한 갈짓자 행보로 점수만 잃었다는게 반발파의 주장이다.

안 대표가 전면에 나섰지만 대선 패배 이후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렀던 당 지지율은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은 여전히 원내 정당 가운데 꼴찌다.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일제히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면서 안 대표는 다시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

최악의 경우는 국민의당 두 축인 안철수계와 호남권의 결별설이다. 이미 건너지 못할 강을 건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대로 가면 대선 잠룡으로서의 위상까지 무너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안 대표가 연말 위기설을 극복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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