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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 울리는 경보음, 동장군 칼춤 시작되나

공정위 쏘아올린 ‘적폐청산’ 신호탄 김범석 기자lslj5261@weeklyseoul.netl승인2017.12.0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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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을 맞아 재계에 동장군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첫 타깃은 효성그룹이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는 효성그룹의 조석래 명예회장과 장남 조현준 회장 등을 사익 편취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선 재벌 총수 일가가 사익 편취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부활시킨 기업집단국의 첫 움직임이 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공정위의 ‘적폐청산’ 움직임이 어디로 이어질지 전망해 봤다.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침내 칼을 뽑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최근 효성의 사익 편취 행위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심사보고서를 공정위 전원위원회와 효성 측에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심사보고서엔 여러 가지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후문이다.

여기엔 효성과 효성투자개발 등 법인 2곳,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 송형진 효성투자개발 대표이사, 부장급 실무 담당자 등 4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체 기관인 전원위는 회의를 통해 고발 여부와 과징금 규모 등 최종 제재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총수 일가 사익 추구’

공정위는 지난해 5월 참여연대의 신고를 받고 효성의 사익 편취 혐의를 1년 이상 조사해왔다. 참여연대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효성투자개발이 발광다이오드 제조사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조 회장이 62.8%의 지분을 소유한 사실상의 개인 회사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156억원, 3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를 보전하기 위해 2년 연속 120억원과 1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효성투자개발이 296억원 가치의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주장이다. 당시 효성투자개발은 효성이 58.8%, 조 회장 41.0%, 조 명예회장 0.3%의 지분을 각각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였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를 위한 부당한 지원 행위라고 해석했다. 전원위가 심사보고서대로 조 명예회장 등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결정하게 되면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규정에 따른 첫 총수 고발 사례가 된다.

조 회장도 검찰에 고발될 경우 지난해 11월 ‘일감 몰아주기’ 제재를 받은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이후 두 번째 총수 특수관계자 고발이 될 전망이다.

기업집단국은 이와 함께 사익 편취 행위에 가담한 담당 실무자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 동안 주로 법인을 고발 대상으로 삼아 왔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개혁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법인과 대표이사는 물론 불법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실무자도 원칙적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효성그룹은 ‘형제의 난’으로 시작된 법정 다툼에 이어 검찰 비자금 수사 등 이미 적지 않은 위기에 휩싸여 있다. 조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은 2014년 가족과 의절하고 형인 조 회장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 임원들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과 공정위의 집중 포화 속에서 효성그룹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대해 효성측은 “정상적인 투자였으며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은 CB 발행에 관여한 바 없다”며 “소명서를 준비 중에 있으며 의구심에 대해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자발적 개혁 의지’

공정위가 효성그룹을 직접적으로 겨누면서 다른 기업들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재벌개혁을 천명하고 나선 공정위가 다른 기업들로 대상을 확대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집단국이 만들어지면서 기업들이 여러모로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비상장계열사 지원 쪽을 점검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을 길들이기 위한 작업 아니냐는 얘기도 일각에선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신규 고용 확대, 중소기업 상생 등을 기조로 고수해왔다. 각 기업들은 이를 수용할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얼마 전 5대그룹 전문경영인과의 정책간담회에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개혁 의지에 의구심이 있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때문에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진그룹과 롯데, SK 등에 대한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회사 돈을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로 사용했다는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공정위가 개인 고발권을 행사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 법인이나 최고경영자가 아닌 실무자급 인사까지 고발 범위에 포함될 경우, 업무적으로 위축되는 반면 내부고발 가능성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업계에도 파고는 계속되고 있다. 올해 중소기업 174곳이 워크아웃·법정관리 등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았던 지난해 176곳보다는 두 곳이 줄었지만, 여전히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이 부진해지면서 자동차부품과 기계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 올해 구조조정 대상(C등급 61개·D등급 113개)은 176곳으로 작년보다 2곳 줄었다고 발표했다. 여기엔 코스닥 상장사도 1곳 포함돼 있다.

2011년 77곳이었던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은 2012년 97곳, 2013년 112곳, 2014년 125곳으로 서서히 늘어나다가 2015년 175곳, 2016년 176곳 등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계기업을 정리했던 2009년(512곳) 이후 가장 많았다.

금감원은 올해 신용위험 평가대상 중소기업이 2천 275곳으로 작년보다 11.8% 증가해 전반적 경영실적 개선에도 구조조정 대상 기업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과 도매·상품중개업 등 소규모 취약기업이 많은 업종의 신용위험 평가대상을 신용공여 50억원 이상에서 30억원 이상으로 확대한 결과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기업 전반적으로는 지표가 개선됐지만, 기업규모별 양극화가 심화돼 규모가 작은 기업은 많이 어려워졌다”며 “내년에는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부동산임대업이나 장치나 장비를 갖춰야 하는 조선협력업체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가 전방위적으로 불고 있는 매서운 바람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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