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피, 10만 인부들의 땀 잠들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피, 10만 인부들의 땀 잠들다
  • 구혜리 기자
  • 승인 2017.12.06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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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 ‘일본 오사카 여행기’-9회 / 구혜리

┃오사카 주유패스로 알짜배기 여행을 

▲ 오사카 주유패스 둘째 날 일정

제한된 시간과 자본을 효과적으로, 오사카 자유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주유패스’를 활용하길 권한다. 버스나 전철의 주요 대중교통을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8곳의 오사카 대표 관광지 무료입장, 그 외 16가지 할인 및 특전을 제공받는다. 이번 편은 필자가 오사카 여행 중에 주유패스를 사용했던 이틀 중 두 번째 날 방문한 곳을 중심으로 오사카를 소개한다. 열심히 쿠폰을 뜯으며 주유패스 관광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게임하듯 오사카 곳곳의 재미에 푹 빠져든다.

(1탄 링크 따라가기- http://www.weeklyseoul.net/news/articleView.html?idxno=37382 

                  http://www.weeklyseoul.net/news/articleView.html?idxno=37436 )

 

┃오사카 성

푸른 빛을 보이는 지붕과 금박 장식이 인상적인 오사카 성은 오사카의 대표적인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다른 걸 떠나서, 한눈에 아름다운고로 시간을 들여 감상할 가치는 없지 않다. 주탑인 천수각(天守閣덴슈카쿠)은 8층짜리 누각으로, 이 중 1층부터 7층까지는 마치 하나의 역사박물관처럼 오사카 전성기에 대한 자료로 재현되어 있다. 천수각에 입장하기 위한 정상요금은 600엔(한화 약 6000원)이지만, 주유패스를 통해 무료입장 가능하다. 운영 시간은 9:00~ 17:00 이며, 16:30 입장 마감이다.

오사카 성은 16세기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통일을 달성한 후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지은 성인만큼 오사카 내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외관의 양식과 기교는 일본 특유의 미적 감각과 기묘한 힘을 느낄 수 있는데, 역사 속으로 사라진 피와 10만 명의 인부들이 거쳐간 땀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완성 당시 오사카 성은 전체가 금박 장식으로 뒤덮인 호화로운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장식이 소실되어 콘크리트로 복원된 모습인데, 그 또한 역사의 계속 중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른 의미를 준다.

 

 

큰 강이 성을 감싸 흐르고, 또 니시노마루 잔디 정원을 비롯한 약 6만㎡의 공원이 강을 둘러싸고 있다. 공원에서 가볍게 피크닉을 즐기는 관광객과 인근 주민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특히 주유패스로 오사카성 고자부네 놀잇배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놀잇배에서 전통 의복을 입은 뱃사공의 가벼운 만담을 들으며 강을 따라 오사카 성을 한 바퀴 감상할 수 있다. 단, 예약이 필수인 만큼 오사카 성 진입 전 예약을 미리 해놓은 뒤, 오사카 성 관람 후 시간에 맞춰 놀음하듯 배에서 쉬어감이 좋다. (예약 조건을 미처 몰라 놀잇배를 타지 못한 관광객을 많이 봤다.) 쇼핑과 먹거리 천국 오사카지만 오사카 성만큼은 역사적 의미를 잔뜩 새기고 싶었는지 인근에는 곳곳에 역사적 이벤트가 숨어져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가 고자부네 놀잇배였고, 전통 무사 옷을 입은 환경미화원, 코스튬플레어, 포토그래퍼를 볼 수 있다. 주유패스로 니시노마루 정원과 중요문화재 야구라도 무료로 체험 가능하니 여유가 된다면 체험해 보는 걸 추천한다.

 

 

하루 전체 일정을 오사카 성으로 잡았다 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오사카 성 인근은 관광 명소 중에 명소다. 오사카 성을 구경하다 예쁘게 사진 찍는 법을 놓고 일행과 투닥거리다가 인근에서 열리는 고교 가요제가 신기해서 구경을 했다. 그렇게 하루가 후딱 가버렸다. 주유패스의 특전이 있는 관광지로 이동하기엔 해가 떨어지려던 참이다.

 

 

┃범선형 관광선-산타마리아 트와일라잇 크루즈

오사카 산타마리아 크루즈는 오사카항을 출발해 베이에리어 주요 명소들을 돌아오는 코스다. 주유패스를 소지했다면 역시 무료다. 산타마리아 크루즈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데이 크루즈와 트와일라잇 크루즈가 있다. 해가 떨어지기 전까지 총 8번의 운임이 있는데 이 중 7번째까지는 데이크루즈이고, 해질녘 단 한 번 운임 되는 8번째가 트와일라잇 크루즈이다. 해가 지고 난 뒤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따라서 트와일라잇 크루즈는 계절마다, 당일 일몰 시간에 따라 운임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전 예약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필자는 운 좋게 트와일라잇 크루즈에 상선했는데, 크루즈는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아기자기한 모습이었다. 탑승객은 그 화려한 장관 속에 사진을 찍기 바빴다. 크루즈 라운지 시설은 포근하고 적당히 고급지게 꾸며져 있다. 바다와 하늘 사이 수평선에 걸린 해가 마지막 탄성을 지르듯 물결 사이로 공기 사이로 퍼져 흐르며 눈에 아렸다. 여행의 마무리를 앞두고 마음을 정리하기에 최적의 장소와 분위기였다. 연인, 가족과의 로맨틱한 한 장면의 추억은 덤으로 안고 갈 수 있다.

 

┃덴포잔 관람차

크루즈를 타고 해질녘 노을 속 일몰을 보냈다면 항구 옆 덴포잔 관람차에 올라 오사카의 야경을 감상하자. 역시 주유패스로 무료 이용 가능하다. 그러서일까 대부분의 젊은 여행객은 크루즈에 내려 일행인 듯 다 같이 관람차로 향했다.

 

 

관람차 대기열에는 줄이 두 개로 나뉘어 있었다. ‘일반’이라는 팻말이 붙은 줄은 유독 짧았고, ‘투명’이라는 줄은 두 배 정도 인원이 서있었다. 이유인 즉슨, ‘투명’ 줄의 ‘투명’은 ‘투명’관람차를 뜻하는 바였다. 유리 관람차로도 알려진 덴포잔 관람차는 보기 드물게 바닥이 투명한 투명 관람칸이 있다. 일반은 보통의 평범한 불투명 바닥이라 측면의 유리로 관람을 하는 반면, 투명한 바닥을 밟고 발아래 오사카 항과 바다를 떠 있는 상상을 하면 온몸이 짜릿해진다.

 

 

┃천연 노천온천 스파 스미노에

오사카 주유패스 관광, 이제 정말 다 왔다. 주유패스 이용자라면 하루 일정 끝에 스파를 빠뜨리지 않길 강력히 권한다. ‘스파 스미노에’는 오사카 서쪽 스미노에 구에 위치한 천연 노천온천이다. 가까운 역은 스미노에코엔이 있고, 덴포잔과 비교적 가까워 일부러 붙여놓은 계획이었다.

일본 온천·스파는 대부분 수건비를 따로 받는 편이다. 다시 말하면, 개인수건을 미리 챙겨 가면 1000원~2000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주유패스로 스파 스미노에, 스파 나니와노유 두 군데 스파를 소개했는데, 전자는 보다 자연풍이 강하고, 후자는 모던풍이 강하다. 특히 나니와노유에서는 화이트 색상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개인탕이 인상적이었다. 스파 스미노에는 노천탕을 둘러싸고 실제 나무와 바위로 뒤덮여 있어 마치 숲속에서 삼림욕을 즐기는 신선함을 접할 수 있다. 너무 리얼해서 가끔 야생 곤충과 벌레를 만날 수도 있으니 놀라지 마시라.

 

 

 

┃덧붙이는 해프닝

1탄에서도 말했듯이 주유패스는 바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작은 티켓이다. 주유패스 안내 책자에 빨간 동그라미를 쳐가며 모든 일정을 마치고 호텔 인근의 지하철역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지하철 개찰구에서 나가려는 찰나 호주머니에 있던 주유패스가 사라졌음을 알게 됐다. 짧은 일어와 영어를 섞어 역무원에게 도움을 청해 다행히 밖으로 나올 수 있었지만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본인의 소명을 다하고 떠났구나.’ 유쾌하고 알찬 오사카 여행을 선사해준 주유패스 씨에게 감사하며 애도했다.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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