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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다

<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lslj5261@weeklyseoul.netl승인2017.12.0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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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성 핵발전 단지 앞에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을 표시한 울타리가 있습니다. 이전에는 핵발전소 가까운 담장 아래에만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 안내문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장영식

 

월성 한수원 입구에는 초록색 울타리가 있습니다. 이 울타리 안으로는 “원자력안전법 제89조에 따라 제한구역(EAB)으로 설정된 지역으로 일반인 출입 및 거주를 통제하는 지역”이라는 안내문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월성 핵발전소 핵반응로(원자로)에서 914미터 이내에 이 울타리가 있습니다. 이 울타리 안으로는 사람이 살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 울타리 경계에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현재 한수원은 이 울타리와 경계지역에 있는 다섯 가구를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소변 검사에서 삼중수소가 배출되고 있는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집단이주는 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 ‘914미터’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 최근 한수원은 나아리 주민들 중 다섯 가구를 대상으로 철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오른쪽은 사람들의 출입과 거주를 제한하는 울타리입니다. ⓒ장영식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 살고 있는 황분희 씨가 대표적입니다. 황분희 씨가 살고 있는 곳은 월성 핵발전소 핵반응로에서부터 약 1.3킬로미터 안에 있습니다. 황분희 씨는 갑상선암 환자이며, 초등학교에 다니는 그이의 손주들에게서도 삼중수소가 배출되었습니다. 나아리 주민들이 집단이주를 요구하며 월성 한수원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1199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한수원은 핵발전소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라고 앵무새처럼 반복합니다. 그러나 핵발전소는 위험할 뿐만 아니라 소량이든 다량이든 매일같이 방사능 물질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핵발전소 주변의 지역 주민들은 항상 주거권과 생명권을 침해받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 갑상선암 환자인 황분희 씨의 집은 월성 핵발전 단지로부터 1.3킬로미터 안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914미터' 밖에 있다는 이유로 이주가 거부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핵발전소와 함께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장영식

 

우리는 더 이상 핵발전소와 함께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처럼 핵발전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은 없습니다. 핵발전소 가까이 학교가 있고,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핵발전소에서 배출하는 방사능 물질에 의해 지속적으로 피폭당하는 주민들은 집단이주해야 합니다. 최소한 핵발전소로부터 5킬로미터 이내에는 사람이 살지 않아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돈’과 ‘이윤’보다 ‘안전’을 강조한 민주정부가 해야 할 책무입니다. ‘사람이 먼저다’라고 말한 문재인 정부의 책무입니다.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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