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감사 통해 친박계 현역 의원 4명 쓴잔

자유한국당 내 인적쇄신 바람이 매섭다.

최근 원내대표 경선을 거치며 전열을 정비한 한국당은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면서 ‘쇄신’의 깃발을 높이 올렸다.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선 조직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곳곳에서 컷오프 대상자들이 발표되면서 반발 또한 적지 않다. 한국당은 최근 발표한 당무감사 결과를 통해 친박근혜계 현역의원 4명을 비롯 전국 당협위원장 가운데 30%에 달하는 62명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논란이 됐던 서청원 의원을 비롯 4선의 유기준 의원(부산 서구동구)이 이름을 올렸다. 재선의 배덕광(부산 해운대구을) 의원과 초선의 엄용수(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도 친박계 인사로 타격을 받았다.

서 의원은 자타가 인정하는 친박계의 맏형이다. 그 동안 좌장 역할을 맡아왔으며 여야 통틀어 최다선 의원이기도 하다. 홍준표 대표 체제가 시작된 이후 ‘청산 1호’로 공공연하게 불렸다.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유기준 의원도 집중 포화를 피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친이계의 공천학살로 공천을 받지 못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당시 서 의원은 친박연대를 만들었고 유 의원은 친박 무소속 연대로 당선된바 있다.

3차례에 걸쳐 해운대구청장을 지낸 배덕광 의원과 밀양시장을 두 차례나 역임한 엄용수 의원 역시 친박계 인사다.
 

홍 “옥석 가려야 할 때”

이외에도 당협위원장에서 탈락된 이들은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와 한국당의 조직혁신이 일단은 친박계 청산으로 모아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의 공신들이 적지 않게 탈락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지냈고 주중대사를 지낸 권영세 전 의원은 서울 영등포을 당협위원장 자리가 교체 대상으로 올랐다.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희정 전 의원도 부산 연제구 당협위원장 부적격 판단을 받아 위기에 처하게 됐다. 19대 국회에서 친박계 비례대표로 분류되던 전하진 전 의원은 경기 성남분당을 당협위원장으로서 낙제점을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박 전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박창식 전 의원도 경기 구리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었지만 기준 점수에 미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태극기 집회에 참가했던 류여해 최고위원도 컷오프 대상에 포함됐다. ‘여자 홍준표’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강성인 그의 언변은 줄곧 논란이 돼 왔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부산 북강서갑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비박계 박민식 전 의원도 당무감사에서 탈락했으며 MBC 사장을 역임했던 김재철 전 MBC 사장과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인제대학교 교수도 당협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은 “한국당이 워낙 위기에 처해 컷오프를 하게 됐다”며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계량화해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도 “옥석을 가리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기에 부득이하게 당협위원장 정비를 하게 됐다"며 "일체의 정무판단 없이 계량화된 수치로 엄격히 블라인드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을 비롯 친박계 현역 의원들이 컷오프 대상에 포함되면서 ‘인적 청산’과 ‘표적 감사’ 논란은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내 해묵은 감정 싸움이 어떻게 귀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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