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홍대표의 고민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자유한국당에 빨간불이 커졌다. 내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영향력을 확대시키고 있는 홍준표 대표지만 새해 정치 일정을 생각하면 순탄한 것만도 아니다. 승리할 수 있는 적임자를 내세우겠다고 장담했지만 당사자들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70%대 가까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과 저조한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부담이다. 히든 카드로 내세웠던 인사들이 손사래를 흔들며 지방선거 출마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도 홍 대표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비상경보음이 울리고 있는 자유한국당 내 상황을 살펴봤다.

 

 

2018년 지방선거는 홍준표 대표의 정치 운명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밖에 없다.

류여해 전 최고위원 제명을 비롯 친박 인사 청산 등 강경 드라이브를 유지하고 있는 홍 대표가 명분으로 내걸고 있는 것도 일차적인 것은 지방선거에서의 승리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당 전열 정비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내세울만한 후보들이 저마다 고개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인재 영입에 나름 자신감을 가졌던 홍 대표도 이들에 대해선 강하게 나설 수 없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올 대선과 지금까지의 지지율을 볼 때 부산․경남(PK) 에서조차 이전보다 휠씬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홍 대표가 생각했던 비장의 카드들이 연이어 흔들렸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 총장은 부산시장 후보로 언급되는 것과 관련 “잠시나마 고민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심사숙고 끝에 아직은 현재의 위치에서 제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 엄중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을 기점으로 저의 부산시장 출마에 관한 이야기가 더이상 회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뜻을 분명히 했다.
 

수도권 선거도 ‘험로’

경남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안 전 대법관도 그 동안 고민을 많이 했지만 주위의 만류도 많았고 자신 역시 불출마로 뜻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 동안 한국당이 가장 고민했던 인물난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장 총장의 경우 홍 대표가 직접 만나는 등 애썼지만 불발로 끝났고 그나마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 안 전 대법관도 힘들어졌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PK를 지방권력을 교체하는 교두보로 삼고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 동안 견고했지만 20대 총선과 5·9대선을 거치며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다.

홍 대표로선 수도권까지 고민하면 셈법은 좀 더 복잡해진다.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후보군의 경우 여권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별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홍정욱 전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언론사 그룹을 소유하고 있는 홍 전 의원이 승산이 높지 않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경기도지사 후보로는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거론되지만 인지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홍 대표는 승리 가능성이 높은 대구·경북 등 후보군이 쟁쟁한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선 전략 공천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당 대표직을 걸겠다는 의지로 엿보인다.

홍 대표의 목표는 일단 현상 유지다. 한국당이 지키고 있는 부산 인천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6곳을 지켜내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바른정당 소속의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의 몫도 고민해야 한다.

홍 대표는 이와 관련 “만약 현상 유지를 못 하면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비공개 회의에선 “대선에서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인물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 대대적인 ‘신보수주의’ 선언도 준비 중이다. 일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당을 홍준표 체제로 바꾸는 것도 전략공천의 전초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준비중인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새 당협위원장에 대한 공모를 마치면, 상향식 공천으로 되어있는 기존의 공천 룰을 전략공천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 2월 초까지는 공천 룰을 완성하고 3월 말까지는 공천을 완료중하순까지는 공천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후보 영입 초반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는 홍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적임자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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