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김경성

 

 

 

우리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어느 숲에서 건너와서 이렇게  저물어가고 있는지를

 

시간의 문장이 새겨져 있는 나이테를 하나씩 뜯어내면

그 사이에 들어있는 기원 같은 것을 알아낼 수 있을까

 

이 한없는 기다림을 무엇이라 불러야 하나

 

몸속으로 흐르던 수맥을 잘라내고 마른침을 삼키며

아껴놓은 말을 끝내 하지 못했다

 

어쩌면 창호지 바른 꽃살문은 겹겹이 쌓아놓은 나무의 눈물인지도 모르겠다

(선암사에서)

 

 

 

 

 

(‘쉼표, <사진과 인문>’ http://cafe.daum.net/comma-photo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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