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앞두고 ‘이탈 도미노’

또 다시 이합집산의 계절이 다가왔다. 저마다 명분을 이야기하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감출 수 없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움직임이 분주한 가운데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세연 의원이 바른정당을 탈당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추진중인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에 불참하겠다는게 주된 이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측도 상황이 낙관적인것만은 아니다.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일부 이탈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당 소속 의원들의 이탈이 통합신당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탈당 행렬이 6월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해 봤다.

 

 

바른 정당이 통합 과정 속에서도 점차 군소정당으로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김세연 의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그동안 지역에서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 온 당원동지들의 뜻을 받들어 한국당으로 복귀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의 한국당 합류는 보수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일만큼 한동안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유 대표는 이와 관련 “다른 누구보다 김 의원의 탈당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누구보다도 개혁보수의 길을 같이 갈 거라고 믿었던 분”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 의원은 바른정당에 탈당계를 낸 후 한국당에 입당 원서를 제출하는 등 복당 의지를 분명히 했다.

남 지사도 통합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유 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 의원들에게 자신의 뜻을 전한 뒤 탈당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늘 이야기 드렸던 보수통합, 그리고 나서 중도통합의 길로 가자고 얘기했다”며 “순서가 달라서 지금 저는 동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당장 한국당으로 복당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군’을 암시했다.

통합 움직임에도 조금씩 김이 빠지기 시작했다. 김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정당 의석수는 11석에서 10석으로 줄었다. 유 대표의 입장은 명확하지만 향후 추가 탈당이 있을 경우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을 수 있다.
 

‘개별입당’ 주장도

오신환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흔들림 없이 성공적인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데 대해 이견 없이 합의를 봤다”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국민의당 내에서 당대 당 통합 대신 통합에 준하는 개별입당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한다. 오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개별의원의 희망사항을 담은 발언”이라며 “우리와는 관련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학재 의원 등 현역 의원 1, 2명이 동요하고 있고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통합에 부정적이어서 향후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도 통합 반대파들의 반발에 부딪혀 통합 논의는 초반보다 기운이 빠져가고 있다. 바른정당 내에서 추가 탈당이 이어지고 호남파 의원들의 신당 논의가 현실화되면 로드맵은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유 대표와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의 통합 의지를 계속해 내비치고 있지만 탈당에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남 지사와 당의 정강정책을 만들고 정책위의장 등을 맡았던 김 의원의 탈당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더구나 이들은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 가능성이 높다.

유 대표는 “의원들도 성공적인 통합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똑같다"며 "다만 그 과정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데 다 수렴해서 국민의당 측과 협상을 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당 안 대표와 직접 협상에 나서겠다며 적극적인 의지도 감추지 않았다.

유 대표는 “조만간 안 대표와 만나 얘기해볼 생각”이라며 “통합추진협의체에서 추진하는 것 외에도 안 대표 측과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한보다는 보다 폭 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국민의당 일각에선 당세가 위축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개별입당을 제시하기도 하는 등 통합 논의가 변화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바른정당의 향후 선택이 일차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바른정당은 지난해 5월 대선에서 1차 집단탈당에 이어 지난해 11월 2차 집단탈당으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이미 상실했다.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앞두고 또다시 세가 줄어든 만큼 지방선거에 당장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내심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남 지사의 행보에 “잘 모시겠다”고 답했다.

홍준표 대표도 “들어오려고 하면 정당선택의 자유가 있다”며 “들어오려 하는 사람들을 배척하는 정당은 정당이 아니다"고 이전보다는 유연한 입장을 내비쳤다. 통합 논의를 앞두고 파고를 만난 ‘바른정당호’가 폭풍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