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위대한 쇼맨’

▲ 영화 ‘위대한 쇼맨’ 포스터

기대했던 영화가 그다지 흥행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다운을 받거나 DVD방에서 보면 되지만 영화관의 그 큰 스크린과 웅장한 사운드는 따라갈 수 없다. 꼭 영화관에서 봐야만 하는 영화가 있다. CG가 뛰어나거나, 스케일이 크거나, 영상미가 돋보이는 등. 지금 소개할 이 작품은 예고편이 나왔을 때 무조건 영화관에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미제라블’이후 휴 잭맨이 또 하나의 인생 뮤지컬 영화로 돌아왔다. ‘위대한 쇼맨’이다.

‘위대한 쇼맨’은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이자, 꿈의 무대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남자 ‘P.T.바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이다. 바넘 역의 휴 잭맨을 비롯해 잭 에프론, 미셸 윌리엄스, 레베카 퍼거슨, 젠다야 등 실력파 배우들이 모였다. ‘미녀와 야수’ 제작진과 ‘라라랜드’ 작사팀의 합류로 비주얼과 스토리, 음악이 더욱 풍성해졌다. 바넘은 선천적인 특징 때문에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모아 그의 쇼에 멤버로 들이고 무대에 서는 모든 이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해준다. 그들은 쇼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고 점점 변화해간다. 바넘 역시 그들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간다.

영화는 처음부터 화려한 노래로 시작된다. 휴 잭맨의 선곡과 그의 쇼가 초반부터 관객들을 압도한다. 마치 실제 쇼가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다.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심장이 쿵쿵 뛰게 만든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노래가 그렇다. 시작과 마지막에 쇼를 알리는 ‘The Greatest Show’, 바넘의 꿈과 인생을 보여주는 ‘A Million Dreams’, 쇼 멤버들이 스스로 자신감을 갖게 될 때 나오는 ‘This Is Me’ 등.

뮤지컬 영화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O.S.T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위대한 쇼맨’의 O.S.T는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라라랜드’로 주제가상을 수상한 바 있는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 콤비가 맡았다. ‘위대한 쇼맨’은 ‘라라랜드’ 이전에 작업한 것이다. 두 사람 다 유명세가 없음에도 그들의 능력을 알아채고 믿음을 준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 뿐만 아니라 휴 잭맨은 ‘레미제라블’로 제70회 골든 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이후 또 한 번 실력을 뽐냈다. 쇼맨이란 역할과 잘 어울리는 빼어난 가창력을 보여줬다. ‘헤어스프레이’ ‘하이 스쿨 뮤지컬’ 등으로 소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잭 에프론 역시 한층 더 성숙한 목소리를 ‘Rewrite The Star’를 통해 보여줬다. 쇼 멤버 중 메인 보컬이라 할 수 있는 레티 러츠(케알라 세틀)는 파워풀하고 시원한 목소리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 영화 ‘위대한 쇼맨’ 스틸컷

 

영상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한 장면 한 장면 무척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가난한 바넘의 가족이 옥상에서 생활하는 장면은 마치 동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배경과 소품, 의상 등 비주얼적인 부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시대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 봐도 감탄을 불러일으킬 만한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안무 역시 역동적인 촬영법과 현대적인 컬러로 세련되게 구성했다. 영화의 모든 장면을 캡처해 액자로 걸어두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영화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무게감이 있다. 인종차별, 선입견, 남녀차별 등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다룬다. O.S.T 중 ‘This Is Me’가 주제가인 이유다.

 

I am not a stranger to the dark (난 이 어둠에 익숙해)
‘Hide away’, they say (사람들은 말했지, ‘숨어서 살아’)

But I won’t let them break me down to dust (하지만 그들 말처럼 먼지가 디어 주저 앉지는 않을 거야)
I know that there’s a place for us (우리를 위한 무대가 있으니까)
For we are glorious (우린 영광스러운 존재들이니까)

I am who I’m meant to be, (난 이 운명을 갖고 태어났고,)
This is me (이게 바로 나야)

-‘This Is Me’ 중

 

비슷한 시기에 개봉, 스크린을 점령한 한국 영화 때문에 의외로 많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 ‘쇼’를 본 사람들은 웃음 사기꾼 바넌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했고, 흐뭇한 미소를 띤 채 극장을 나섰을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 생각해봤다. 바넌, 그는 진정한 쇼맨이었나, 아니면 희대의 사기꾼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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