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리는 측근들 ‘판도라 상자’ 열릴까
등 돌리는 측근들 ‘판도라 상자’ 열릴까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8.01.26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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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MB

이명박 전 대통령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측은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하며 배수진을 편 상태다. 하지만 믿었던 과거 측근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사면초가의 신세에 놓이게 됐다. 김백준 전 대통령실 총무기획관이 구속된 이후부터 긴장감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급히 마련해 “보수를 궤멸시키기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아직 시작일 뿐이라는 얘기가 적지 않다. 이른바 사자방 사업 등은 아직 수면 밑에 있기 때문이다. 경보음이 울리고 있는 이 전 대통령측 분위기를 살펴봤다.

 

 

이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며 전현직 정권간 기싸움이 절정을 치닫고 있다.

지난해 11월 그는 바레인으로 출국하면서 “지난 6개월간 적폐청산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냐 정치적 보복이냐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금기시되다시피한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작심한 듯 직격탄을 날렸다.

이 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반박하면서 정치권 또한 요동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반박한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 정도만 언급될 만큼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전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대부분 전직 언론인 출신이어서 이번 사태와 같은 경우 전면에 나서기 힘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초 MB 진영은 검찰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를 정치공세 수준에서만 생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후 검찰이 김백준 전 기획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다스 문제까지 깊숙이 수사하면서 긴장감이 커졌다.

믿었던 핵심 측근들이 한명씩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 시작했다는 점도 위기감을 높게 만들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충복으로 불렸던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은 2008년 4월과 5월 김성호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로 2억원을 김 전 기획관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에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실장은 김희중 전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게 이 전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류우익 당시 대통령실장에게 재차 요청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우익 전 실장이 최근 비공개 검찰 조사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모르겠지만 독대했던 것은 맞다”고 진술한 것도 이상징후다. 검찰은 또 구속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2010년 재직 당시 청와대에 특활비를 상납한 사실 일부를 인정하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 관리’ 실패 논란

상황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검찰의 자신감은 높아진 반면 MB 진영의 입은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20년 넘게 이 전 대통령을 보좌해온 김희중 전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후속 타깃으로 지목받았다. 과거 친이계 핵심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 마음이 급해진 것은 김희중 전 실장이 검찰에 나가 입을 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이 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사람 관리를 잘 못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정 전 의원은 “김희중 전 실장이 2012년 저축은행에서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1년3개월 정도 실형을 살았는데 이때 김 전 실장의 아내가 생활고를 못 이겨 자살했다”며 “MB가 장례식장에 오기는커녕 조화도 안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지금 수사를 받고 있는 우리 정부의 공직자들은 모두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라며 “제 재임 중 일어난 모든 일의 최종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들의 다른 질문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측은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다방면으로 국면 수습에 들어갔지만 상황을 뒤집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보수진영의 결집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기엔 상황이 녹록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대통령을 역임하신 분으로서 말해선 안 될 사법 질서에 대한 부정이고 정치 금도를 벗어나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도 활동 반경을 좁게 만들고 있다.

이 대통령 측이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아킬레스건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는 후문도 들린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국정원 특수활동비까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게 자유한국당의 주장이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설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향후 정치권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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