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지지율 우산 밑에 숨어 드넓은 하늘 못 보는 일 없어야”
“높은 지지율 우산 밑에 숨어 드넓은 하늘 못 보는 일 없어야”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8.01.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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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 대학도 문제가 심각하다.

▲ 전교조는 그동안 대학평준화 사업을 10여 년 동안 지속해왔다. 이를 위해 제주에서 서울까지, 또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도보행진을 하며 시민들을 만나고 입시폐지와 대학평준화 운동을 펼쳐왔다. 프랑스의 경우 파리1대학, 2대학으로 평준화에 성공한 것처럼 우리도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국공립대학을 네트워크화하고, 나중에 사립대학을 공영으로 묶는 방법이 있다. 작년에 9개 지방 국공립대학 네트워크화 선언을 했다. 어느 대학을 나오든지 같은 졸업장을 주는 거다. 그렇게 해서 점차 서울대도 포함시키고 모든 대학으로 확대하면 가능하다. 지방이라도 가까운 대학에 가서 공부하고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특정분야에 국한된 대학 교수도 여러 대학을 다니며 강의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한 대학 교수가 아니라 다수 대학의 교수가 되는 교육시스템으로 지적재산을 공유하고 대학서열화를 해소해야 한다.

 

- 서울대를 포함시키는 게 과연 가능할까.

▲ 우선은 지방 국공립대학만 해당된다. 서울대는 우리나라 교육의 정점에 서 있는 최대 권력의 핵심부다. 일류대학의 병폐를 없애야 국가통합과 발전이 가능하다. 한때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대 폐지론을 말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일류대만 고집하는 의식을 바꿔야 한다. 이제는 프랑스처럼 우리나라도 서울1대학, 2대학, 3대학으로 대학명칭을 바꿔나가야 한다. 연세대와 고려대 등 사립대학도 결국은 그런 시스템으로 단계적으로 편입시켜 가면 된다. 처음에는 국공립이 먼저하고 그 다음에 사립대학을 포함하면 가능하다. 이것이 전교조의 꿈이다. 모든 것을 움켜쥔 기득권 권력층이 솔선수범해서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고위층 자녀들이 유치원부터 영어로 입학식을 하고 중국어를 제2의 외국어로 배워야 하는 난리법석 교육현실에서는 이 같은 교육개혁을 하기 어렵다.

 

- 선거연령을 16세로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전교조가 선거연령 인하에 합의를 이뤄낸 것은 아니지만, 16세 선거권 확보에 전향적으로 동의한다. 18세를 주장하는 것은 정치권의 논리다. 지난 광화문 촛불광장에 나왔던 학생들의 마이크 발언에서 보았듯이 중학교 1, 2학년 학생들이 자신들의 소망을 소신 있게 말했다. 그런데 아직도 일부 어른들은 이들을 미성숙한 아이들로 치부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아이들에게 정치교육이 더 확장돼야 한다. 중2, 중3 과정에서부터 정치를 가르치고, 정당가입과 의회연설 기회를 열어주는 등 민주시민 연습을 해야 한다. 정치적 의식성장은 국가적으로 볼 때 성숙한 정치시민이 많아지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자산이다. 20~30년 후가 되면 민주시민교육을 제대로 받은 고품질의 정치인 배출이 가능해진다. 10대라고 해서 결코 미성숙하지 않다.

 

- 국민 여론은 어떻다고 보는가.

▲ 그다지 우호적 입장은 아니란 생각이다. 그러나 촛불혁명 이전과 이후의 시민들은 다르다. 촛불시민들은 정치적 주체적으로 각성되었고, 그런 경험들을 깊게 체험했다. 촛불광장에 나온 세월호 세대의 의식도 달라졌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치적 주체세대로서 중심에 우뚝 섰다. 자기 가치관도 뚜렷하다. 미래지향적으로 볼 때 그렇게 나가야 맞다. 과거 정치권과 수구언론들이 해왔던 방식처럼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가르쳐야 될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어른들과 교사들도 아이들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 아이들도 정치적 시민으로서 충분한 능력과 가치관을 갖고 있다. 자아형성도 과거 어른들보다 훨씬 더 빠르고 성숙하다. 16세 선거연령 인하는 이뤄져야 한다.

 

- 정치기본권 부여, 가능할까.

▲ 전향적으로 아이들에게 정치적 발언권을 주어야 한다. 연령이란 하나의 상징체제일 뿐이다. 18, 17, 16세를 향해 정치권이 과감하게 정치적 기본권을 구축해 나갈 때, 학교교육 현장도 변한다. 지금은 교사들의 정치적 발언이 법적으로 막혀 있다. 하지만 선거연령을 내리고 기본권을 확대하게 되면 교사들의 학생들에 대한 특정한 정당지지와 주입을 강요하는 등의 문제도 사라진다. 기본권이 없는 학생들이 모르는 상태에서 우민화 교육을 받게 되면 정치적 희생물이 될 수 있다. 과거에도 정치권이 교사들을 정치도구화 한 사례가 많았다. 박정희 유신정권시대에는 교사가 ‘유신전령사’ 역할을 했다. 교사들이 유신헌법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서명을 받고 학부모들을 만나 선전원으로 동원되는 등의 아픈 역사가 있었다.

 

-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출산율 문제도 심각하다. 학교교육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텐데.

▲ 사실 이 문제로 교원들도 갈림길에 있다. 교원의 숫자도 법정인원에 비해 줄고 있다. 10명에서 7~8명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외국처럼 교원 수를 늘려야 한다. 현재 학급당 학생이 평균 35명 정도다. 향후 25~20명으로 줄여야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다. 40명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학급인원을 세분화해서 전문교사를 늘리고 아이들과 호흡을 하는 전인적 1:1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급 당 학생을 감축하는 게 매우 중대한 것이다. 이것은 교육이기주의가 아니다.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이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서비스 차원에서 확대돼야 한다. 면 대 면 교육시스템이 확대되고 교육영역 세분화와 교원확충, 전문성 강화도 함께 요구된다. 유럽도 이미 그렇게 해왔고 미국도 교육영역에서 전문성을 확장해왔다. 학생 수도 우리보다 훨씬 적다. 우리는 OECD 평균에도 못 미친다. 올해도 교육예산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실제로 교육현장에 투입되어야 할 재정은 아직도 미흡하다.

 

- 전교조의 올해 목표와 계획은.

▲ ‘3대 교육적폐 청산’이 목표다. 3대 과제는 법외노조 문제와 성과급 폐지, 교원평가제 폐지다. 그런 기초위에서 새로운 교육체제와 교육혁명 완수에 집중할 것이다. 현재 교사들은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이 없다. 온라인에서 정치댓글에 대해 ‘좋아요’ 표현만 해도 범법행위자로 적발된다. 개인적으로 정치적 견해를 말하지 못한다. 집단적 정치견해를 밝히면 곧 바로 사회적 집단행동금지조항에 저촉된다. 정치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은 교단은 정치적 무덤이다. 교사들에게 정치기본권이 주어지지 않으면 민주적이면서 정치적인 시민을 길러낼 수 없다.

 

- 마지막으로 정부와 국민, 교사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촛불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 촛불혁명정부라면 촛불개혁과제와 적폐청산을 추진함에 있어서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또한 적폐청산을 넘어서 나라다운 나라와 교육다운 교육을 공약했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거침없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치 공학적 계산에 매몰돼 할일을 방기하거나 미루는 것은 적폐청산이 아니라 적폐를 계승하는 것이다. 다가올 6월 지방선거를 너무 의식하거나 70%대 지지율의 우산 밑에 숨어서 드넓은 하늘을 못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 또 하나 짚고 가자면, 그동안 전교조가 국민들에게 교육소홀과 부정적 조직의 이미지를 심어준 것 같아 죄송스럽고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교조는 탄생부터 끝까지 아이들의 행복한 삶과 행복한 학교와 교단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온 조직이라 자부한다. 성찰할 부분이 있다면 뼈를 깎는 길을 가겠다. 참교육 정신을 잃지 않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으로서 아이들에게는 희망과 빛을 주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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