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따로 민심 따로’

지방선거를 4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 불렸던 곳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선택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부산시장의 경우 자유한국당이 후보 찾기에 고심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로 들어서고 정치권 지각변동이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게 지역 정가 관계자들의 말이다.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는 PK 지역 민심을 살펴봤다.

 

 

연초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은 그 어느 때보다 부산시장 선거에 거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유력 후보로 지목됐던 인사들이 출마를 고사하면서 위기감이 올라가고 있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가가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지만 얼굴마담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실만큼 이 곳에서 다졌던 자유한국당의 아성은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흥행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마를 접은데 이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도 사퇴시한까지 입장표명이 힘든 상황이어서 고민이 깊다. 여기에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사실상 경선을 거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전 수석은 출마를 포기하면서 ‘외연확장’에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경선에 나가지 않는 상황에서 얼마나 흥행몰이에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다.

김 장관은 공직자 사퇴시한인 3월 15일까지는 출마의사를 명확히 하기 힘든 상황이다. 출마를 선언하고 해수부 장관직을 수행할 경우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결국 사퇴시한까지는 분명한 출마 의사를 밝힐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 장관도 출마 의사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 전 장관의 경우 내부에서 예비후보 등록일인 2월 13일까지 김 장관이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실상 가장 어려운 라이벌에 대한 압박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 외에도 경선을 준비 중인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상황에 따라 출마할 수 있다는 박재호 의원 등이 있지만 상대적 인지도가 약한 편이다.
 

문 지지율 ‘조정기’

오히려 최근 안철수 부산시장 출마론이 다시 나오면서 분위기는 복잡해지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부산 출신인 안철수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바른정당의 유일한 PK지역 현역의원인 하태경 최고위원은 안 대표와 관련 “지방선거에서 선수로 뛰게 해야 한다”며 “안 대표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만큼 반드시 지방선거에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통합신당 차원에서 최선의 카드는 역시 안 대표가 후보로 나서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보궐선거가 확정된 해운대을 지역도 민주당으로선 도전해 볼 만한 곳이지만 상황이 순조롭지만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시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윤준호 현 지역위원장과 경선에서 맞붙을 외부 인사들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선거에서 PK 선거는 여론과 민심이 일치하지 않음을 종종 보여줬다. 지난해 5월 9일 실시된 19대 대선이 대표적인 경우다. 한국갤럽이 대선 1주일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PK 지지율은 42%로, 자유한국당 홍준표(23%) 후보 보다 배 정도 앞섰다.

하지만, 지역 실제 득표율은 문 후보가 38.3%로 홍 후보(31.8%) 보다 6.5% 앞서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2016년 4월 13일 실시된 20대 총선은 그 반대로 나타났다. 2016년 4월 4∼6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당시 새누리당의 PK 정당 지지도는 52%로, 11%에 그친 더불어민주당을 5배 정도 앞섰다.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당시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PK 전체 40석 중 27석을 얻는데 그쳤다. 반면 민주당 8석을 포함해 13석을 잃었다.

최근 들어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하면서 PK 민심도 이상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부산시장을 포함 PK 지역 지방선거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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