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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생긴 전통시장이라…왜 여태 몰랐지?

<전통시장 탐방> 면목동 동원골목시장 정다은 기자lpanda157@weeklyseoul.netl승인2018.01.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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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탐방을 하다 보니 신문사 인근의 유명한 시장은 대부분 다녀왔다. 점점 범위를 넓히기 시작했다. 인터넷엔 정보가 부족한 곳이 많다. 인터넷 지도상엔 표시돼 있으나 실제로 가보면 이게 시장인가 싶을 정도인 곳도 있다.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보물 같은 곳을 샅샅이 찾아봤다.

이번엔 중랑구 면목역에 위치한 골목형 시장이다. 바로 ‘동원골목시장’이다. ‘동원시장’ 또는 ‘동원전통시장’이라고도 불린다. 1970년대에 형성됐다니 꽤 오래된 시장이다. 이렇게 오래된 시장이 왜 아직까지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까.

버스를 타고 면목역에 내렸다. 낯선 동네라 제대로 못 찾아가면 어쩌지 걱정했지만 바로 건너편으로 ‘동원전통시장’ 입구가 보인다. ‘동원전통시장’ 정문으로 들어가면 ‘동원골목시장’이란 간판이 또 나온다. 서문이다.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매섭게 추운 날씨였지만 입구에서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인데 여태 모르고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

 

 

시장 골목은 맛있는 냄새로 가득하다. 추운 날씨, 유혹하듯 새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일단 시장 마다 꼭 있는 필수 음식 족발. 이 가게는 오전 10시, 오후 3시, 6시에 족발이 나온단다. 족발과 미니족에 숙회와 장어구이까지 판다. 족발은 1만2000~2만원, 미니족은 8000~1만원, 불족발 1만~1만5000원, 장어 1만원(3, 4마리 기준)이다.

빵집도 많다. 흔한 브랜드 빵집이 아니고 다 개인 빵집이다. 가격이 싸다. ‘3개 1000원’이란 문구가 보인다. 이게 바로 개인 빵집들의 묘미다. 브랜드 빵집은 신 메뉴에만 집중해 빵의 종류도 적고 가격도 비싸다. 하지만 개인 빵집들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많이 먹어온 익숙한 맛의 빵들을 다양하고 저렴한 가격에, 바로바로 구워 신선하게 판매한다.

꽤 유명해 보이는 칼국수가게도 보인다. VJ특공대, 오늘아침 등 여러 언론에 소개된 곳이다. 추운 날씨엔 역시 칼국수다. 손님들이 바글바글하다.

 

 

이 외에도 닭갈비, 곱창, 순대국밥, 만두, 호빵, 닭강정 등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허기진 배를 따뜻하게 채워줄 맛집들이 가득하다.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맛집을 찾아오는 듯했다. 그러나저러나 시장에 사람의 왕래가 끊이지 않는다는 건 좋은 일이다.

맛집들을 지나니 좀더 시장다운 모습이 드러났다. 견과류집이 눈에 띈다. 요즘 대부분 시장에 가보면 견과물 코너에 마치 브랜드 상품처럼 똑같은 봉지에 포장된 가루들을 판다. 이 집도 마찬가지다. 방송 등에서 워낙 무슨 가루를 먹었더니 어디에 좋다 이런 말들이 나오다보니 갈수록 종류도 다양해지는 모양이다. 대충 둘러보니 한번쯤은 들어본 듯한 용어들이 보인다. 아로니아, 울금, 치아씨드, 아마씨 등. 보관하기 좋게 깔끔한 지퍼팩에 담겨있다.

 

 

뻥!뻥! 어디서 나는 소린가 했더니 뻥튀기 집이다. 가게 앞 작은 뻥튀기 기계에서 동그란 뻥튀기가 연달아 뻥! 소리를 내며 뻥튀기를 만들어낸다. 뻥튀기, 강냉이, 유과, 오란다, 전병 등 추억의 먹거리가 다양하다.

이어진 ‘동원골목시장’ 아케이드로 들어간다. 골목보다는 바람이 불지 않아 덜 춥다. 전통시장과 파는 품목이 별로 다르지 않지만 좀 더 정돈된 느낌이다.

야채가게에 손님이 많다. 겨울철 특산물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매생이 1개 2000원, 물미역 2개 1500원, 곰피 1000원, 톳 2000원…. 고사리 3000원, 도라지 2000원, 시금치 2500원 등 건강재료들이 즐비했다.

 

 

오래된 듯한 방앗간도 보인다. 국산 콩으로 직접 만든 고추장, 된장, 간장, 청국장을 판다. 마늘, 생강은 갈아서도 판다니 집에서 귀찮게 빻지 않아도 되겠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과일가게들은 대부분 비닐 천막이 씌워있다. 날씨가 워낙 추운 탓에 과일들이 얼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비타민 보충이 필요한 계절인 만큼 손님들이 천막을 비집고 과일 고르기에 열중이다.

전통시장에 통닭이 빠지면 섭섭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 옆에 노릇노릇 잘 튀겨진 통닭들이 놓여있다. 역시 옛날 치킨은 통째로 튀겨주는 맛이다. 옛날 치킨 한 마리 7000원, 닭강정 6000원, 매운강정 7000원, 닭날개 2500원,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에 1만원이다.

 

 

생선가게엔 굴비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깨끗이 손질. 간물로 12시간 절인 굴비. 왕창 세일. 선물세트(포장가능)’라고 적혀있다. 옛날 사람들은 힘든 시절 굴비 한 마리 먹기도 버거워 천장에 매달아 놓고 쳐다보며 맨밥에 물 말아 드셨다는데 ‘왕창세일’이라니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 이외에도 참홍어, 아구, 참조기, 물메기, 생태, 갈치 등도 있다.

KBS ‘6시 내고향’에 나왔다는 반찬집도 보인다. 젓갈이 유명하단다. 역시 방송에 나온 집은 뭐가 달라도 다른 건가. 반찬 하나하나 마다 돔모양의 투명 뚜껑을 씌워놔 뷔페처럼 깔끔해 보였다. 젓갈뿐 아니라 다른 반찬도 종류가 다양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옷가게. 곧 문을 닫는다며 특별세일을 한다. ‘영업종료. 업종변경. 땡잡아가세요’라는 문구가 시원시원하다. 안팎으로 분주한 손님들의 손길들. 이 옷, 저 옷 비교하며 한보따리씩 챙긴다. 이게 바로 시장의 모습이다.

 

 

끝을 향해 갈수록 인적이 드물어진다. 때마침 주차장 팻말이 보인다. 이 시장은 주차장까지 완비돼있어 편리하다. 주차공간도 꽤나 크고 넓다. 차가 없는 분들은 시장 배송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생각보다 시장이 잘 갖춰져 있어 놀랐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시장들 못지않게 깔끔한데다 파는 품목들도 다양했다. 더 많은 이벤트를 개최하고 인터넷에 시장을 소개하는 사이트도 만드는 등 홍보에 좀 더 정성을 들이면 찾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듯하다. 이번 주말, 먹거리도 풍족하고 없는 게 없는 ‘동원골목시장’ 나들이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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