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박 ‘지방선거 출마설’

신당의 연이은 출현으로 정치권이 들썩이는 가운데 호남 민심이 어디를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강행하면서 이미 사실상 분당된 상태다. 통합에 찬성하는 의원들과 반대파의 갈등은 끝내 분열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반대파는 박지원 전 대표 등으로 구성된 민주평화당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호남 민심에 구애하고 있다. 현역 의원 숫자만 보면 안 대표는 호남 지분의 상당 부분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어디를 택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혼돈의 호남 정치권을 살펴봤다.

 

 

‘호남 적통론’이 다시 한 번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안 대표 등 통합찬성파는 중도개혁 정당을 표방하면서도 여전히 호남의 끈을 붙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지난 총선 당시 호남 28석 중 23석을 휩쓸었던 ‘녹색 돌풍’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 “통합은 호남의 뿌리를 튼튼히 하면서 광주정신이 지킨 민주주의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일이다”며 “호남 민심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통합을 바라고 있다”고 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반대편을 향해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오히려 호남을 이용하고 고립시키려고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통합찬성파인 장진영 의원도 “한입으로는 김대중 정신, 호남의 정신을 얘기하면서 다른 입으로 막말을 하시는 것은 호남국민과 호남정신에 큰 상처를 입히는 길임을 꼭 잊지 마시기 바란다”고 거들었다.

이에 반에 통합반대파들은 이는 햇볕정책 등 김대중 전 대통령(DJ) 정신 계승을 정체성으로 내세우면서 찬성파를 압박하고 있다. 당명도 민주평화당으로 정했다. 오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대결을 벌일 태세다.
 

무더기 징계 ‘전운’ 고조

민주평화당준비위원회는 전남 목포 등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가지며 호남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DJ정신 계승과 호남발전이 정체성의 핵심이다.

박지원 전 대표는 DJ를 수 차례 언급하며 민평당이 DJ정신을 계승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안철수는 DJ와 호남을 버리고 보수야합으로 가고 있다”며 “안철수 지지를 호소해 여러분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 것에 대해서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통합반대파 유성엽 의원은 “역사적으로 국난이 발생할 때마다 호남은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우리 호남의 정치권이 다시 뭉쳐서 국난을 극복할 준비를 해야하지 않겠는가”라고 힘을 보탰다.

한쪽이 신당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한족은 이들에 대한 무더기 징계를 결정하면서 국민의당 분당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건넜다.

민평당은 호남계 인사들을 주축으로 결국 독자 생존의 길을 택했다.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16명의 현직 국회의원이 참여했다. 비례대표인 박주현 장정숙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호남이 지역구다.

여기에 권노갑 정대철 이훈평 전 의원 등 과거 동교동계 핵심 인사들도 합류했다. 창당발기인은 모두 2485명으로 호남 지역 거물급 정치인들이 거의 모두 가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각에선 ‘호남 자민련’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DJ의 민생·평화·민주·개혁을 지켜내겠다”고 정체성을 설명했다. 정동영 의원은 “평화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오염시킨 안철수 국민의당의 깃발을 접고, 지방선거에서는 민평당으로 승리해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정배 의원은 “호남을 배신하고 모욕한 안철수 대표를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안 대표를 정조준했다.

민평당 인사들은 지방선거에서도 전면전을 펼치며 대표 인사들을 대거 출마시킬 준비를 갖추고 있다. 분당까지 결행한 만큼 배수의 진을 지겠다는 태세다. 이에 따라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이 각각 전남지사, 광주시장, 전북지사 선거에 나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현재 호남 민심을 등에 업고 있는 민주당도 민평당이 ‘호남 자민련’을 표방하고 나서면 지방선거가 어렵게 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언제나 전략적 선택을 해온 호남 민심이 문재인 대통령을 다시 지지할지, 아니면 과거 DJ세력을 밀어줄지는 막판까지 가 봐야 안다”고 분석했다. 다시 한 번 정치적 결단의 시기에 선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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