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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 인사’ 결정판, 강원랜드 회오리 어디까지?

채용 비리에 수사 외압 의혹까지 끊이지 않는 파문 김범석 기자lslj5261@weeklyseoul.netl승인2018.02.0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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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강원랜드가 ‘채용 비리’로 발칵 뒤집혔다. 곳곳마다 악취가 풍겨날 만큼 심각하다. 여기에 수사 외압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정치권으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금수저 흙수저’ 논란은 청년들에게 깊은 상처만 남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청탁과 채용비리는 대한민국의 또 다른 자화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원랜드를 중심으로 한 채용비리 백태를 살펴봤다.

 

 

이미 언급되는 것만 해도 수백건이다.

채용비리는 또 다른 대형비리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은 수백 명이 부정한 청탁을 통해 강원랜드에 채용된 사실이 핵심이다. 이로 인해 다른 공공기관 채용비리까지 조사하는 계기가 될 만큼 파장이 크다.

재작년 2월, 강원랜드는 자체감사를 벌인 결과 전임 최흥집 사장 재임 시절 대규모 채용비리가 있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012년부터 13년 사이 채용된 518명 중 493명이 부정청탁 입사자라는 얘기다.

검찰수사 결과 최 전 사장은 2013년 4월 지역구 의원인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의 보좌관 박 모 씨의 부탁을 받고 면접 점수를 조작해 21명을 합격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 전 사장은 인사팀장이 말을 안 듣자 “두고 보자”며 협박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과거 적폐의 결정판이 강원랜드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검찰은 최근 채용비리에 염 의원이 개입돼 있는지도 조사했다. 염 의원은 이와 관련 “강원랜드에 소속되어 있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부탁, 권고, 전화한 사실이 단연코 없음을 밝힌다”고 주장해 왔다.
 

‘적폐 청산’ 직격탄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비서관 김 모 씨는 지원 자격이 안 되는데도 1명을 뽑는 전문직 채용에 지원해 합격했다. 권 의원의 사촌 동생인 권은동 강원도 축구협회장도 3명을 인사청탁해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전 새누리당 강원도당 부위원장 최 모 씨는 동창의 아들 취업 청탁을 받고 합격시켜준 대신 2천만 원의 채무를 면제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강원랜드를 둘러싼 대규모 채용비리와 관련 사회적으로 여론이 들끓자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들어갔고 1190개 기관에서 4700건이 넘는 채용 부정 사례를 적발했다.

최근엔 수사 외압 의혹까지 불거졌다. 현직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검찰이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진실공방도 뜨겁다.

안미현 춘천지검 검사는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를 진행하던 중 지난해 4월 당시 최종원 춘천지검장이 갑자기 수사를 조기 종결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안 검사는 “(최 지검장이) 당시 김수남 검찰총장을 만난 다음 날 ‘불구속 처리하고 수사를 종결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안 검사는 이어 “상관으로부터 권 의원이 불편해한다는 말을 듣고, 권 의원과 염 의원, 그리고 고검장의 이름이 등장하는 증거목록을 삭제해달라는 압력도 지속해서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춘천지검은 “실무자가 불구속 기소하겠다는 의견을 유지해 그대로 불구속 처리했다”고 반박했다. 춘천지검은 또 “일방적으로 증거목록을 삭제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 이미 모든 증거기록이 피고인 측에 공개돼 열람·등사까지 이뤄진 상태”라고 밝혔다.

염 의원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이 되면서 염 의원 조사에서 자신이 배제됐다는 안 검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현역 의원 조사의 경우 부부장검사가 하는 것이 좋겠다는 대검 의견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강원랜드 인사비리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불구속 처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을 재수사 중인 춘천지검은 지난 1월말 염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4시간에 걸친 조사를 벌였다.
 

정치권도 ‘한목소리’

채용 비리 수사는 강원랜드와 공기업, 공공기관을 넘어 민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은행권 전반에서 벌어진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대검찰청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5곳의 채용비리 관련 수사 참고자료를 넘겨받아 관할 지방검찰청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KB 국민은행의 수사 관련 자료는 서울남부지검에, KEB 하나은행 자료는 서울서부지검에 맡겼다. DGB 대구은행과 BNK 부산은행 및 제이비 광주은행의 참고자료는 각각 대구지검·부산지검·광주지검에 보내졌다.

검찰은 조만간 각 은행 인사 담당 실무진 등의 소환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지난 1일 이들 은행 5곳의 채용비리 의혹을 포착해 검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금감원이 밝힌 채용비리 사례는 하나은행 13건, 국민은행 3건, 대구은행 3건, 부산은행 2건, 광주은행 1건 등 모두 22건이다. 특히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의 파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발표한 검사 결과에서 사례를 특정한 것은 광범위한 의심사례 중 최소한에 가깝다”고 말해 추가 발표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은행권 채용비리 실체 규명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은행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남부지검 최종원 검사장의 자격 논란도 커지고 있다. 안미현 춘천지검 검사는 최 검사장이 과거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당시 춘천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사건을 무마하려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강원랜드’ 규제 강화

강원랜드의 경우 채용비리에 연루된 직원 239명을 업무에서 배제하기로 하면서 카지노 운영에 초비상이 걸렸다. 업무 배제 인원 중 80% 이상이 카지노 운영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업무에서 배제된 직원은 카지노 부문 197명, 리조트 부문 13명, 안전실 14명, 기타 15명 등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같은 아우성을 보는 시각은 따갑다. 자업자득이라는 얘기다.

채용비리 연루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하면서 게임테이블을 추가로 줄이는 등의 조치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가 강원랜드를 기타공공기관에서 공기업으로 변경 지정하면서 더 많은 규제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말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후속조치 및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부정합격자는 검찰 수사 결과 본인이 기소될 경우 채용비리 연루자와 동일하게 기소 즉시 퇴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본인이 기소되지 않더라도 본인 채용과 관련된 자가 기소될 경우 즉시 업무 배제 후 일정한 절차를 거쳐 퇴출시키기로 했다. 감사원 등으로부터 이미 감사나 조사를 받은 공공기관도 같은 원칙에 따라 관련자의 퇴출을 추진키로 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관련해 구속 기소된 최흥집 전 사장과 염동열 국회의원의 지역 보좌관 박모 씨와 관련이 있는 강원랜드 직원 21명은 우선 퇴출 심의 대상에 포함된다.

강원랜드를 시작으로 공공기관에 불어닥친 ‘채용 비리’ 적폐 청산 바람이 어디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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