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보 공개해서 식탁에 방사능 오염 식품 오르지 않도록 해야”
“정부, 정보 공개해서 식탁에 방사능 오염 식품 오르지 않도록 해야”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8.02.07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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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

 

- 관료와 전문가 집단이 문제라는 얘기인가.

▲ 과거 정부에서 대응했던 관료들과 전문가들 대부분이 일본이 주장하는 100베크렐 정도의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은 먹어도 괜찮다는 논리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 수준이다. 이들은 오히려 ‘왜 일본산 식품을 차별하느냐’는 주장과 ‘방사능 200베크렐 이상 식품은 기타핵종검사 요구를 하는데 이것이 차별이고 무역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무역제한설’을 들먹이며, 일본산에서 미량이 검출됐다고 해서 수입금지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 100베크렐 이하의 식품은 한국의 안전기준치를 만족시키는 기준치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교한 대응논리가 필요한데도 민간전문위원회나 식의약처, 산업부의 입장은 몇 백 베크렐 이하는 먹어도 괜찮다는 식이다. 정부가 패소원인을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해서 국민건강과 식품안전을 우선에 두는 정책을 세우고 국제법으로도 정당성 있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왜 국민안전을 위해서 긴급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가를 국제법과 WTO 협정에 근거해서 대처하는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

 

- 향후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 같은가.

▲ 문재인 정부가 패소에 대응해서 상소하게 되면 판결이 나오기까지 15개월이 소요된다. 오는 2019년 3~4월경까지 시간이 있는 셈이다. WTO는 최종보고서를 채택해 이행문을 권고할 것이다. 패소가 확정되면 일본산 수산물 수입재개를 한국정부에 공식적으로 요구하게 된다. 이것을 법정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불이행 기간만큼의 보상을 일본에 해줘야 한다. 그것마저도 하지 않았을 경우, 일본은 한국을 대상으로 경제보복 등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 대만의 경우, 2015년 원산지가 둔갑된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유통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웠다. 대만 당국은 즉시 후쿠시마 5개 현의 식품수입을 금지했다. 다른 현에서 수입되는 가공식품은 샘플검사만 하고, 나머지 모든 식품은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대만은 지금도 검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원산지가 둔갑해 유통되기도 했다. 반면에 한국은 샘플검사만 한다. 1000톤이 들어와도 1kg 단위씩 랜덤(Random)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독립적인 전문가나 시민단체, 국회가 참여한 공동위원회를 구성,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WTO협정은 회원국들이 자국국민들과 동물들을 오염물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정당한 법적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런 권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 과거처럼 밀실에서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무조건 WTO협정에 위반될지 모른다고 말하면서 어떤 정보도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현 정부도 과거 정부와 아무 차이가 없는 것이다. 한국은 방사능 사고당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식품에서 100베크렐이든 200베크렐이든 미량이라도 오염되지 않은 식품을 먹을 권리가 있다.

 

- 대만의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일본의 반응은.

▲ 대만은 수입금지 된 5개 현 외에 나머지 현에서 들어온 식품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물질이 발견되자 기존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내렸다. 대만인들이 즐겨먹는 몇 가지 식품들에 대한 검사증명서 첨부 등을 강화했다. 일본 정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일본은 대만 정부에 ‘WTO제소’ 카드를 내밀며 강하게 맞섰다. 대만은 ‘할 테면 해라. 우리는 오염된 식품을 먹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런 식으로 나오면 모든 식품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강력한 조치에 놀란 일본은 대만의 요구조건을 그대로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대만의 승리였다. 대만은 후쿠시마 사고 이전부터 우리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약간이라도 대만정부가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면 국민들이 즉각 나섰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바보 같았던 것이다. 이제라도 식탁주권 원칙을 정립하고 일본에 강력하게 주장을 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2013년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국민들이 나중에야 알고 수산물을 사먹지 않게 되자 그때서야 조치를 했을 뿐이다.

 

- 국내산 농수산물은 방사능으로부터 자유로운가.

▲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구, 꽁치 등 국내산 수산물 일부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하지만 그 비율은 1.7%로 매우 낮다. 이외에도 녹차 14.3%, 소금 9.5%, 멸치에선 5.9%가 검출됐다. 검사결과 국내산 식품시료들의 방사능 오염농도는 대체로 낮게 나왔다. 버섯을 제외하면 국내산 농산물의 방사능 오염은 다행히 거의 없다.

 

- 측정결과 처리는 어떻게 하나.

▲ 센터에서 3년 동안 시장조사를 했다. 마트와 재래시장에서 다소비되는 수산물에 대한 조사 결과를 매년 발표하고 있고, 모든 자료를 시민에게 가이드라인으로 공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9월 이전까지는 방사능이 검출된 일본산 식품이 많이 유통됐었다. 수입금지 되기 전 일본의 방사성식품 안전기준은 시료 1kg당 370베크렐이었다. 이후 100베크렐로 강화됐다. 2013년 9월 이후, 후쿠시마 8개 현 수산물에서 100베크렐 이상이 검출되면 기타핵종 검사를 요구했다. 예를 들면 대구나 명태, 고등어 등은 해류성 어종이어서 100베크렐 내외로 검출된다. 이런 어종들은 어른들보다 아이들에게 해롭기 때문에 되도록 먹이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 세슘 안전지대인가.

▲ 지난 1960~1970년대에 중국이 핵실험을 많이 했다. 이때 핵 방사능 잔여물인 낙진이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날아왔다. 그 영향으로 국내 표고버섯에서 미량이지만 세슘이 검출되고 있다. 물론 러시아나 중국산 버섯보다 검출율은 낮다. 여기에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32년 전 발생했지만 아직도 대기 중에 세슘 등이 떠돌아다닌다. 이런 방사성물질은 300년 동안 토양에 남는다. 그러니까 이제 10분의 1의 시간만 흘렀을 뿐인 것이다. 현재도 체르노빌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에서 재배된 러시아와 중국산 버섯류에서 세슘이 높게 검출된다. 특히 상황버섯과 표고버섯, 유럽산 베리(Berry) 종류에서 많이 검출된다. 이런 버섯들은 세슘을 흡착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 우리의 밥상이 걱정된다.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방사능 피폭 원인의 90%가 음식을 통한 내부피폭이었다. 방사능은 미량이라도 계속 조금씩 만성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이들과 임산부가 더 위험하다. 일본은 원전사고가 났고 지금도 오염수를 바다로 버리고 있다. 또 방사능 물질은 대기 중으로도 흩어진다. 바다와 대기, 토양으로 계속해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상황이다 보니 일본에서 생산된 식품이나 후쿠시마 해역에서 나오는 수산물들은 적은 양일지라도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미량이라도 지속적으로 먹게 되면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고의 예방법은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은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밥상에 방사능 오염 식품을 올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국가가 오염된 식품정보를 공개해서 식탁주권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철저히 준비해서 WTO에 상소를 해야 하고 현재와 같은 강력한 수입 규제 조치로 국민건강과 식품안전을 지켜야 한다. 귀를 넓게 열고 완벽한 대응기구를 만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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