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 박석무

세상이 시끄럽고, 가난이 염려되고,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는 『논어』를 읽고 논어를 새롭게 해석한 다산의 『논어고금주』라는 책을 읽어보기 권합니다. 어떻게 해야 나라가 가난에서 벗어나고 혼란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아, 외국인들까지 좋은 나라이니 그곳에 가서 살아가겠노라고 찾아오는 그런 나라가 되는 길이 논어와 논어고금주에 자세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논어』 계씨(李氏) 편에
“내가 듣건대, 큰 나라나 작은 나라를 통치하는 사람은 인민의 숫자가 적음을 걱정하지 않고 빈자와 부자의 균등치 못함을 근심하며, 가난을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지 못함을 근심한다(丘也聞有國有家者 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라고 말하고 “대체로 분배가 균등하면 가난이 없고, 화합하면 국토의 좁음이 없으며, 나라가 편안하면 기울어질 일이 없다(蓋均無貧 和無寡 安無傾)”라는 원칙을 말하여 가난, 국토의 좁음은 국민의 화합으로, 나라의 위태로움은 백성의 편안함으로 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되어야 먼 곳의 사람들이 그 나라로 살려고 들어온다고 말해, 외교적으로 문제가 없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균(均)·화(和)·안(安)의 세 단계, 즉 균등해야 화합이 오고, 화합해야 나라가 편안해지는데 그렇게 되려면 재능이 뛰어난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하고, 능력이 부족하면 바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원칙대로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한 인재들이 제대로 등용되어야 위태로운 나라는 붙잡아주고 넘어지는 나라를 부축하여 화합하고 편안한 나라가 세워진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다산은
“위(危)는 기울어지는 것이고 전(顚)은 넘어지는 것이며 기울어짐을 붙잡는 것을 지(持)라 하고 견고하게 붙잡는 것을 부(扶)라 한다”고 해석하여 위태롭거나 넘어지는 나라를 굳게 붙잡아 줄 때에 통치자나 지도자들의 능력이 인정받는다고 했습니다. 이에 의미 깊은 다산의 주장을 새겨들어야 합니다. 위태롭거나 넘어지는 나라의 불행은 외국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가난, 화합하지 못함, 편안하지 못함에서 오지, 외국으로부터나 외침에서 오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다시 말하여 모든 국가의 어려움이란 국가 안의 문제에서 오지, 외부에서 오지 않는다는 주장인데, 오늘의 우리나라의 현상에서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른바 남남갈등이나 쉼 없는 극한적인 정쟁으로 나라가 두 쪽으로 갈려 있는데 어떻게 북한의 문제로만 미국이나 일본의 문제로만 넘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평창올림픽을 통해 북한은 나름대로 화해분위기를 조성해주는데, 모든 것을 친북행위로, 북한에 굴종하는 것으로 몰아붙여 정부의 입지를 약화시켜야만 자신의 당파에 이롭다는 그런 주장이 강해지는 한, 내부의 갈등을 조정하기가 참으로 어렵게 됩니다. 트집 잡지 않아야 할 일에 사사건건 트집만 잡는 그런 당파싸움이자 정쟁을 멈추고,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온 국민이 화합하여 제대로 치르면 나라에 안정이 오지 않겠느냐는 마음입니다. 고르게, 화합하고, 편안한 나라이기 위해 정쟁과 당파싸움을 멈추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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