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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 성공위해선 초당파적 협력과 지지 필요

<심층인터뷰>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3회 최규재 기자lvisconti00@weeklyseoul.netll승인2018.02.1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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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에서 이어집니다.>

▲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어떠했나.

▲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다. 하지만 10년 동안 성과가 없었다. 오히려 핵과 미사일 능력이 더욱 고도화되었다. 기존 접근법으로 더 이상 풀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을 때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무조건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전제조건을 걸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는 객관적으로 어렵다는 게 입증되었다. 포괄적 합의가 관건이다. 먼저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예외적 조기실현 경로’를 시도할 필요가 있었다. 이 두 정부는 또 북한체제의 조기붕괴 전략을 취했다. 체제의 밖에서 안으로 압박해 들어가 북한권력의 통치기반을 약화시킴으로써 북한체제의 조기붕괴를 유도하는 것이 목표였다. 대북 포위망을 구축해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고 군비경쟁을 가속화해 국력을 소진시킨다면 북한체제의 붕괴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깔고 있었다. 이 전략에는 북한체제가 붕괴하면 적극 개입해 흡수통일의 기회로 활용한다는 전략적 계산이 담겨 있는 것이다.

 

- 관여와 압박,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는 잣대가 있는지.

▲ 두 가지 대북정책의 목표는 일종의 이념형일 뿐으로, 실제로 진보정부나 보수정부는 어느 하나의 이념형만 추구하기보다 양대 정책을 일정한 비율로 배합해 적용해 왔다. 북한 핵문제가 불거지자 대화보다는 제재가 주요 정책수단이 되면서 한반도문제가 과도하게 국제화돼 버리고 한국의 역할이 극도로 제한돼 왔다.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북정책의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관여, 압박’ 또는 ‘봉쇄’이다.

 

- 북한이 ‘핵 포기’에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리비아를 예로 들자. 북한은 카다피 정권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핵을 포기했다가 몰락한 과정을 두 눈으로 지켜봤다. 그러니 핵은 북에게 생명과도 같다. 과거 김정일이 ‘선군론’의 입장이었다면, 김정은은 ‘선핵론’을 앞세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 주변국 입장에선 북의 핵 포기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평화협정부터 추진할 필요가 있다. 평화협정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런데 북한 내부 사정도 변수다.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려면 북한 내부가 변화해야 한다. 개혁의 물적 토대와 인적 토대가 변화의 중추가 될 수 있다. 일단 핵물리력은 그것대로 놔두고, 북한 내 자본주의적인 시장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평화협정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수교 등을 통해 북한의 시장화를 앞당긴다면 그것은 비핵화의 기회를 앞당기는 것이기도 하다.

 

- 그동안 조 위원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단계적 추진과 병행론’을 펼쳐왔다.

▲ 평화프로세스의 단계적 추진은 전쟁상태 종식, 평화 회복, 남북관계 정상화를 일컫는다. 아울러 평화협정 이전에 종전선언을 하고 문서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남북의 전쟁상태 종식을 전제로 ‘잠정평화협정’이나 이를 포괄하는 ‘남북기본협정’을 체결할 수도 있다. 1970년대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10년 전쟁 종식은 선 전쟁상태 종식과 후 평화회복을 단계적으로 실현한 사례다. 병행론은 이러한 평화프로세스와 마찬가지로 북한 비핵화와 단계적 추진이 병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잠정평화협정 단계에서 북한 핵이 동결되고, 정식평화협정 단계에 핵 폐기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 남북관계는 국제문제이기도 하고 민족문제이기도 하다. 이 두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는 게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 남북관계의 방향과 관련 늘 쟁점이 된 건 한반도 문제의 국제화와 민족중심성 사이의 관계였다. 이 문제는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과 직결돼 있다.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이란 한반도문제의 해결을 위해 가장 영향을 미치는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남북관계는 오랫동안 한반도 분단구조의 현상유지라는 강대국 정치의 영역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탈냉전기에 들어와선 미․소 양대 진영이 해체되고 중국이 부상하는 등 세력전이가 일어났다. 그리고 남한의 국력 신장이 이루어지면서 진보정부들은 주체적 요인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남북관계의 개선과 교류협력이 확대되고 북한문제의 해결이 민족 내부의 문제로 간주돼 강대국 정치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이후 북한 핵문제가 국제적 현안으로 등장하면서 남북 간 교류협력과 같은 민족 내부 문제에 강대국 정치의 영향력이 다시 미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입장이다. 미국과 일본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위한 자금원이 되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결국 이러한 주변국들의 압력은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실시, 이후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처럼 강대국 정치가 북핵문제를 넘어 남북관계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은 단지 강대국들의 압력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 내부의 자세와도 관련이 있다. 북핵문제에 대해 한국의 역할을 뺀 채 북․미 간의 문제로만 본다든지, 남북 간 화해협력을 단지 북핵문제의 변수로 간주한다든지 하는 시각이 국내에 유포돼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선 북핵문제에서도 한국의 주도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강력히 대두하고 있다.

 

- 끝으로 향후 남북관계와 관련 바라는 바가 있다면.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내에서 북핵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고자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미․중의 적극적인 대화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가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를 푸는 데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통일부도 신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춰 민간교류 등 남북관계의 주요 사안이 담긴 ‘평화로운 한반도’를 4대 비전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고 한반도 문제의 주도적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강대국 정치와 북한의 도발 속에서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초당파적인 협력과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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