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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나라는 반드시 헌법을 개정해야

<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박석무lmaster@weeklyseoul.netl승인2018.02.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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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석무

귀양살이 18년에 240여 권의 경학연구서를 저술한 다산은 바로 이어서 경세학 연구에 전심전력을 기울였습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경학을 통해 인격을 갖춘 뒤라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논리가 경세학인데, 경세학의 첫 번째 저서가 바로 『경세유표』였습니다. 법과 제도를 제대로 개혁해야만 나라를 새롭게 개혁하여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을 고치지 못하고 제도를 변경하지 못하는 것은 한결같이 통치세력의 어짐과 어리석음에 이유가 있지, 하늘의 이치가 원래부터 고치거나 변경시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경세유표 서문)”라고 말하여 현명한 통치세력이 등장해야만 좋은 법과 제도로 개혁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모든 정당은 집권하면 반드시 금년의 6월 지방선거와 함께 헌법개정을 하겠노라고 철석같이 대국민 공약을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 어떤 방법으로 헌법의 개정을 이룩할 수 있을까요. 400여 년 전 명말·청초에 살았던 중국의 남뢰 황종희(1610∼1695)는 매우 진보적인 학자였는데, 「원법(原法)」이라는 글에서 “법이 소략(疏略) 할수록 문란(紊亂)이 일어나지 않아서 이른바 무법(無法)의 법이다.…법이 정밀하여질수록 천하의 난(亂)이 법속에서 일어나니 이것이 이른바 비법(非法)의 법이다”라고 말하여 무법의 법과 비법의 법을 구별하여 무법의 법만이 인민을 위한 참다운 법인데, 사(私)를 위하고 한 가족만의 영구 집권을 위한 법은 법이 아닌 법이라는 매우 탁월한 주장을 폈습니다. 즉 천하 인민을 위한 법이냐 한 개인이나 한 가족의 사익을 위한 법이냐로 구별하여 소략한 내용이지만 천하 인민의 이익을 위한 법만이 참다운 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산은 200년 전에 황종희의 주장과 근본은 같으나 표현이 다른 주장을 합니다. 법의 제정이 아래로부터 시작하느냐, 권력자들이 법을 만들어 아랫사람에게 강요하느냐로 구별하여 아래로 내려주는 법은 법이 아니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상이하(上而下)’와 ‘하이상(下而上)’(湯論)으로 나누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하이상의 법, 상향식 법의 제정만이 인민을 위한 참다운 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황종희·정약용의 400년·200년 전의 주장은 오늘에도 정확하게 통용되는 말입니다. 30년이 넘는 현행의 헌법은 당연히 개정되어야 하고, 그 내용은 국민 모두를 위한 헌법이어야지, 어떤 특정 정당이나 특정 계층의 이익을 위한 법이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선거 때는 헌법 개정을 확실하게 공약하고, 자기들의 소속 정당에 손톱만큼의 불이익이 올까봐 재정을 반대하는 정당은 반드시 온 국민의 저항에 직면하게 됩니다. 온 국민의 의사를 타진하고 모든 집단의 의견을 모아 개정안을 마련하고, 그런 모든 개정안을 종합해서 가장 공정하고 올바른 내용으로 국회를 통과해서 국민투표에 부쳐야만 합니다. 새로운 나라를 만들려면 반드시 새로운 헌법이 나와야 함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온 국민이 다시 촛불을 들어서라도 반드시 헌법 개정을 이룩해야 합니다.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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