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궁 앞 설날의 달 둥실 떴다
스웨덴 왕궁 앞 설날의 달 둥실 떴다
  • 이석원 기자
  • 승인 2018.02.27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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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스톡홀름서 재스웨덴 한인회 주최 ‘설날 잔치’ 열려

평창동계올림픽 한국과 스웨덴의 여자 컬링 결승전이 있기 8시간 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왕궁 앞 호숫가에 정박된 멋진 배 테아테르쉡펫(Teaterskeppet) 안에서 뜻 깊은 행사가 있었다. ‘스웨덴 한인회 설날 잔치’.

지난 24일 오후 재스웨덴 한인회(회장 임지표)가 주최한 이 날 행사에는 지난 1월 부임한 신임 이정규 주스웨덴 한국 대사를 비롯해 최성은 영사, 한기숙 인문사회협회 회장, 안네 에크뢰프(Anne Eklöf) 스웨덴 한국입양인협회 회장, 강진중 세계한인무역협회 서유럽 담당 부회장 겸 스웨덴 한국입양인 후원회장, 신미성 재스웨덴한국학교(한글학교) 이사장, 손혜경 교장 등 170여 명의 한국 교민과 스웨덴 사람들이 참석했다.

 

▲ 스웨덴 청소년으로 구성된 Kpop 전문 댄스 그룹의 공연
▲ 주스웨덴 한국학교 황덕령 교사와 학생이 펼치는 사물놀이 공연은 관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날 이정규 신임 대사는 축사에서 “내년은 한국과 스웨덴이 수교한지 60년이 되는 해”임을 강조하면서 “60년이란 사람으로 따지면 하나의 서클이 완성되는 의미 있는 햇수이고 환갑”이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

이어 이 대사는 “60년 한국과 스웨덴의 외교 관계에 있어서도 스웨덴의 한인 동포 사회가 보이는 곳은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역할을 해온 점에 깊이 감사한다”면서 국제 사회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에 맞는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간 재스웨덴 한인회를 치하했다.

 

▲ 김치와 청포묵 무침, 불고기와 잡채 등으로 잘 차려진 한국 음식에 대해 교민은 물론 스웨덴 사람들의 호평이 자자했다.
▲ 지난 1월 부임한 이정규 주스웨덴 한국 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교민인 김건희(한국어), 김용범(스웨덴어) 씨의 사회로 시작한 축하공연은 교민과 스웨덴 시민들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소개됐다. 스웨덴 청년 9명으로 구성된 Kpop 댄스 그룹 ‘체리 사브리(Cherie Sabrie)’를 시작으로 스웨덴에서 Kpop을 부르는 가수 아만다(Amanda)와 스웨덴에서 활동하는 한국 싱어송라이터 제야(Zeya)의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또 한글학교 교사인 황덕령 씨가 이끄는 한글학교 성인반 사물놀이팀의 전통 사물놀이 공연과 임지표 한인회 회장의 지도를 받는 어린이와 청소년으로 구성된 무도 아카데미 태권도 수련생들의 태권도 시범에는 참석자들의 극찬과 박수가 이어졌다.

 

▲ 재스웨덴 한인회 임지표 회장.
▲ 4년째 스웨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싱어송라이터 제야 씨의 축하 공연.

 

축하 공연 후에는 김치와 잡채, 불고기와 청포묵 무침 등 전통 한국 음식이 뷔페식으로 차려졌다. 고향의 향수에 젖은 이민 1세대 뿐 아니라, 한국과 스웨덴 국제결혼을 통해 태어나 두 나라의 정서를 모두 지닌 어린 자녀들이 한국 음식을 특히 좋아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스웨덴 참석자들은 최근 스웨덴에서도 각광받고 있는 한국 음식의 전통 그대로를 맛봐 행복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설날을 맞아 한인회 행사가 열린 것은 1960년대 초 재스웨덴 한인회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이다. 예년에는 12월 성탄절을 즈음해서 송년의 밤이 열렸다. 재스웨덴 한인회의 임지표 회장은 “12월 송년의 밤이 열리는 연말에 교민들 대부분이 너무 바쁘고, 또 한국 최대 명절인 설날에 한인 교민들이 모여서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 더 뜻 깊겠다는 생각에 설날 잔치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 무도 아카데미 소속 어린이와 청소년 태권도 수련생들이 다양한 태권도 시범을 선보였다.

 

잔치 시작부터 거의 끝나는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교민들과 대화를 나눈 이정규 대사는 “송년의 밤이었으면 참석하지 못했을 뻔 했는데, 설날 잔치가 돼서 참석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대사는 각 테이블들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잔치에 참석한 교민과 스웨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지난 해 6월부터 주스웨덴 한국 대사가 공석이었던 스웨덴 교민 사회에서는 새로 부임한 이정규 대사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기대가 있었다.

한편 설날 잔치를 마친 후 새벽 1시(한국 시간 25일 오전 9시)에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과 스웨덴의 여자 컬링 선수들이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하는 상황 때문에 이 날 행사는 의도하지 않은 의미도 공유할 수 있었다. <스웨덴=이석원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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