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뉴스지금여기>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이번 주 '포토에세이' 원고를 쓰는 시각,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습니다. TV에서는 천주교주교회의의 공개 사과문이 발표되고 있었습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한국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은 회개와 쇄신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로만 칼라가 나눔과 섬김의 상징이 아니라 특권의 상징이 된 지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 다시 봄입니다. 봄은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장영식

 

오늘 아침, 옥상 텃밭을 나가 보았습니다. 강한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초록의 새순들이 부활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죽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생명들이었습니다.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언 땅을 박차고 나오는 봄의 새순들이 감동 없는 사제들의 삶과 죽은 강론보다도 더 아름답고 생동적입니다.

다시 봄입니다. 슬픔이 차고 넘치는 광야에 나가 아직도 변함없이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생생한 부활을 체험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으로 있던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셨기 때문입니다.”(로마서 5,8)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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