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송수지 적자 사상 최대, 해양진흥공사 설립에 기대

해운업계의 추락이 날개를 잃은 듯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업황 부진, 구조조정 후유증 등을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로 인해 해상 운송 부문 국제수지 적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액에서 지급액을 뺀 해상운송수지는 47억 8010만 달러였다. 적자 규모는 200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다.

해상운송수지는 2006부터 2015년까지 매년 흑자를 냈고 2012년에는 70억 8170만 달러까지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13억 3950만 달러의 적자를 처음으로 낸 뒤 2년 연속 적자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전년과 견주면 무려 3.6배에 달한다. 해상수지 적자 배경에는 국내외 요인이 모두 맞물려 있어 탈출구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세계 경제가 조금 나아지고 있지만 해운업은 2015년부터 깊은 불황의 골에 빠져있다.

국내 1위, 세계 7위의 글로벌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은 2016년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지난해 끝내 파산하는 등 국내 해운업 경쟁력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한진해운’의 추억

해상운송수입도 지난해 179억 681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4.2%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적은 액수다. 해상운송수지 적자는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월 해상운송수지는 5억 2710만 달러 적자를 냈다. 국제 해운업황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예전만 한 호황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해운업황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벌크선운임지수는 2007년 7071포인트, 2008년 6390포인트까지 치솟았으나 2016년 673포인트로 떨어졌다.

지난해 1145포인트, 올해 1월 1242포인트로 다소 반등하긴 했지만 한창때와 견주면 미약한 회복세라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국내 해운업체 시장 점유율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인 미주노선 점유율은 2016년 6월 10.9%(한진해운 7.1%, 현대상선 3.8%)에서 작년 6월 5.8%(현대상선)로 5.1% 줄어들었다.

해운업은 국가의 중요 기간 사업으로 꼽을 정도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더욱 그렇다.

정부도 해운업 재건을 위해 자본금 5조원 규모의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올해 7월 출범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지만 ‘부활’의 기초를 다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운공사는 선박 매입 등 투자보증, 자본투자 참여, 해운 거래 지원, 노후선박 대체, 경영상황 모니터링 등 해운업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침몰한 한진해운의 아픈 기억을 딛고 해운업계가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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