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록 에세이> 독도 이야기

동해 한가운데 외로이 떠 있는 섬, 독도는 우리나라의 자존심이다.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 우리 땅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그 근거는 1994년 발효된 '유엔해양법협약'에 규정된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협약을 보면 기존의 영해가 3해리(약 5km)에서 12해리(약 22km)까지 늘어났으며, 더 확장해 한 국가가 관리할 수 있는 바다의 영역을 200해리까지 설정해 놓았다. 따라서 독도는 누가 뭐라 해도 우리 땅인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에 승복하지 않고 여전히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일본 총리는 간혹 망언을 퍼뜨려 그네들의 속내를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다.

 

 

삼봉도, 가지도, 우산도, 요도 등으로 불리다가 '독도'란 이름을 얻게 된 것은 고종이 울릉도 개척령을 내린 1882년. 당시 개척민들은 독도를 가리켜 '돌섬'이라고 불렀는데, 그 후 이게 '독섬'으로 변했고, 이어 한자로 적으면서 독도가 되었다고 전한다.

일본과의 영유권 문제로 말씨름이 계속되고 있지만, 신라 시대 이후 <고려사>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성종실록> 같은 문헌에 독도는 우리 영토라는 사실이 명백히 기록돼 있다. 이런 움직일 수 없는 고증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17세기말부터 줄곧 독도가 자국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이 독도를 차지하려고 안달을 부리는 이유는 이렇다. 독도는 원래 주인이 없는 바위섬으로 자기네들이 먼저 땅을 차지했다고 주장한다. 영토로 편입되기 전까지 오래도록 섬을 관리해 왔으며 울릉도를 자주 왕래하면서 독도를 중간 기착지로 활용했다고 말한다. 이에 우리나라는 당시 독도가 주인 없는 땅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시하였지만 일본은 앞의 예를 들며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독도는 울릉도에 딸린 새끼 섬으로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약 92km,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경북 울진에서는 약 125km 가량 떨어져 있다. 동쪽과 서쪽에 동도와 서도, 두 개의 돌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 두 개의 돌섬은 배의 위치에 따라 하나로 보이기도 하고 두 개로 보이기도 한다. 또 그 주변에 36개의 바위섬이 제각각 모양을 뽐내고 있는데, 이들 바위들은 생김새에 따라 가제바위, 지네바위, 구멍바위, 권총바위, 미륵바위로 부르고 있다. 동도와 서도 사이의 거리는 110∼160미터이며, 좀 더 큰 서도를 수섬이라 하고, 동도를 암섬이라 부른다. 바다 위로 솟은 섬의 면적은 0.186제곱킬로미터에 지나지 않지만 그 밑에 숨겨진 대륙은 제주도보다 넓다고 한다.

 

 

분화구가 남아 있는 동도는 해발고도가 88미터로 정상 부분이 비교적 평탄한 반면 해발고도가 174미터에 이르는 서도는 정상 부분이 뾰족한 원뿔 모양이다. 경사가 급해 토양이 거의 없고 자생하는 식물도 강한 해풍 때문에 그 수가 많지 않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식물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 가까운 울릉도에서 50여 종의 씨앗이 날아와 바위틈에다 싹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독도 전체가 푸르게 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또한 철 따라 날아드는 황조롱이, 바다제비, 섬새, 괭이갈매기 같은 철새들은 이 섬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다. 이들 철새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독도 주변 해역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까닭에 다양한 어종이 산다. 주로 잡히는 어종은 오징어 명태 대구 상어 등이며 산호 전복 밤고동 소라 같은 연체동물, 바위게 부채게 같은 절지동물, 불가사리 성게 같은 극피동물도 흔하다. 이 가운데 전복과 소라, 게는 독도에서 가장 중요한 수산자원으로 꼽힌다. 특히 오징어잡이철이면 불을 환히 밝힌 집어등이 독도 앞 바다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요즘 독도를 지키고 가꾸자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독도의 자연을 담은 우표가 발매되기도 했다. 한․일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기도 했던 독도 우표는 판매 3시간 만에 매진됐다고 한다. 독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독도수호대'같은 독도 관련 단체 회원들은 일본 총리 등 각료들에게 독도 우표를 붙여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날 발매된 독도 우표는 갯메꽃, 왕해국, 슴새, 괭이갈매기 등 독도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소재로 삼은 우표로 모두 224만장. 신문과 방송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우표를 사려고 줄을 서 있는 모습과 함께 전문가의 칼럼을 싣기도 했다. 이밖에 독도사랑운동본부, 독도사료연구회, 영토지킴이독도사랑회, 대한민국독도사랑협회 같은 단체에서도 독도가 명백하게 우리땅임을 널리 꾸준히 알리고 있다.

자연이 만든 섬, 독도에는 현재 독도경비대 초소와 독도 1호 사업등록자이자 유일한 주민인 김성도(79세)씨가 살고 있다. 김성도씨는 몇 년 전 독도의 주민임을 알리는 국세(부가가치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섬에 살고 있지 않지만 독도로 호적을 옮긴 사람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99년 '독도유인화국민운동본부'가 발족하면서 불기 시작한 '독도 호적 옮기기 운동'은 큰 호응을 얻어 전국 각지에서 호적을 계속 옮겨오고 있다고 한다.

 

 

몇 년 전 환경부는 울릉도 독도 및 인근 해역을 포함하는 '울릉 해상국립공원' 지정 추진 작업을 벌였지만 여러 반대 의견이 나와 답보 상태다. 연구 용역을 맡았던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이곳은 화산 폭발로 이루어진 섬으로 지형․지질학적 연구가치가 높고, 희귀식물 등 식생이 다양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울릉 주민들은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경우 각종 규제로 생계를 위협받는다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립공원 지정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아름다운 자연을 대대로 물려주기 위함이다. 당장의 이익 불편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지혜와 안목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제 독도는 한겨레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웃 일본이 '독도 빼앗기'에 온갖 방법을 들고 나와도 성숙한 국민 의식은 그런 감언이설에 결코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국토를 외세에 빼앗긴 지난 역사는 이제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독도는 해가 갈수록 푸른 옷을 갈아입고 있다. 잿빛이 녹색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푸른 울릉 독도 가꾸기 모임' 같은 뜻 있는 단체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독도는 이제 푸른 나무들이 자라는 낙원으로 변하고 있다. 그네들은 지금까지 독도에 소나무 동백나무 등 모두 1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독도 사랑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또한 독도 지키기 운동은 이제 인터넷으로까지 퍼져가고 있다. 사이버 독도(http://www.dokdo.go.kr)는 뉴스 등 독도 관련 콘텐츠를 모아놓은 사이트다.

독도 사랑, 이제 나부터 실천해 보자. 독도는 우리 민족이 영원히 가꾸고 보존해야 할 생명선이다. '한국 휴대전화가 되는 곳은 한국 땅이고, 일본 휴대전화가 되는 곳은 일본 땅입니다. 독도는 한국 휴대전화가 되는 우리 땅입니다.' 한 통신사의 광고 문구가 아니더라도 독도는 결코 변할 수 없는 우리 땅이다.

<수필가,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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