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시장에서 중국 냄새가 나는 건 왜지?
우리 전통시장에서 중국 냄새가 나는 건 왜지?
  • 정다은 기자
  • 승인 2018.03.13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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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탐방> 노룬산골목시장-영동교전통시장

 

서울 광진구 자양동 신앙초등학교앞 사거리에서 영동대교 북단 교차로 쪽으로 걷다보니 우측으로 ‘노룬산골목시장’이 보인다. 입구서부터 사람들이 북적인다. 입구가 좁아 더 바글바글해 보인다. 시장은 건물과 건물 사이에 골목 형태로 이뤄져 있다. 넓진 않지만 아케이드가 약 4층 정도의 높이에 설치돼 답답한 느낌은 없다.

입구엔 고구마, 옥수수, 번데기 등을 파는 가게가 있다. 아무래도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연령층이 높다보니 옥수수, 고구마가 인기가 많다.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장을 보러 나온 사람도, 장을 보고 돌아가는 사람도 들러 한 봉지 씩 사간다.

 

 

시장 초입은 여느 시장과 다름없는 분위기다. 옥수수가게 옆 김가게는 즉석 철판구이김 2000원, 김가루, 생구운김, 들기름에 구운김 등을 판다. 건너편 즉석 두부가게에선 메밀묵, 청포묵, 도토리묵, 순두부, 손칼국수 생면, 시골할머니표 된장, 청국장 등을 판다.

침구류, 잠옷들도 저렴하다. 할머니 댁에나 가야 있을법한 알록달록한 스타일의 이불이 1만원, 2만원이라 적혀있다. 좀 더 들어가면 큰 규모의 혼수전문 가게가 있다. 이불뿐만 아니라 한복, 전기장판, 앞치마 등을 판다. 건너편 속옷가게에선 잠옷 바지 5000원, 트레이닝 바지 1만원~1만5000원, 사각팬티 3개 1만원, 스포츠양말 3개 5000원, 국산양말 1켤레에 1000원씩 팔고 있다.

 

 

반찬가게도 꽤 규모가 있다. 오곡밥 3000원, 오징어볶음 7000원, 제육볶음 7000원, 고등어조림 8000원, 계란말이, 다양한 전, 잡채, 장조림, 갈비찜, 소시지등 종류가 어마어마하다. 한 군데만 있는 게 아니었는데 다른 가게 역시 스케일이 어마어마했다. 깜짝 세일을 하는 곳도 있었다. 2000원짜리 3팩에 5000원, 3000원짜리 2팩에 5000원이다. 도라지무침, 오징어무침, 시금치무침, 버섯볶음, 콩나물무침, 감자조림 등은 2000∼3000원씩 한다. 배추김치와 봄동김치 kg당 1만원, 양념게장이 400g에 1만5000원이다. 인터넷에서도 노룬산골목시장의 반찬가게들은 꽤 명성을 날리고 있다. 블로그, 카페 할 것 없이 많은 게시물을 볼 수 있었다. 직접 와서 보니 그 이유를 실감할 수 있다.

족발집은 가게 안에서 먹는 손님과 포장해가는 손님으로 분주하다. 가게 문에 유명인사들의 사인이 여러 개 붙어있는 걸 보니 맛집이 분명하다. 왕족발 대 2만5000원, 중 2만원, 소 1만7000원 그리고 양념족발, 미니족발, 편육, 껍데기, 쟁반국수 등도 판다. 포장은 물론 배달도 된다.

 

 

시장의 또 다른 유명한 맛집은 곱창집이다. 야채곱창, 순대곱창, 껍데기곱창, 치즈곱창, 알곱창, 오돌뼈, 순대볶음, 껍데기볶음 등이 1인분에 6000~8000원이다. 2인분을 시키면 더 싸게 먹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유명한 만큼 포장해가는 사람도, 먹고 가는 사람도 많다. 저녁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더 북적북적해진다.

길이가 꽤 긴 시장골목. 그만큼 정육점도, 야채가게와 생선가게도 많았다. 고기는 등뼈 1팩 5000원, 돼지 다짐육 1근 3600원, 껍데기 1000원, 뒷다리 3근 9000원, 목살 9600원, 하림닭 대자 한마리에 5000원, 토종닭은 1만원, 오리 1만6000원 등. 야채가게는 제철나물들로 그득하다. 세발나물, 봄동, 피마자, 취나물, 고사리, 도라지가 1봉지에 2000원이고, 백오이는 5개 2000원이다.

 

 

골목을 벗어나니 양옆으로 이색적인 모습들이 펼쳐진다. 중국 물품들을 전문으로 파는 가게들이다. 양꼬치를 파는 식당은 물론 다양한 중국 식품을 파는 가게들이 무리지어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 노룬산시장은 중국인들도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룬산시장 건너편 바로 이어지는 ‘영동교전통시장’도 들러보기로 한다. 간판을 보지 않았다면 같은 시장으로 착각할 정도로 분위기가 비슷하다. 아케이드도 똑같이 설치돼있고 골목 형태도 흡사하다. 입구 쪽에선 해산물을 팔고 있다. 새우 30마리에 1만원, 아귀 5000원, 제주직송 갈치, 오징어, 바지락, 꼬막 등 아주 싱싱하다.

바로 옆으로 분식집이 있다. 지난겨울 쳐놓은 천막 안에 오순도순 사람들이 모여 앉아 배를 채운다. 천막 사이로 비집고 나오는 맛있는 냄새와 뽀오얀 연기가 길가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순대국집과 닭강정집도 손님이 끊이질 않는다. 순대국집은 포장도 가능하고 고사머리, 편육 주문도 받는다. 가게 앞엔 간, 허파, 염통, 오소리감투 1팩에 3000원이란 글귀가 쓰여 있다. 편육과 머리고기는 5000원이다. 그 뿐 아니라 술국, 찹쌀순대, 왕족발, 미니족발, 곱창볶음, 순대볶음 등 메뉴가 다양하다.

이곳에도 순대와 함께 양꼬치를 파는 가게가 있다. 양꼬치, 꿔버루, 소탕, 찹쌀순대 등등. 순대, 양꼬치 전문점이라기 보단 백반집처럼 이것저것 다양하게 팔고 있다.

 

 

한약방도 많이 눈에 띈다. ‘내 아들딸 먹이는 정성으로 달입니다’라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흑염소, 민물장어, 잉어붕어, 호박즙, 포도즙 등. 한약 냄새가 풀풀 풍긴다. 절로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건너편은 얼음을 파는 가게다. 크게 ‘어름’이라고 적혀있다. 꽤 오랜 역사를 지닌 듯하다.

이곳 역시 재개발 논란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상황. 시장 중간 쯤 큰 현수막이 걸려 있다. ‘권리금 및 재산 잃고 생계터전 쫓겨나게 생겼다. 조합과 구청은 즉각 중단하라! 생존권 끝까지 사수한다!’

영동교전통시장은 노룬산골목시장에 비해 오고가는 사람이 뜸했다. 하지만 다른 전통시장들에게 비하면 두 시장 모두 꽤 활발한 편이었다. 중국 물건들을 다루는 가게들이 밀집한 골목과 이어진 덕분에 중국 문화도 실컷 느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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