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적색경보 발령돼도 정부 속수무책, 시민 스스로 피해 막는 수밖에 없어”
“미세먼지 적색경보 발령돼도 정부 속수무책, 시민 스스로 피해 막는 수밖에 없어”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8.03.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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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2회

<1회에서 이어집니다.> 

▲ 동종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 심각한 초미세먼지 문제, 해법은 있나.

▲ 국민건강의 최대 해악물질인 초미세먼지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나서서 풀어가야 한다. 각 정당들은 확고한 환경정책과 공약을 만들어서 국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국가차원에서 지자체와 환경대책네트워크를 구축해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특히 한반도 환 경 분쟁의 최대 당사국인 중국 등 외국에 대해서는 외교차원과 민간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개선 요구를 해야 한다. 그러면서 각 나라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기술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 국가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국경을 넘어 옆 나라에 영향을 줬다면 이는 명백한 국제적 분쟁사안이다. 이 같은 사태를 막으려면 사전에 오염이동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분석이 필수적이다. 또한 국제적 협상테이블 마련과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 민간차원에서의 문제제기, 공동의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 지금도 공동의 노력은 하고 있지 않나.

▲ 아시아에서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은 같은 지역, 같은 대기 영향권에서 공기를 마시며 생존하고 있는 하나의 공동체다. 만성적이고 날로 심각해져가는 동북아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등 문제 해결에도 공동노력이 필요해졌다. 이런 사안을 풀기위해 공동조사와 공동연구를 해왔고, 공동모니터링과 피해저감을 위한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등 그동안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한국도 자체적으로 미세먼지 예보와 경보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국민건강과 대기오염을 지켜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좀 더 영역을 넓혀 동북아 전 지역을 커버하는 환경모니터링을 위한 대기측정망 공동네트워킹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국경을 넘어가는 대기오염에 대한 피해 저감 노력과 상당한 수준의 국가 간 소통도 요구된다. 현 단계에서 어려운 부분들도 있지만, 과거 보다는 전문가와 민간교류도 많이 진전됐다. 이를 통해 오염에 노출된 노년층과 어린이, 호흡기계 질환자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환경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서울시만 해도 공식적 차원에서 동북아 교류와 협조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차원의 참여는 아직 없는 상태다.

 

- 정부와 지자체들의 미세먼지 대책은 어떤 상황인가.

▲ 미세먼지는 에너지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과 공학차원에서 집약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가 각 지자체 환경행정기관과 연계해서 장기적으로 꾸준히 실천해야 성과가 나타나는 정책적 프로젝트다. 단기간에 끝날 플랜이 아니다. 당국의 환경에 대한 근본적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2016년 환경부가 ‘미세먼지특별대책’을 꺼냈지만, 지난 10년 동안 써왔던 ‘수도권대기질관리대책’을 명칭만 살짝 바꿨을 뿐 재탕한 수준이다. 대책도 오래된 것이고 낡은 석탄화력 발전소 10기를 폐쇄한 정도다. 서울시의 특별대책도 별반 차이가 없다. 단지 시민참여를 기반으로 한 교통수요관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환경부가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대책의 일환으로 서울시에 적용한 시책도 기껏해야 경보발령과 시내출입 자동차 2부제에 그쳤다. 땜질처방이다. 미세먼지 적색경보가 발령돼도 정부와 지자체는 속수무책이다. 시민 스스로 피해를 막아야 한다. 성능 좋은 마스크를 쓰거나, 별일 없으면 집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 미세먼지와 에너지문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얼마 전부터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 1970년대 석유파동과 2000년대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연구가 본격화 됐다. 인류는 화석연료에서 마지막 천연에너지원이 될 자연으로 눈을 돌렸다. 물을 이용한 수력발전 이외에도 태양과 바람, 바이오, 지열, 해양 등으로 에너지영역이 확대됐다. 언젠가는 인류의 핵심에너지가 될 것이라는 믿음 속에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이 진행됐다. 특히 태양광기술이 비약적으로 도약했다. 일조량이 많은 나라에서 보급이 증가했다. 태양빛이 풍부한데도 전력요금이 비싼 미국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이탈리아 등에서는 '그리드 패러티'(Grid Parity. 재생에너지 발전원가가 화석연료 발전원가와 같아지는 시점)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이 같은 추세가 늘고 있다. 세계에너지기구(IEA)도 2020년 이전에 대부분의 국가가 ‘그리드 패러티’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풍력 역시 화석연료와 대비해 경제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IEA와 국제사회가 인정하면서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개도국들은 어떤가.

▲ 이제 태양광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모든 대륙에 걸쳐 보급되고 있다. 경제성도 그만큼 좋아졌다. 2013년 세계경제위기 여파로 태양광모듈과 제조업이 잠시 주춤했지만, 그 사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품가격이 대폭 하락했다. 태양광 설치 사업자와 발전 사업자에게 절호의 시장 여건이 형성되면서 태양광발전 설치시장은 20~25%까지 급성장했다. 총 설치용량도 35~40GW(기가와트)에 달한다. 시장이 과열되면서 2010년부터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매스 산업 등은 ‘블루오션’(Blue Ocean)에서 ‘레드오션’(Red Ocean)으로 급변했다. 급기야 2014년에 태양광기술이 한 차원 더 발전함에 따라 풍력발전을 앞섰다.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뛰어들었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 어떤 기업들이 있나.

▲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에 집중 투자해온 기업들은 ‘액손모빌’과 ‘브리티쉬 페트로륨’(BP) 등 미국과 영국의 전통적인 석유회사들이다. 여기에 구글과 GE 등 세계적인 IT기업들도 뛰어들었다. 초기 재생에너지산업을 벤처기업이 주도했다면, 2010년부터는 글로벌 거대기업들의 각축장이 되었다. 그러면서 2011년에 태양광 부품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경쟁력을 가진 회사만 살아남아 독식하는 ‘정글시장’이 됐다. 이들 기업들의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 수력발전에 대한 투자액은 2850억 달러인데, 이중 58%가 태양광에 집중되어 있다. 2020년경이면 5500억 달러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태양에너지기술의 경제성이 점점 커질 전망이다. 태양에너지는 인류전체가 쓰는 에너지 사용량의 1만 배에 달한다.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것이다. 소수가 독점했던 에너지가 다수로 분산되는 구조적 혁신이 이뤄지면서 인류문명사에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 중국은 어떤 상황인가.

▲ 중국의 재생가능에너지 설비용량은 229GW로 주로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풍력설비용량은 90GW다. 발전량의 20%가 재생에너지다. 발전시설 증가율은 태양광이 400%, 풍력이 35.5%다. 중국 정부의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급속한 경제성장과 비례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태양광과 풍력발전 제조업분야에서의 생산량과 매출액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풍력발전 신규설치에 이어 태양광발전 신규설비 도입에도 막대한 투자를 해왔는데 설비량이 세계 1위를 마크하고 있다.

 

- 미국 등 선진국들은 어떤가.

▲ 2012년 기준 미국 발전량의 12.2%가 재생에너지다. 재생에너지발전 설비용량은 미국 내 신규발전 설비용량의 50%를 기록했다. 2013년 오바마 정부가 지구온난화 등과 관련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발표한 이후,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정책전환이 이뤄졌고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핵 발전을 완전히 폐지키로 한 독일은 에너지절약과 재생에너지공급을 통해 핵 발전의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3%로 핵 발전이나 가스화력 발전보다 많은 양이다. 용량은 풍력이 33.8%, 바이오매스 30%, 태양광 20.6%, 수력 15.6%다. 일본의 경우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폭발사고 이후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태양광발전이 급진전했다. 2012년부터 기준가격제도(FIT, Free In Tariff)를 도입해 태양광과 풍력, 수력, 바이오, 지열 등 5개 발전원 도입을 장려해왔다. 이로 인해 일본은 2013년을 기점으로 중국에 이어 태양광발전 보급이 두 번째 큰 시장으로 떠올랐다.

<3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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