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PK, ‘경선도 없었다’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PK, ‘경선도 없었다’
  • 김승현 기자
  • 승인 2018.04.04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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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보이들 ‘리턴 매치’

6월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부산과 경남으로 꼽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늘 희망을 얘기하면서도 이 곳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고공 지지율과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이는 당 지지율은 ‘이번 만큼은’ 이라는 기대를 갖게 만들고 있다.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텃밭’을 지키기 위해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 지역 광역단체장 선거 대진표도 속속 확정되고 있다. 향후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 지방선거에서 PK 민심이 어디로 기울지 전망해 봤다.

 

 

부산시장 선거는 결국 또 다시 ‘리턴매치’로 치러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시장 후보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내세우면서 6월 부산시장 선거는 자유한국당 서병수 시장과의 재결전으로 결정됐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최근 오 전 장관을 비롯해 5개 시·도지사 후보자를 단수 추천으로 공천한다는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오 전 장관은 “부산의 정치권력 교체를 통해 지역 경제를 살리고 동북아 해양수도로 웅비하라는 시민들의 특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당 내외 모든 인력을 총동원해 용광로 선대위를 다시 한번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서병수 시장은 이번에는 출마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며 “친박 인사로 당선됐고 중앙정부와의 연결 고리가 전혀 없다. 시장 선거에 나서는 것은 오직 본인의 명예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서 시장을 정조준했다.

서 시장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네 번이나 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분이니 준비를 잘해서 누가 4차 산업혁명 시대 부산을 이끌 적임자인지 선택받자"며 "정책 대결로 부산시민의 검증을 받는 선거가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질 시점이 오면 지금의 지지율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며 승리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바른미래당 이성권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도대체 부산시민들은 언제까지 올드보이 오거돈과 서병수를 봐야 한단 말인가"라며 ‘올드보이들의 귀환’이라고 두 사람을 싸잡아 공격했다.
 

뒤바뀐 여야, 결과는?

부산시장 후보와 함께 여야의 울산·경남의 광역단체장 후보도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송철호 변호사를 울산시장 후보로 단수 추천해 이미 한국당 공천을 받은 김기현 울산시장과의 일전이 예상된다. 경남에서는 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한국당 김태호 전 의원이 혈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일찌감치 PK지역 광역단체장 후보를 확정한 것은 이곳을 향후 정국을 좌우할 핵심 지역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PK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표심의 유동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를 중간평가하는 성격이 짙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이후 기초까지 흔들리고 있는 보수진영이 부활의 기반을 만들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오 전 장관과 서 시장은 치열한 접전 끝에 49.3% 대 50.7%로 서 시장이 2만 여표 앞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판도가 많이 다르다. 우선 여야 후보가 바뀌었다. 여당 후보였던 서 시장은 이번엔 제1야당의 후보로 나서게 됐다.

4년전 선거에선 친박계로 분류되는 서 시장이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이번엔 오 후보가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나서는 모양새다. 이는 울산시장 선거도 비슷한 모양새다.

여야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PK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경선 과정이 많이 사라진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모두 2014년엔 경선을 거쳤지만 이번엔 단수추천으로 마무리했다.

그만큼 PK 지역의 중요성이 반영됐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조금이라도 빨리 본선 준비를 하려는 당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전략공천이라는 우회로를 택한 여야 정치권의 마음이 그만큼 불안하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바른미래당 이성권 예비후보는 “경쟁자가 있음에도 경선을 보장하지 않는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며 “서 시장을 단수후보로 확정한 한국당과 다를 게 뭐냐"고 비판했다.

정의당 부산시당도 논평을 통해 “최소한 당원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이런 선출방식이 과연 민주적인 현대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경선을 포기하면서까지 배수진을 친 민주당과 한국당의 혈전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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