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3자 대결

6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23년만에 3파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 위원장은 7년 전 양보했던 박원순 시장에게 정면 도전을 선언했다. 안 위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지방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 판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그 동안 독주해오던 박 시장측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서울시장 선거는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복잡해지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 판도를 전망해 봤다.

 

 

‘안풍’이 다시 서울 진입을 선언하고 나섰다.

안철수 위원장은 출마선언식에서 “진짜의 시대, 혁신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한 가지 분명한 약속을 드린다”면서 “위선과 무능이 판치는 세상을 서울시에서부터 혁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위원장은 무엇보다 박 시장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야권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야권의 대표선수로 나선 안철수로 힘을 모아주시길 호소한다”며 “지난 23년간 민선 시장 5명의 시장 중 4명이 야당 시장이었다. 이것은 서울시민의 민주의식이 작동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의 핵심이 견제와 균형인 만큼 자신의 당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울시장 선거가 3파전으로 치러진 것은 조순 전 서울시장(민주당)과 정원식 전 국무총리(민주자유당), 박찬종 변호사(무소속)가 경쟁했던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평가받는다.

안 위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출마를 검토했지만 당시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하면서 박 시장이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안 위원장도 이를 잊지 않았다. 그는 “7년 전 가을, 안철수에게서 희망을 찾고 싶어 하셨던 서울시민의 열망에 답하지 못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그 죄송스러운 마음까지 되새기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2년 대망론

안 위원장의 첫 번째 타깃은 자연스럽게 박 시장에게로 집중됐다. 그는 “서울시장직이 다음 선거를 위해 인기 관리하는 자리가 돼서는 혁신할 수 없다”며 “새로운 기술이 열어준 혁신의 길을 시정에 적용하겠다”고 주장했다.

지지율이 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바른미래당도 안 위원장의 ‘돌풍’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유승민, 박주선 공동대표도 자리를 함께 하며 힘을 실어줬다.

합당 한 달이 지나도록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미래당의 현실을 감안할 때 당의 최대주주인 안 위원장의 서울출마는 마지막 보루로 불렸다.

안 위원장이 박 시장의 시정 중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은 미세먼지와 집값 대책이다. 그는 “미세먼지 대책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어 보인다. 숨은 쉬고 살아야 할 것 아니냐는 한탄이 가득하다”며 서울 시내 320개 지하철 역사에 미세먼지 저감시설 설치·전시행정 예산 절감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강남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우리 동네 집값부터 떨어진다”며 박 시장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에서 당선되거나 일정 득표를 하게 되면 2022년 차기 대선에서 나설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로 참패하게 되면 자신 뿐만 아니라 미래당 전체가 휘청일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선거 연대’나 ‘보수 후보 단일화’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안 위원장은 이에 대해 “표는 한곳으로 모아야 힘이 되고 의미가 있다"며 야권 대표 후보임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최저임금 인상, 교육개혁 정책 등을 거론하며 ‘정권 심판론’임을 강조했다.

한국당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김문수 전 도지사를 향해서도 공격이 이어졌다. 안 위원장은 “지금 서울에 살지 않고 서울에 연고도 없는 분이 갑자기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는 건 서울시민들에 대한 아주 큰 실례”라며 “서울생활에 대한 이해나 서울이 가진 문제에 대한 고민을 가진 분이 나오는 게 당연한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지난달 27일 실시한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지율은 9.7%에 그쳤다. 35.2%를 기록한 박 시장에 비해선 아직 현격한 차이가 난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선 패배 후 1년 만에 서울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안 위원장의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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