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남북경협시대, 평화의 봄은 오고야 만다
제2 남북경협시대, 평화의 봄은 오고야 만다
  • 김범석 기자
  • 승인 2018.04.1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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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앞두고 설레는 재계

‘한반도 훈풍’을 타고 남북 경협도 다시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까.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후로 남과 북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평화의 봄’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고조 중이다. 경제계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남북정상회담 등 약속된 시기가 다가오면서 과거 화려했던 남북경협시대가 다시 도래할 수 있을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남북 경제에도 새로운 전환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제2 경협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재계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평화의 봄’이 재계에도 밝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한반도 평화정착을 목표로 하는 분위기가 현실화된다면 굵직한 사안들이 연이어 성사될 것이라며 잔뜩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장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기존 대북사업이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과거 남북이 약속했던 경제특구 확대, 철도·가스관·도로망 건설 등 경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최근 파격적인 외교행보는 이전과는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 오랜 기간 유지해온 ‘선군정치’에서 ‘경제건설’로 노선이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핵 보유가 북한 경제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면 핵 포기를 선택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전격 회동,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제안 등 올해 보여준 김 위원장의 행보는 파격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제 보장과 적절한 경제적 보상이 전제된다면 핵폐기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남북 경제교류, 준비 들어간 재계

재계 곳곳에선 남북 경제교류가 현실화될 경우를 대비해 서서히 준비를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대북 제재가 완화될 경우 국제상업회의소를 통한 북한기업과의 간접 접촉은 물론 북한 조선상업회의소와의 직접 대화도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자체 정책자문단 산하 남북경협분과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과거 폐지했던 남북경협위원회를 부활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대한상의가 지난 3월 기업인들을 초청해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전문가 콘퍼런스를 개최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누구보다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대한상의의 위상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몰락 이후 몰라보게 높아졌다. 전경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의혹에 휩싸이면서 상당 부분 힘을 잃은 상태다.

대북교류의 대표라 할 수 있는 현대가도 들썩이고 있다.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이자 개성공단 개발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이 속한 현대그룹은 ‘한반도 훈풍’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대한상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 회장을 중심으로 ‘비상전략’을 마련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현대아산은 과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개발 등을 도맡으며 ‘경협’의 선봉에 선 바 있다. 2000년 8월엔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개성공업지구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개성공단 개발 사업권, 북한 7대 SOC사업 개발 독점권을 갖는 등 영향력은 여전하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 이후 전면 중단됐으며, 개성공단 또한 남북 긴장이 고조되면서 2016년 폐쇄됐다. 이후 현대그룹은 쇠락의 길을 걸어야만 했다. 현대증권, 현대상선 등 주요계열사들이 매각됐고 그룹의 자산규모도 중견기업 수준으로 축소됐다.

제2남북경협 시대는 현대그룹에 있어 대전환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증권가에선 개성공단 2단계 개발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현대아산의 기업가치가 최소 1조 5000억원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건설도 기대를 갖고 있다. 현대건설은 대북 경수로 건설과 ‘평양 유경 정주영 체육관’을 지은 경험을 갖는 등 노하우가 적지 않다. 건설사 중에서 유일하게 북한에 진출했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점쳐진다.

개성공단과 직결된 패션·봉제업계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과거 개성공단은 노동집약적인 업계에 최적의 생산지로 꼽혔다. 남측의 첨단장비와 북측의 우수한 노동력이라는 시너지 효과는 적지 않았다.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124개사 중 패션봉제업체는 73개사로 59%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정부가 사업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중에 있다.

 

평화의 봄은 온다

또 다른 의미에서 분위기를 살피는 곳도 있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남북 화해 무드를 바라는 기업들이다. 유한킴벌리는 1999년부터 북한에 나무를 심어오다 2009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중단됐다. 그동안 약 1300만 그루의 묘목이 북한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에 최초의 남측은행을 열었던 우리은행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2004년 12월 개성공단에 20평 남짓한 우리은행 ‘개성공단지점’을 열었다. 하지만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면서 철수했다.

제2남북경협 시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장애물이 적지 않다. 남과 북이 노력해도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택이 최대 변수다. 북․미 간 핵폐기 협상도 중간에 여러 번 실패로 돌아갔다.

청와대는 최근 남북정상회담의 의제와 관련해 “비핵화 문제에 집중한다”며 “남북 경제협력 문제처럼 관심이 큰 이슈라고 해도 다루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다른 무엇보다 핵심 의제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기대감은 여전히 적지 않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남북경협과 관련 “군사적 문제만 풀리면 당장 할 수 있다”며 “정치적으로 풀리면 서로가 필요해서라도 당장 한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평창에서 시작된 ‘평화의 봄’이 남북 경협의 역사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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