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갈노> 윤종수의 히말라야에서 보내온 편지

 

솔직히 나는 
두려움에서 출발했다. 
율법을 지키면 
되는 줄 알았다. 

그것이 전부요 
최고인 줄 알았다. 
그렇게 하면 
구원을 얻을 줄 알았다. 

잠에 들 수도 없었고 
마음을 놓을 수도 없었다. 
날마다 칼 날 위에서 
수행의 삶을 살아야 했다. 

몸에 맞지도 않는 
영원히 이룰 수 없는 
절망의 심연에 
들어가야 했다. 

그것은 얻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이었다. 
하늘에서 주어지는 
무상의 선물이었다. 

두려움은 
미움을 낳았고 
미움은 
절망을 낳았다. 

그렇게 해서는 
안식이 없었다. 
다만 법을 지킴으로 
진정한 안식을 얻을 수 있겠는가? 

버림으로 얻어지는 
은혜의 축복. 
그것을 알기까지는 
한 세상을 돌아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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